"누가 구순의 노인을 차디찬 길거리에 나서게 했나"[TF이슈]

오주섭 2021. 10. 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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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포항시청 광자에서 구순을 바라보는 지역 언론인출신 박영근 교수가 "이강덕 시장의 용기 있는 결단으로 외지 대형 웨딩업체 포항진출 허가를 막아 지역에 헌신해 온 향토기업을 살려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독자 제공

포항 청솔밭(티파니) 웨딩 구하기 시민들 거리로 나서...이강덕 시장의 용기있는 결단을

[더팩트ㅣ포항=오주섭기자] 포항지역 청솔밭(티파니) 웨딩 업체 구하기에 포항시민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포항지역 시민단체, 구순의 언론인까지 살갗을 에이는듯한 급작스런 삭풍을 이기며 차디 찬 거리에서 이를 구해야 한다며 소리쳤다.

또 누군가는 포항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며 대형 자본의 웨딩업체 포항진출을 막아 달라며 침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포항지역민들이 포항예식업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까지 설립하면서 전통 재래시장 구하기도 아닌 일개 웨딩 업체의 존폐를 걱정하고 적자생존의 논리를 파괴하며까지 거리에 나서는 걸까.

현재 예식장으로 성업 중인 포항시 남구 대이동 청솔밭 웨딩 바로 옆 20m 인근인 흥구 포항 제2주유소에 대지면적 4707㎡, 건축연면적 2만6144㎡,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의 대형예식장이 들어설 예정으로 포항시에 건축허가를 제출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시행사는 대구업체 P컨벤션(주)다. 이 시설은 1~5층은 주차장 시설, 6~9층은 예식장이다.

포항시민단체들은 현재 티파니웨딩홀(舊 청솔밭)이 영업중인데 중소예식장 20m 코 앞에 외지 자본으로 대형예식장 건설 허가는 결국 향토기업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1인시위에 나서고 있다./독자제공

하지만 모든 포항시민들이 염려하는 것은 현재 티파니웨딩홀(구 청솔밭)이 영업 중이라며 "중소예식장 코 앞에 외지 자본으로 대형예식장 건설 허가는 결국 향토기업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포항지역은 최근 들어 목화예식장, 갤러리, 대왕예식장 등이 폐업을 했다.

또 "현재 5곳의 예식업체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에서 대형 예식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지역의 균형발전을 염두에 두어야 할 포항시의 책무에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팩트>가 이들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포항 청솔밭 이지곤 전(前) 회장은 지난 2002년부터 어려운 형편으로 결혼식조차 올리지 못한 부부를 선정, 매년 합동결혼식을 무료로 지원해 왔다.

이들을 위해 1박 2일 신혼여행지까지 직접 소개해 주며 일부 생활정착금까지 보태주기도 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9년에는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까지 지원했다. 지난 2006년부터는 관내 저소득층을위해 건강보험료를 해마다 600만원씩 납부 지원했다.

지역 내 교통장애인협회를 비롯 소년소녀가장 후원회 등 크고 작은 봉사단체들이 행사를 할 때마다 남모르는 도움의 손길을 펼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해 온 선행은 손으로 다 꼽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포항시민단체 임원은 지난 18일 포항시청광장에서 열린 향토기업을 죽이는 외지 자본의 대형예식장 허가 반대 집회를 떠올리며 지역 모일간지에 기고문을 통해 구순을 바라보는 한 노인의 외침을 소개했다.

이 글에서 "구순을 바라보는 노인은 지난 2015년 북구 두호동 롯데마트 입점을 불허한 전례로 주변 인근 지역의 구멍가게가 쓰러지지 않고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 다시 한 번 이강덕 시장의 용기 있는 결단으로 지역에 헌신해 온 향토기업을 살려 줄 것"을 호소했다고 연민 어린 감성을 쏟아냈다.

이어 "이분은 지난 오랜 세월을 포항에 기여하며 지역사회와 국가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박영근 한동대 특별초빙교수"라는 사진도 공개했다.

이어 "박 교수는 원로로서 20년간 모아온 강의료의 일부를 통일기금으로 포항시 인재육성 장학기금으로 기탁했고, 통일교육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하여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이어갔다.

또 세계자유민주연맹 대휘장, 지역사회 발전에 혁혁한 공을 인정받아 포항 시민상 수상, 대부분의 역대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했다.

시민단체 임원은 "이렇게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해 온 구순을 바라보는 노인이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거리에 나서 꺼져가는 촛불을 태우는 심정으로 호소를 한 이유는 무엇이며, 그것은 마지막까지 지역사회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 아니겠냐"고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포항지역 시민든체들이 "중소예식장 코 앞에 외지 자본으로 대형예식장 건설 허가는 결국 향토기업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시내 곳곳에 이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 걸려 있다./포항=오주섭기자

tktf@r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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