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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문재인으로 부족한가 [한석동의 거꾸로 본 세상]

데스크 입력 2021. 10. 2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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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보다 전두환이 인사 잘 한 건 사실
대장동 수사, 시늉만 하고 진상은 덮이나
"이재명, 악마적 재능 유감없이 보여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 및 3차 슈퍼위크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국회사진취재단

얼마 전, 송영길은 “민주당이 분열됐을 때 군사쿠테타가 발생했다”고 뜬금없이 말했다. 대통령 후보 최종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이낙연을 압박하던 중이었다. 며칠 뒤 그는 ‘이재명이 당선돼도 정권을 창출하는 것이다’는 말도 했다. 쿠데타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솔직히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웃픈 탄식이 적지 않았다. “군인들은 뭐 하고 있나. 나와서 확 좀 쓸어버리지 않고….”


1979년 10월 박정희 시해 이후 80년 5월 신군부의 비상계엄 전국 확대 때까지를 ‘서울의 봄’으로 일컫는다. 전두환 신군부는 79년 12.12 쿠데타로 사실상 정권을 잡았다. 그 정치적 격동기는 대망의 민주주의를 실현할 절호의 기회였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집회와 시위가 연일 전국에서 벌어졌다. 3김(金)은 제각기 대권에 눈멀어 있었다. 결국 서울의 봄은 5.18 광주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알려진 대로, 윤석열은 며칠 전 이런 말을 했다. “전두환 대통령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정치를 잘 했다고 하는 분 많다. 호남 분들도 꽤 그런 얘기 한다.”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시스템으로 국정운영을 한다는 뜻이라고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여기저기서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얼씨구나,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쟁자들까지 윤석열 죽이기에 앞장섰다. 후보만 되면 대권이 넝쿨 째 굴러올 것 같은 모양이다.

문재인보다 전두환이 인사 잘 한 건 사실

올해 90세의 전두환은 오로지 과(過)만 있는 사람으로 굳어 버렸다. (언제부턴가 이승만 박정희도 이렇게 됐다.) 생각이 다를 뿐 전두환 시대를 경험한 국민 중에 그 때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건 팩트다. 현실이 팍팍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들은 “전두환에 견줄 문재인의 업적이 하나라도 있느냐”고 묻는다. 전두환 시대를 암흑기로 혹평할 수도 있겠으나 경제적, 문화적으로는 발전기(期)였음을 대개 인정한다.


박정희 경제개발이 꽃피기 시작한 그 무렵은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동시에 이룬 초호황기였다. 역대 최고 고도성장을 했으며, 거의 완전고용이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첫 도입, 전국 인터넷망 첫 구축, 컬러TV시대 개막이 그 시절 치적이다. 미국 일본과의 해저광케이블 건설에도 참여했다. 86아시안 게임을 치렀고 88서울올림픽을 유치했다. 야구 축구 씨름 등 프로 스포츠 출범, 야간통금 해제, 교복․두발 자유화도 그 때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왜 집권했는지 잘 모르겠다. 무슨 국정철학을 갖고 있고, 무슨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 지, 무슨 미래청사진을 갖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 취임사에 좋은 내용은 다 있는데 직접 작성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


진보지식인 홍세화는 2년여 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운동권 집권세력의 위선과 무능, 무치(無恥)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정권의 586핵심부를 겨냥해 그는 “제대로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실제로 돈을 버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도 모르는 민주건달들”이라고 했다.

대장동 수사, 시늉만 하고 진상은 덮이나

박근혜 탄핵과 국정농단 수사에 대해서는 머잖아 재평가 할 날이 올 것이다. 탄핵은 당시 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 일부 국회의원과 야당(민주당)이 모의해 거사했다. 정치권, 시민단체, 언론, 검찰은 ‘박근혜 범죄’를 거의 합작해 탄핵을 떠받쳤다. 군사쿠데타 이상의 폭력이 법을 무기 삼아 박근혜를 처단한 것이다. “이게 나라냐” 이게 그들의 간판구호였다.


몽매간에 그렸을 ‘검수완박’ 검찰개혁은 대장동에서 열매 맺을 모양이다. 험난하게 쫓겨난 윤석열이 유력 대선후보가 된 것 만큼이나 뜻밖이다. 긴 침묵 끝에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을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라”는 문재인 지시가 나온 것은 이재명이 후보가 된 직후다. 검찰총장은 즉각 “여야, 신분,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라”고 복창했다.


수사 시늉만 하다 진상을 덮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는 이유가 있다. 박범계 김오수 휘하의 검찰 수사팀은 거의 친정부 일색이다. 늑장 수사로 증거 인멸과 조작을 할 시간을 벌어 줬고, 압수수색도 번번이 핵심을 비켜갔다는 눈총들이 차갑다. 휴대전화기를 창문 밖으로 버렸다는 걸 거짓으로 뭉갠 것에서도 맛이 갔다. 1000억원 넘게 챙겨 황급히 출국했다던 사람이 제 발로 돌아와 ‘그 분’이 어떻고 하는 것도 그렇다. 김만배는 지금 어디 있는가.

“이재명, 악마적 재능 유감없이 보여줬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있었던 이재명의 언행을 안철수가 지켜보고 쓴 관전기는 칼날 같다. (안철수 개인의 정치행보는 별개 문제다) 군더더기 없이 정리해 페이스북에 내놓은 ‘인물평’은 보통의 사람이 느끼는 이재명 풍취 그대로다.


“감탄과 한탄이 절로 나왔다. 움직일 수 없는 명백한 증거와 드러난 공범들 앞에서도 복잡하고 불안한 내면의 감정과 광기 어린 궤변을 현란하게 구사했다. …광대짓으로 국민의 판단력을 흔들어대며 악마적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정치인 이재명은 대법원의 ‘형 강제입원’ 무죄 판결로 기사회생했다. 그에게는 검사사칭 구속, 음주운전 150만원 벌금형,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공용물건손상 500만원 벌금형 전과가 따라 다닌다. 김부선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역대급 ‘형수 쌍욕’ 통화는 옮길 수 없는 수준이다. 조폭 연계설과 좌파운동권 인맥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직접 설계한 대장동 개발이 단군 이래의 공공개발 모범사례로 자랑하던 이재명은 이제 국민의힘-윤석열 게이트로 역습한다. 대장동에 측근은 한 명도 없다고 했다. 검찰쿠데타로 엮어 윤석열을 치겠다는 여권의 호흡 또한 가빠졌다. “내가 이재명” “나도 이재명” 외에 그들에게 옵션은 없어 보인다. 청명 한식을 각오하면 안 하고 못할 일이 없게 된다.


글/한석동 전 국민일보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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