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만난 윤석열, "언행 삼가고 또 삼갈 것" 내달초 광주行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2일 당 경선 후보 방송토론을 마치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대선 주자로서 갖춰야할 자세와 선거 캠페인 방향 등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23일 본지 전화 통화에서 “최근 논란이 된 윤 전 총장의 발언부터 앞으로의 캠페인 방향 등 각종 사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방송 토론을 마치고 서울 모처 식당에서 김 전 위원장과 단둘이 만났다. 윤 전 총장 일거수일투족을 챙기는 캠프의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도 사전에 알지 못한 회동이었다고 한다. 권 의원은 본지에 “윤 전 총장이 조언을 구할 게 있으면 김 전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거나 그의 사무실에 찾아가 뵙곤 하는데, 어제 그렇게 회동을 할 줄은 미처 몰랐다”면서 “들어보니, 어제 인삼주를 반주(飯酒) 삼아 장시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부산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이후 캠프 소셜미디어(SNS) 담당 직원이 인스타그램에 윤 전 총장이 돌잔치때 사과를 잡은 사진, 그의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건네는 사진 등을 올려 여야 모두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와 관련, 22일 방송 토론에서 “모든게 제 불찰·책임”이라며 공개 사과했던 윤 전 총장은 김 전 위원장을 만나서도 자신의 언행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그간의 상황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전두환 발언이나 사과 사진 등과 관련해 거듭 국민께 사과한 것은 평가된다”면서 “정치를 하다보면 진의와 다르게 국민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왕왕 생기는데 그럴 때 억울해 해선 안된다. 오히려 국민이 오해하도록 한 정치인 책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것은 정치인 책임이기 때문에 뭔가를 주장할 때는 그것이 제대로 전달되도록 아주 명료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고 한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지적과 조언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명심하겠다”며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행을 앞으로 더욱 삼가고 또 삼가겠다”고 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이달말 당 경선 토론 일정이 종료한 직후인 다음달 1~2일쯤 광주(光州)에 내려가 국립 5·18민주 묘소를 찾아 참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5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당 대선 후보를 뽑기 전 광주를 찾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전두환 발언’과 관련 지난 21일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독재자의 통치 행위를 거론한 것은 옳지 못 했다”고 했다. 캠프 관계자는 “사과 표명에 이어 실제 광주를 찾아 고개를 숙이고 오해를 풀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캠프 일각에서는 “급하게 광주를 찾았다가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경선 과정에서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 측 인사들에 따르면, 윤 전 총장과 그의 참모들은 일찌감치 김 전 위원장에게 캠프 선대위원장직을 요청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내가 당 비대위원장을 했는데, 예비경선과정에서 어느 특정 캠프에 가면 되겠느냐”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이에 캠프 안팎에선 최종 후보가 결정돼야 김 전 위원장이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24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과도 단독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24일 오후 2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새로운물결’ 창당 발기인 대회에 참석하기 전후 따로 만나 대선 정국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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