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준비하고 대답은 단답형.. 윤석열 '조심 또 조심'

이상헌 2021. 10. 25. 17: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반려견 사과 사진'과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이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난 후 '조심 모드'로 전환했다.

윤 전 총장은 지지 호소 발언을 하기 위해 단상에 서면서 재킷 왼쪽 주머니에서 원고로 보이는 가지런히 접힌 A4 용지 1장을 꺼냈다.

실제 윤 전 총장이 지난 19일 부산을 찾아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즉흥적인 발언이었고, 직후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 때도 아무런 원고 없이 발언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대전 중구 대흥동 국민의힘 대전시당에서 열린 국민캠프 충청권역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반려견 사과 사진’과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이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난 후 ‘조심 모드’로 전환했다.

현장에서 즉흥적인 연설을 주로 해온 윤 전 총장은 스타일을 바꿨다. 그는 준비해온 원고를 그대로 읽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질문에 단답형으로 답하면서 불필요한 말을 줄이려고 애썼다. 이런 변화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막판 시점에 더 이상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25일 대전 국민의힘 대전시당을 방문해 국민캠프 충청권역(대전·충남·세종)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은 지지 호소 발언을 하기 위해 단상에 서면서 재킷 왼쪽 주머니에서 원고로 보이는 가지런히 접힌 A4 용지 1장을 꺼냈다. 윤 전 총장은 재킷 오른쪽 주머니에 손을 먼저 넣었다가 원고가 없는 걸 확인하고 왼쪽 주머니로 손을 옮겼다.

윤 전 총장은 단상에 올려놓은 원고를 보면서 발언을 시작했고, 중간마다 흘깃흘깃 원고를 보며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이런 무법천지에서 어떻게 미래 세대의 희망을 줄 수 있으며 대한민국과 충청의 번영이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은 원고를 보고 읽는 것이 어색한지 헛기침을 자주 하고 물도 마셨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참모진이 준비한 메시지를 그대로 읽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윤 전 총장이 지난 19일 부산을 찾아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즉흥적인 발언이었고, 직후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 때도 아무런 원고 없이 발언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대전 중구 대흥동 국민의힘 대전시당을 찾아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사 중간 지지자들이 마이크 사용을 요청했으나 윤 전 총장은 손을 저으며 거부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때 확성장치를 사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한 점을 의식한 것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지난 8월 대구 서문시장에서 마이크를 잡았다가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여 법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윤석열캠프 관계자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마이크 사용은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고 안내해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단답형 답으로 최대한 말을 아꼈다. 그는 ‘후보 선출 뒤 원팀을 위한 복안’을 묻자 “진정성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답했다. ‘환경부총리를 검토할 생각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뭐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비유와 상세한 설명을 즐기는 윤 전 총장 특유의 표현 방식으로 실언이 이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말 자체를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예외는 있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선 긴 말로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27년간 법조 생활을 했지만, 아무리 봐주기를 한 대도 이런 건 처음 본다”고 친정인 검찰을 공격했다.

대전=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