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10개국 대사 추방 철회.. 서방과의 '외교 갈등' 봉합 국면

김표향 입력 2021. 10. 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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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0개국 대사 추방 결정을 철회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10개국 대사들에 대한 추방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터키 주재 10개국(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뉴질랜드) 대사는 18일 수감 중인 터키 반정부 인사 오스만 카발라의 석방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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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사관 등 "내정 개입 안 한다" 성명 발표
에르도안 대통령도 추방 철회..한발 물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5일 수도 앙카라에서 내각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수감 중인 반정부 인사 오스만 카발라의 석방을 요구한 10개국 대사에 대해 내린 추방 지시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앙카라=AF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미국, 독일, 프랑스 등 10개국 대사 추방 결정을 철회했다. 전면전으로 치달을 뻔했던 서방국가들과의 갈등은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10개국 대사들에 대한 추방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위기를 만들지 않고 정의와 법, 명예, 자주권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각국 대사들의 (오늘) 성명은 우리나라와 민족에 대한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며 나는 이들이 터키의 자주권에 대한 발언을 더 신중하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는 이날 미국 등이 ‘터키 내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성명을 낸 후에 나왔다. 앞서 터키 주재 10개국(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뉴질랜드) 대사는 18일 수감 중인 터키 반정부 인사 오스만 카발라의 석방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3일 이들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하라고 지시했다. 사실상 추방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러자 미국 대사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 41조를 준수한다”는 별도 성명을 냈다. 다른 국가 대사관들도 비슷한 성명을 게시하거나 미국의 성명을 재인용했다. 비엔나협약 41조 1항은 외교관이 부임국 내정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추방 대상이 됐던 10개국 중 7곳은 터키와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이다. 추방 결정 당시, 가뜩이나 관계가 불편했던 터키와 서방 간 외교적 긴장감도 최고조로 치솟았다. 이날 각국 대사관들의 성명 발표, 뒤이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추방 철회는 문제를 더 악화시키지 않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브라힘 칼른 대통령 보좌관 겸 대변인과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 등이 긴장 완화 방안을 건의했다”고 전했다.

10개국 대사가 석방을 요구한 카발라는 에르도안 정권의 반대파 탄압을 상징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2013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2017년 구속돼 종신형을 구형받았으나 지난해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하지만 검찰은 석방 몇 시간 만에 2016년 쿠데타 시도 연루 혐의를 적용해 그를 다시 체포했고, 법원은 올해 그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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