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헤럴드경제

절차 안지키고 무리수..'1호 구속영장' 기각된 공수처

입력 2021. 10. 26. 23:52 수정 2021. 10. 27. 00:33

기사 도구 모음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가 청구한 '1호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공수처는 26일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직후 "아쉽지만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추후 손준성 검사에 대한 조사와 증거 보강 등을 거쳐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구속영장 청구서에 문제의 고발장 작성자를 '성명불상자'로 기재하고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수처는 23일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체포영장 기각됐는데 무리하게 구속 시도
공수처 생긴 이후 첫 구속영장청구 기각돼
변호인 선임 일정으로 연기 요청 '수사 비협조' 간주
피의자 진술 기회 없이 곧바로 구속심사 일정 잡아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근하며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가 청구한 ‘1호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범죄혐의가 소명되지 못한 상황에서 체포영장까지 나오지 않았는데도 무리하게 구속을 시도하다 자충수를 뒀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수처는 26일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직후 “아쉽지만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추후 손준성 검사에 대한 조사와 증거 보강 등을 거쳐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구속영장 청구서에 문제의 고발장 작성자를 ‘성명불상자’로 기재하고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피의자 조사 단계를 생략하고, 체포영장마저 기각된 상황에서 곧바로 구속영장 기일을 잡았다는 점에서 검찰 내부는 물론 법조계 전반에서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날 영장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 대한변호사협회도 성명서를 내고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적절한 기회와 시간을 보장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인신을 구속하는 영장을 거듭 청구하는 등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해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한 일선의 차장검사는 “피의자를 상대로 조사를 한다는 건 혐의를 인정하는지, 자백하는지를 파악하는 의미도 있다”며 “자백할 경우 증거인멸 가능성이 낮아지는데, 그 기회를 박탈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손 검사가 공수처 출석요구에 불응했는지도 애매한 상황이다. 공수처는 지난 4일 손 검사와 출석일 조율을 시작했다. 당초 22일로 출석일을 잡았던 손 검사는 전날 변호인을 선임하고 조사 일정을 11월 2일이나 4일 이후로 미뤄달라고 공수처에 요청했다. 변호인 선임이 너무 늦어 바로 다음날 조사를 받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공수처는 23일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손 검사의 변호인이 구속영장 청구 사실을 안 시기는 심사 하루 전인 25일이었다. 통상 검찰의 경우 3회 출석요구에 불응하면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지만, 공수처는 출석 연기요청을 곧바로 ‘수사 비협조’로 간주하고 구속을 시도한 셈이다. 게다가 공수처는 손 검사 측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출석을 독촉하는 과정에서 ‘대선후보 경선일정’을 고려했다는 문구를 넣어 정치적 고려를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며 공수처 역사에 남을 1호 구속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손준성 검사-공수처 출석 일정 조율 내역〉

10월4일(월) 출석일 협의 시작


10월11일(월) 손준성 검사, '22일 출석하겠다' 답변


10월21일(목) 손준성 검사 변호인 선임, 출석일 11월 2일이나 4일 이후로 변경해달라고 요청


10월22일(금) 공수처, ‘경선일정 감안 조속 출석 요청’ 문자메시지 발송


10월23일(토) 공수처, 구속영장 청구


10월25일(월) 공수처, 구속영장 청구 사실 손준성 검사 변호인에 통보


10월25일(월) 공수처, 구속영장 청구 언론 공보


10월26일(화) 구속 심사, 법원 영장 기각

jyg97@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