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부추긴 '좋아요'

김수경 기자 2021. 10. 27.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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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문제점 내부 고발서 나와.. 美 17개 언론사도 탐사 보
"이용자 수 늘리려 문제점 방치" 매출 증가율 작년 4분기後 최저
아마존, 英 3대 정보기관과 계약.. 신뢰도 높이고 1조원 가치 창출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 2019년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페이스북 전 직원인 프랜시스 하우건이 폭로한 내부 문건으로 곤경에 처한 그는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 “페이스북에 거짓 이미지를 씌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AFP 연합뉴스

미국의 IT 기업 페이스북과 아마존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페이스북은 내부 고발자의 폭로와 비밀 문건 공개로 위기에 처했지만, 아마존은 영국 정보기관과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계약을 체결해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창사 17년 만에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알고리즘 개발 업무를 담당하다가 지난 4월 퇴사한 프랜시스 하우건이 25일 영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내부 문제점을 폭로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세계 곳곳에서 온갖 증오를 부추기면서도 사용자 보호를 위한 안전 조치를 마련하는 일은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극단적 관심을 추구하도록 한다. 중도 좌파는 극좌파로, 중도 우파는 극우파가 되도록 부추긴다”고 했다. 앞서 하우건은 지난달 미 상원 청문회에도 참석해 증언한 바 있다.

더욱이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미국의 17개 언론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페이스북의 내부 문제점을 짚는 기획물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하우건이 공개한 수백 건의 내부 문건을 토대로 한 것이다. NYT 등에 따르면 ‘좋아요’ ‘공유하기’ 같은 페이스북 내 기능이 해로운 콘텐츠 수를 늘린다는 사실을 내부 연구원들이 여러번 확인했지만 페이스북은 이를 방치해 이용자 수를 늘리려 했다. 또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이 10대 소녀들의 정신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내부적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방치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25일 내부 회의에서 “유출된 문서를 선택적으로 활용해 회사에 대한 잘못된 그림을 그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CNBC가 전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35% 매출 증가율은 작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마존은 페이스북과는 달리 승승장구하고 있다. 25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마존이 운영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영국의 3대 정보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 보안부(MI5), 비밀정보부(MI6)와 클라우드 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클라우딩 서비스란 데이터를 인터넷의 어떤 공간에 저장해 공유가 허락된 사람들이 해당 데이터에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정보 요원들은 해외 현장에서 관련 데이터를 수분 내 공유할 수 있다. 또 방대한 분량의 녹음 파일 중에서 특정 음성을 포착해 번역해주는 전문 프로그램 등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FT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AWS는 향후 10년간 최대 10억파운드(약 1조6035억원)의 가치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계약으로 아마존은 전 세계 정보기관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영국의 기밀 데이터가 미국 기업인 아마존에 의해 다뤄지기 때문에 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AWS 측은 모든 데이터는 영국 내에 보관되며, 아마존은 서버에 보관된 정보에 접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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