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슬라' 적용 늘린다는 LFP 뭐길래..K-배터리 속내는 '복잡'

김성은 기자 2021. 10. 27.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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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가 1000달러를 넘어 '천슬라' 불린 테슬라가 그동안 중국 배터리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주력해왔던 국내 일부 기업들도 조금씩 태도를 전향 중이다. 가격과 안정성 측면에서 LFP 배터리가 매력적이란 분석이 나온 반면 환경 비용이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NCM 배터리도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임을 감안하면 국내 업체가 쉽사리 LFP에 뛰어들기 어렵단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가 쏘아올린 신호탄···폭스바겐, 포드도 LFP 채용 계획 밝혀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지난 25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 대비 원가 경쟁력이 있어 저가 전기차(EV) 분야에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며 "소재의 장점을 고려해 공간, 무게 제약이 없고 비용 경쟁력이 중요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우선 양산 적용을 위해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배터리 업체가 LFP 배터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소극적이었다. LFP란 양극활물질 종류의 하나로 CATL 등 주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많이 쓰는 양극재였다. 글로벌 생산 물량의 약 95%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는 '삼원계'라 불리는 NCM 또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을 주로 썼다.

에너지 밀도와 출력 측면에서 삼원계가 우수하기 때문에 이 배터리를 쓰면 한 번 충전으로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이유로 완성차 업체가 선호해왔다.

분위기가 전환된 것은 테슬라가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3-모델Y에 NCA 배터리 대신 LFP 배터리를 사용할 계획을 알리면서부터다.

테슬라는 이미 중국에서 생산하는 모델3, Y 모델에만 CATL의 LFP 배터리를 적용해왔다. 이번에 이를 중국 외 지역으로도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테슬라의 이같은 결정에는 LFP를 사용하면 궁극적으로 전기차 가격이 낮아질 것이란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가 중국에서 LFP 배터리를 탑재시킨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3는 차량 가격이 30만9900위안(약 5700만원)에서 24만9900위안으로 낮아졌다. 현재 KWh당 LFP 배터리 셀 가격은 NCM622(60%·20%·20%) 배터리 대비 약 30%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적인 매력에 테슬라 외 완성차 업체 가운데서도 LFP 배터리를 채용하겠다고 밝힌 업체가 늘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2023년부터 엔트리 모델에, 포드는 엔트리 모델과 장기적으로는 모든 상용차에, LFP 배터리 활용 계획을 밝혔다.

이렇듯 배터리 업체들의 고객사들이 LFP 배터리 채용 계획을 밝히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속속 제품 라인업 확대를 검토중인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움직임도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이해된다.

앞서 SK온도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중임을 시사했다. 지동섭 SK온 대표는 이달 초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LFP 기술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현재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주행거리 짧고 친환경 매력도는 더 낮아···LFP 사용 득실은
LFP 배터리의 가격 이외 장점으로는 삼원계에 비해 분자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이에 따라 이론적으로 화재 위험이 낮다고 알려진 점이 꼽힌다.

원료로 코발트를 쓰지 않는다는 점도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매력적이란 주장이 나온다. 코발트는 비싼 가격도 가격이지만 채굴 과정에서의 비윤리성이 지목돼 테슬라를 비롯한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사용을 지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배터리 업체가 LFP 배터리를 적극적으로 채용을 확대해 나가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맞선다.

가장 큰 단점은 낮은 에너지밀도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소재 특성의 한계로 지금의 160Wh/kg 수준에서 크게 개선되기 어려워 한정된 전기차 공간에 '셀투팩' 기술을 적용해 LFP 배터리를 넣어도 1회 충전시 주행거리 400km 수준을 크게 넘어서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NCM 배터리는 향후 니켈 비중이 60%를 넘아 80%, 90%까지 올라가면서 에너지 밀도는 최대 300Wh/kg을 넘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탑재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니켈 비중 90%의 NCM 배터리는 1회 충전시 통상 500~700km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FP 배터리가 '친환경' 흐름에서는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현재 주로 셀→모듈→팩 단위로 만들어지는 NCM 배터리의 경우 전기차 수명이 다하면 이를 다시 분해해 다른 애플리케이션에 '재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SNE리서치에 따르면 LFP는 에너지밀도를 최대화하기 위해 CTP(Cell to Pack)을 적용해 물리적으로 분해가 어려워 재사용도 어렵다.

SNE리서치는 또 삼원계 활물질을 사용한 폐배터리는 코발트, 니켈, 리튬 등 가치 메탈의 함량이 높아 재활용시 리사이클 가공비를 제외하고 kWh당 23달러 어치 메탈 회수가 가능하지만 LFP는 가치 메탈이 리튬으로 한정돼 4달러어치만 회수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LFP 배터리의 대부분은 이미 중국 업계가 장악하고 있어 현 시점에서 국내 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지라도 승산이 어느정도일지는 미지수"라며 "폐배터리 처리 비용, NCM 배터리의 기술 개발로 가격이 점차 낮아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LFP 배터리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얼마나 매력적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전기차향 LFP 배터리 출하용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약 11%다. NCM, NCA 배터리 출하용량 기준 점유율은 8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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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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