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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징금 완납한 부인, 광주 무릎 꿇은 아들..전두환과 달랐던 노태우 가족

최동현 기자 입력 2021. 10. 27. 14:30 수정 2021. 10. 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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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독재자의 후예'로 역사에 기록됐지만 그 가족은 달랐다.

김 여사는 2013년 노 전 대통령의 추징금 2397억을 대신 갚으면서 세간에 이름을 알렸다.

김 여사는 "추징금 완납은 노 전 대통령 개인의 의미를 넘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역사에 대한 빚을 청산하는 소중한 의미"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의 큰아들 재국씨가 "온 가족의 재산을 모아 부친의 추징금을 갚겠다"고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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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숙 여사 "추징금 대신 갚겠다" 檢 탄원서..2397억원 완납
아들 노재헌씨, 광주 찾아 '무릎 사죄'..전두환 가족과 달랐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 영부인 김옥숙 여사가 198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을 예방, 버킹검궁 현관에서 영접나온 여왕과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사진기자협회 보도사진연감) 2015.11.23/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독재자의 후예'로 역사에 기록됐지만 그 가족은 달랐다. 부인 김옥숙 여사는 남편의 추징금을 대신 갚았고, 아들 노재헌씨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탄압을 사과하며 부친의 과오를 반성했다.

김옥숙 여사는 '그림자 내조'로 노 전 대통령을 뒷바라지한 인물이다. 유일하게 어록이 없는 영부인으로 불릴 만큼 뒤에서 묵묵히 남편을 지원했다. 퇴임 후에는 연희동 자택에서 투병 생활을 해온 노 전 대통령 간호에 전념했다.

김 여사는 2013년 노 전 대통령의 추징금 2397억을 대신 갚으면서 세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당해 6월 "사돈과 친척에게 맡긴 비자금으로 미납 추징금을 납부하겠다"며 대검찰청에 탄원서를 냈다.

김 여사는 "추징금 완납은 노 전 대통령 개인의 의미를 넘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역사에 대한 빚을 청산하는 소중한 의미"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같은해 말 추징금 2397억원을 완납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내 전재산은 29만원'이라며 2200억원대 추징금 중 966억원을 끝내 갚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전 전 대통령의 큰아들 재국씨가 "온 가족의 재산을 모아 부친의 추징금을 갚겠다"고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큰며느리는 2014년 검찰이 연희동 별채를 압류하자 부당하다며 상고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일가족은 '반민주화 과오'를 씻어내는 일에도 앞장섰다. 아들 재헌씨는 지난 2019년 8월23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사죄했다. 방명록에는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가 5·18연극 관람을 위해 25일 광주 동구 한 소극장을 찾았다가 연극 관람 후 이에 항의하는 5·18관계자들에게 '죄송하다'고 사죄하고 있다. 노씨는 이날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싶어 직접 연극 관람을 하고 싶었다'며 광주를 찾은 이유를 밝혔다. 2021.5.25/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재헌씨는 "5·18 민주묘지에 참배하고 싶다"는 노 전 대통령의 뜻을 대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같은해 12월과 이듬해 5월, 올해 4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광주를 찾아 참배를 이어가고 있다.

재헌씨는 지난해 7월 언론 인터뷰에서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이제 됐다'고 말씀하실 때까지 무릎을 꿇을 것이고, 정치에는 단 1%의 뜻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변호사로 활동 중인 재헌씨는 현재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여사가 과거 남몰래 5·18 민주묘지와 이한열 열사의 묘를 찾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일도 있었다. 김 여사는 1988년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조용히 두 묘역을 찾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 노소영씨도 직접 광주를 찾지 않았지만, 참회를 대신하는 행보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는 다르게 노태우 대통령 일가는 그에 대한 추징금을 납부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다"며 "전 전 대통령 일가와는 다르게 평가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노 전 대통령 본인은 끝내 사과를 직접 전하지 못하고 지난 26일 별세했다. 1987년 직선제로 선출된 첫 대통령이자,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된 대통령.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이룩했지만, 수의(囚衣)를 입어야 했던 그는 재평가를 역사의 과제로 남긴 채 뒤안길로 사라졌다.

29일 오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5·18구묘역) 이한열 열사 묘소 앞에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인 김옥숙 여사 명의 화환이 놓여 있다. 화환에는 '이한열 열사의 영령을 추모합니다'라고 적힌 리본이 달려 있다. 김 여사는 지난 1988년 노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이 열사 묘소를 방문한 바 있다. 2020.5.29/뉴스1 © News1 한산 기자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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