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시사저널

동지보다 먼, 적보다는 가까운..국민의힘 '안철수 딜레마'

박성의 기자 입력 2021. 10. 27. 16:25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安 대선 완주 시 野 후보 타격 불가피
통합 필수지만 대표 간 갈등은 걸림돌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이준석, 당 대표 임기 사실상 끝난 것 아닙니까?"

지난 26일 시사저널과 만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오는 11월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이 대표의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이 짧은 진단 안에 안 대표와 이 대표의 '껄끄러운 관계'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대선이 넉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안 대표와 국민의힘의 공생이 정치권의 화두가 됐다. 안 대표의 대선 완주 여부에 따라 중도‧보수 유권자의 표심이 갈릴 수 있어서다. 갈등의 골이 깊은 국민의힘과 안 대표가, '반이(反李) 텐트' 아래서 다시 한번 뭉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시사저널

安의 행보, 與가 아닌 野가 주목하는 이유

정치권에 따르면, 안 대표는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히고 출마 선언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하면 이번이 세 번째 대권 도전이다. 2012년 무소속으로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다가 중도 하차했다. 2017년에는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21.41%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다.

안 대표의 행보는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이 주목할 수밖에 없다. 안 대표 역시 '정권 교체'를 내걸고 중도‧보수 유권자를 결집시키고 있어서다. 안 대표의 지지율이 올라간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아닌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을 뺏어올 가능성이 더 높다.

만약 안 대표와 야당 후보가 대선 막바지까지 경쟁을 벌일 경우, 이 후보가 '어부지리'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안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가 일찌감치 통합을 추진했던 이유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의견 충돌 끝에 통합에 실패했고, 여야만치 껄끄러운 관계가 됐다.

양 당의 대표 모두 단일화 필요성은 인지하면서도 협상의 물꼬를 누가 틀 지를 두고 '눈치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26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안철수 대표의 대선출마는 기정사실화 된 것 아니냐"고 묻자 "나올 것 같지만 완주는 안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진행자가 "완주 안 하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한다는 말이냐"고 묻자 이 대표는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최근 국민의당과 합당 협상을 진행해 봤지만 차라리 지분 요구나 이런 것이 합리적으로 들어온다면 검토하겠지만 당명 변경 이런 것은 약간 뜬금없었다"며 "협상안이 나온다면 한번 들여다보겠다"라고 답했다.

지지율 5% 이상 가면 安 협상력 커질 것

이 대표와 안 대표 모두 성급하게 단일화를 말하지 않는 이유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시작하지 않아서다.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고 안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한 이후 실시되는 지지율 조사 결과가 관건이다. 만약 야권 후보 지지율이 정체되고,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그릴 경우 자연스럽게 '야당 후보 단일화'가 화두에 오를 수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윤석열 전 총장일 경우 안 대표의 지지율은 2.8%였다. 국민의힘 후보가 홍준표 의원일 경우에는 안 대표 지지율이 3.6%로 소폭 올랐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9.0%, 민주당 27.8%, 국민의당 6.4% 순으로 나타났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진보 지지층의 지지를 받지 않는) 안 대표가 대선판 전체를 흔드는 캐스팅보터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완주한다면 분명 국민의힘에는 상처가 될 것"이라며 "만약 안 대표가 3~5% 지지세, 혹은 그 이상을 대선 끝까지 가져간다면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설문조사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Copyright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