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EO 향해 "무례한 놈"..TSMC 창업자, 미국에 뿔났다

김보겸 2021. 10. 27. 17: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을 정조준했다.

장중머우(모리스 장) TSMC 창업자는 26일 대만에서 열린 테크포럼에 참석해 팻 겔싱어 인텔 CEO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미국 정부와 인텔이 TSMC에 대한 견제 수위를 한층 높인 데 따른 불만으로 보인다.

겔싱어 CEO는 "미국의 세금은 미국 기업에 써야 한다"며 라이벌 TSMC 지원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중머우 TSMC 창업자, 美향해 작심 비난
"미국, 돈 쏟아부어도 반도체 강국 못 된다"
보조금 약속하며 국내공장 투자 유치했지만
"미국 세금은 미국 기업에 써야" 반발 부딪쳐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을 정조준했다. 아무리 돈을 쏟아 부어도 과거 미국이 반도체 강대국이었던 시절로는 다시는 못 돌아갈 것이라며 악담을 퍼부은 것이다.

장중머우 TSMC 창업자(사진=AFP)
장중머우(모리스 장) TSMC 창업자는 26일 대만에서 열린 테크포럼에 참석해 팻 겔싱어 인텔 CEO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나는 이 사람(겔싱어)을 포함해 인텔의 역대 CEO를 모두 알고 있지만 그는 무례한 자”라고 비난했다.

이어 장중머우는 “이제 미국은 옛날같은 (반도체가 강한) 나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고도 단언했다. 한때 세계 반도체 점유율 42%를 자랑한 미국이지만, 생산 비용이 너무 커진 탓에 보조금을 투입해 미국에서 생산을 늘려봤자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다.

미국 정부와 인텔이 TSMC에 대한 견제 수위를 한층 높인 데 따른 불만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6월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약 520억달러(약 60조8400억원) 보조금을 활용해 해외 기업을 유치하고 미 국내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담은 ‘미국 혁신 경쟁법’을 검토 중이다. 상원에선 가결됐지만 하원 통과는 아직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 (사진=AFP)
이 예산의 사용처를 두고 인텔은 TSMC를 견제하고 있다. 겔싱어 CEO는 “미국의 세금은 미국 기업에 써야 한다”며 라이벌 TSMC 지원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장중머우는 겔싱어를 언급하며 “이 사람은 지금도 TSMC에 실례를 저지르고 있다”며 “오늘(강연)은 그 답례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쟁사들간 단순한 신경전으로 보기에는 사정이 간단하지 않다. TSMC는 “미국 내 공장을 세우면 보조금을 주겠다”는 미국 정부의 약속을 믿고 이미 애리조나주에 신공장 건설 착공한 상태라서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른’ 태도를 보이는 미 정부 태도도 TSMC 심기를 더 불편하게 하고 있다. 약속과 달리 미 정부는 아직도 보조금을 확증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보조금을 받으려면 기업정보를 상세히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이지만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은 미국 내 경쟁사로 기밀이 유출될까 우려하고 있다.

미 하원에서 아직 보조금 지급 법안이 통과도 안 된 가운데, 이대로라면 기술만 뺏기고 보조금은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을 우려해 장중머우가 미국을 작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장중머우는 “520억달러가 아니라 1000억달러 넘게 들여도 미국에서 공급망을 정비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겔싱어 CEO는 최근 한국과 대만에 반도체 생산을 의존하는 것에 대해 위기감을 토로해왔다. 지난 18일 그는 “만약 세계가 한 곳에 의존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치적으로 안정적이지 않다”고 우려했는데, 현재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만과 북한 리스크가 상존하는 한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겔싱어 CEO는 또 미 정부가 약속한 520억달러 보조금도 턱없이 모자라다며 하원에 신속한 통과와 지원금 증액을 촉구했다.

김보겸 (kimkija@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