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발치는 검증 칼날..공세 집중에 홍준표 "尹 딱하다, 元 야비해"

한기호 입력 2021. 10. 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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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상승세 때문? 대선 본경선 8차 강원권 TV토론회서 공세 집중
리더십 때린 尹 "가까이 있던 사람 왜 많이 떠나나" 洪 "계파 없어서..인신공격"
元 '수소' 이어 탄소, 고교학점제 입장 묻자..洪 "본선 가서 한다" "답변 의미 없어"
국민의힘이 27일 오후 강원도 춘천 G1 강원민방에서 개최한 대선 본경선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서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이 홍준표 의원에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수사와 여권 공조 정황을 거론하며 입장을 묻고 있다. 국민의힘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중계영상 갈무리
국민의힘이 27일 오후 강원도 춘천 G1 강원민방에서 개최한 대선 본경선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서 원희룡(왼쪽) 전 제주지사가 홍준표 의원에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탄소세 도입 정책 관련 의견을 묻고 있다.국민의힘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중계영상 갈무리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이 종반전에 가까워진 가운데 27일 8번째 후보자 간 TV토론회에선 최근 여론조사 강세를 보이는 홍준표 의원을 향한 경쟁자들의 검증 공세가 격해졌다. 대여(對與) 또는 야권 내 정치공방 소재는 물론 정책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란 요구가 잇따랐다. 홍 의원은 일부 질문에 즉답하지 않고 질문으로 되치거나, 상대를 "야비하다"고 몰아세우는 등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강원도 춘천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홍 의원을 향해 "대통령 역량으로 제일 중요한 게 (토론보다도) 리더십"이라며 " 홍 의원은 두 번의 당대표, 두 번의 지사, 5선 의원 등 눈부신 경력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근무했던 사람 중 떠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의원은) 저희 캠프에 들어오는 분들께 '줄 세우기, 공천 장사'라고 하는데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저는 정치 초심자인데 많은 분들이 온다. 그런데 왜 홍 의원엔 그게(동료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적냐"며 세력 규모 차이를 부각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지도자가 돼 많은 갈등을 풀고 나가기엔 가까이 있는 사람도 홍 의원을 등 지는 일이 많다"며 "홍 의원은 이를 '배신자'라고 표현한다. 주변에 배신자가 왜 많은가"라고 저격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저는 정치를 하면서 한 가지 분명한 게 계파를 만들지 않고 속하지도 않았다"며 "20여년 간 계파의 졸개가 된 적 없다"고 공세를 비껴갔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배신자' 언급에 대해선 "내가 키운 사람에겐 배신을 1~2차례 당해봤다. 제가 남을 배신한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사실상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사례를 꺼내 들었다. 그는 "특히 윤 전 총장 진영에 있는 한 분은 제가 행정부지사로 3년간 함께 했고, 의원이 되는 데도 전적으로 밀어줬다"며 "그런 뒤 낮에는 윤 전 총장 진영, (밤에는)저에게 오기에 제가 지난 3월에 불러 '이중 생활을 하지 말고 그쪽으로 가라'(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3월에 (검찰총장 사퇴 직후 정치권으로) 나가지도 않았다"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본인이 동료, 후배들에게 말씀을 함부로 하신다거나 독선적이라는 지적도 많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에 홍 의원이 "지금 윤 후보 진영에 가 계신 분들이 구태 기득권 정치인의 전형이다.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쏘아붙이자, 윤 전 총장은 "홍 의원 쪽 선대위원장 중 한 분도 참 대단한 분이 갔다. 인신공격 같으니 더 이상 하지 말고"라고 했다. 홍 의원은 "답답한 모양이다. 이제 인신공격까지 한다"고 대꾸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자신을 겨냥한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수사 정당성에 의문을 드러내며 경쟁 후보들에게 동조를 요청하는 과정에서도 홍 의원과 입씨름을 벌였다. 그는 전날(26일) 법원에서 공수처가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게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한 것과 관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개회의 발언 등으로 야당 경선일정을 겨냥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자 공수처가 따르면서 무리한 구속 수사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 전 총장은 손준성 검사 "체포영장 기각된 사람에게 구속영장 청구하는 것은 27년 법조 생활 중에 처음 본다"며 경쟁 후보들의 입장을 물었다. 같은 검사 출신의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왜 저한테 물어보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부당한 압박에 대해 당당히 맞서 잘 이겨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거듭된 맞장구 유도엔 "윤 전 총장께서도 경제적 공동체니, 직권남용의 확장 적용이니 죄형 법정주의에서 매우 근본적인 논쟁이 되는 중심이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역시 검사 출신의 홍 의원에게도 같은 의혹 제기와 함께 공수처의 결정에 대해 "선거 개입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즉답 대신 "참 딱하다"면서 "윤 후보가 정책 토론을 하잘 때는 언제였냐. 묻지도 않은 걸 쟁점화하냐"고 했다. '검사를 해보셨지 않냐'며 답변을 거듭 요구한 윤 전 총장에게 홍 의원은 "본인이 수사할 때는 정당한 수사고 수사를 당할 때는 정치공작이라고 하는 건 좀…"이라며 말을 줄였다.

정책 측면에선 윤 전 총장이 "강원 '경제특별자치도'를 설치하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광역교통망 완성, 동북아 관광거점지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한 데 대해 홍 의원이 '5년 전 문재인 대선 후보가 했고, 지금 이재명 민주당 후보도 하고 있는 내용'이란 취지로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두 분의 공약은 접경지역인 북한과의 경제교류를 전제로 하는 '평화특별자치도'"라고 반박하자 홍 의원은 "꼭 제가 말씀할 때 그런 식으로 끼어드니까 토론이 안 된다"고 언성을 높였다.

원 전 지사와 홍 의원 간 토론은 언쟁에 가깝게 전개됐다. 지난 토론회에서 '수소경제 공방'을 벌였던 두 사람 중 원 전 지사가 이날 주도권 토론에서 "오늘은 수소에 대해 묻지는 않겠다. 공부를 하셨을 테니까"라고 운을 떼자 홍 의원은 "물어보시라"고 대꾸하면서도 "아니 고등학교 과학 토론도 아니고"라고 비꼬았다.

원 전 지사가 "제 주도권 질문이다. 왜 제 시간을 뺏느냐"고 항의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질문 자체가 좀 야비하게 느껴지니까 그렇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가 '탄소중립'으로 화두를 돌리며 "이재명 후보의 탄소세 정책에 대해 어떻게 대응 논리를 펼치시겠느냐"고 묻자, 홍 의원은 "이재명 정책에 대한 토론은 이재명과 붙을 때 얘기하겠다"며 "원 전 지사의 정책을 설명을 하라"고 했다.

'이재명이 아니라 제가 묻는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납세자로서 묻는다' 등 전제를 깔며 원 전 지사는 탄소세 정책에 대한 입장을 10차례 가까이 요구했다. 이에 홍 의원은 "탄소세가 원희룡 정책이냐"며 총 5차례 정도 "질문 자체가 야비하게 느껴지니까 답하기가 싫다"고 했다. "본선에 가서 토론 그렇게 하실 거냐"는 원 전 지사에게 홍 의원은 "본선에 가서는 제가 훨씬 잘하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내 토론이기 때문에 제가 제대로 안 하고 있는 거다. 묻는 것도 참, 머리 그렇게 좋으신 분이 어떻게 토론을 그렇게 하느냐"고 비꼰 홍 의원에게 원 전 지사는 "답은 안하고 인신공격 내지는 비아냥을 한다"고 했다. 양측은 원 전 지사의 주도권 토론 시간이 종료돼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고성으로 공방을 주고 받았다.

두 사람은 앞서의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도 원 전 지사가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 예정에 대한 입장을 묻자 홍 의원이 "이 정권의 교육 정책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전부 바꿔야 한다. 의미가 없다"고 비껴가면서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원 전 지사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의미가 없다고 하시느냐"고 캐묻자 홍 의원은 "장학퀴즈식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문제로 화두를 돌린 홍 의원이 "전교조가 내신 제도를 학생 장악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내신제 폐지를 주장하자, 유승민 전 의원이 "교육 문제는 모든 게 전교조, 노조 문제는 모든 게 민노총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 토론회는 오는 29일 3차 맞수토론, 31일 서울·경기 종합토론 두차례를 더 치르면 마무리된다. 다음달 첫날부터 나흘간 당원선거인단 투표(1~4일, 모바일·ARS 투표)와 국민여론조사(3~4일)가 실시 되며 각각 결과를 50%씩 합산해 5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대선후보가 선출된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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