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진다".. 시장 혼란만 부른 홍남기식 '넘겨짚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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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고점론'을 다시 띄우고 있다.
이 아파트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 지난해 9월 집값 상승 둔화의 증거로 콕 짚어 언급했던 단지다.
왜 정부는 계속해서 집값이 곧 안정된다, 혹은 내린다고 말할까.
그러나 지난 8월부터 수도권 집값이 매주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갱신하면서, 정부의 고점론은 힘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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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조급증, 정책 신뢰 저하
말 대신 실효성 있는 대책 내놔야"
정부가 ‘부동산 고점론’을 다시 띄우고 있다. 상승률이 둔화하고 강력한 수요·공급대책이 줄지어 대기 중이라 ‘근거’는 탄탄하다. 하지만 부동산업계 시각은 다르다. 또 한 번의 일시적 조정이 시작됐다고 보는 정도다. 낙관적 전망을 추가해도 시장 안정을 확신하기 어려운 ‘안갯속 시장’인 건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정책효과를 높이려는 정부의 조급증이 오히려 정책 신뢰를 저하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 7월 34억1000만원(9층)에 팔려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 지난해 9월 집값 상승 둔화의 증거로 콕 짚어 언급했던 단지다. 당시 기존 거래(7월)보다 4억원 내린 24억4000만원에 매매됐던 이 단지는 1년 만에 10억원 오른 가격에 팔렸다. 아파트 거래가격은 동과 층, 거래 목적에 따라 편차가 크다. 다만 집값 하락의 전조로 언급하는 건 섣불렀던 셈이다.
왜 정부는 계속해서 집값이 곧 안정된다, 혹은 내린다고 말할까. 시장에서는 일종의 노림수로 본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부동산정책이 먹혀들고 있다고 신호를 주는 일종의 홍보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도 집값이 오를 것이란 부담감에서 2030세대의 ‘영끌 현상’이 벌어지는 만큼, 불안감을 잠재우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정부의 ‘경고음’은 사실 힘을 거의 발휘하지 못했다. 정부가 ‘고점론’을 쏟아내기 시작한 건 지난 6월 말이었다. 강화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2·4 부동산대책의 공급 효과 등을 기대하던 시점이었다. 그러나 지난 8월부터 수도권 집값이 매주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갱신하면서, 정부의 고점론은 힘을 잃었다.
홍 부총리는 27일에도 ‘고점론’을 꺼내 들었다.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상승세가 주춤하고 시장심리 변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는 모습”이라고 했다. 최근 집값 상승세의 둔화가 뚜렷한 데다, 대출규제와 2차 사전청약 일정 등이 수요를 잠재울 가능성도 커서다.
문제는 시장이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점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거래절벽 속 신고가가 반복되며 우상향 기조가 이어진다고 판단한다. 서 교수는 “거래절벽 상황에선 가격이 내려도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 진단은 소비자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말로 개입한다고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 의문일뿐더러, 진단이 틀리면 정책 신뢰를 잃을 수 있다”라며 “말 대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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