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데일리안

국민의힘, 또 '당심이냐 민심이냐'..당원 인증 두고 洪·尹 충돌

이슬기 입력 2021. 10. 28. 00:45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본인인증' 논란, 결국 당원투표율이 관건
60대 이상 당원들 지지율 높은 尹,
洪측 '본인인증' 요청에 "투표 방해" 비판
洪 "말 같지 않은 소리, 대리 투표 방지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데일리안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본경선 투표를 앞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강 후보인 윤석열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은 당원 투표 ARS 본인 인증을 두고 설전을 벌였는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결국 최근 당내 경선에서 반복적으로 논란이 됐던 '당심이냐 민심이냐'의 싸움이 재현되는 모양새다.


27일 윤석열 전 총장 측은 홍준표 의원 측에서 당원 투표 중 ARS 전화 시 본인 인증 절차 도입을 요구한 것을 두고 "어르신들의 투표를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의원이 어르신들의 투표를 방해하고 있다"며 "절차를 복잡하게 해서 이런 데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 당원이나 이런 분들의 투표를 어렵게 하고 투표율을 낮추게 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앞서 홍 의원 캠프는 지난 25일 당 선관위에 '공정한 투표 진행을 위해 전화 ARS투표에 본인 인증 절차를 도입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국민의힘 본경선은 당원투표 50%와 일반인여론조사 50%로 진행된다. 그 중 당원투표는 모바일 투표를 먼저 실시하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전화 ARS 투표를 실시하는데, ARS 투표의 경우 모바일 투표와 다르게 아무런 본인 인증 절차 없이 책임당원 여부만 확인한 채 진행하도록 돼 있다.


홍 의원 측은 이 점을 지적하며 "대리투표 등의 부정투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중차대한 대통령 후보 경선이 자칫하면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전화 ARS투표에도 최소한 1회 이상 본인 인증철차를 도입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당 선관위는 2차 컷오프 투표 때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경선 때 도입은 어렵다는 취지로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캠프 측에서 이를 문제 삼자 홍 의원은 이날 "말 같지 않은 소리라서 대답을 않겠다"며 "그건(본인 인증절차 요구) 대리 투표 방지다. 직접 투표 원칙이 있지 않나. 판사까지 한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접근을 하나 내가 참 부끄럽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영입 위해 1차 컷오프땐 100% 국민 여론조사 했는데…
이제는 '당심'에 호소하는 윤석열 vs 민심에 호소하는 홍준표

27일 오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강원도 춘천시 G1(강원민방) 방송국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강원 합동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당원 인증'을 두고 양 캠프가 이같이 날카롭게 반응하는 것은 결국 당원 투표율이 두 후보의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의 추이를 종합하면, 홍 의원은 일반국민투표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면 윤 전 총장은 당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나이대별로 살펴보면 홍 의원의 경우 20~30대에서, 윤 전 총장의 경우 60대 이상 연령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다.


윤 전 총장 측이 홍 의원 측의 문제제기를 '어르신 당원들의 투표를 방해한다'며 발끈한 것은 이러한 지지율 흐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 측의 주장대로 당원들의 ARS 투표 참여 시 '본인인증' 절차를 도입할 경우,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가 높은 60대 이상 당원들의 참여율이 다소 떨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이번 본경선 여론조사는 당심과 민심을 50%씩 반영하는 것으로 일찍이 정했다. 이에 당대표 경선이나 서울시장 후보자 경선 때처럼 '민심 반영 비율'이 화두에 오르진 않았지만,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갈등이 생긴 셈이다.


1차 예비경선 룰을 정할 때만 하더라도 윤 전 총장을 고려해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반영키로 한 것을 고려하면, 현재는 두 후보의 입장이 정반대로 바뀌었다는 점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회는 윤 전 총장의 입당 직전인 지난 7월 28일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유인하기 위해 1차 컷오프 룰을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로 정했고, 홍 의원은 이에 대해 "예비경선 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지만, 본경선에선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과 일반국민을 '50대 50' 비율로 반영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5일 이창성 국민의힘 수원시갑 당협위원장이 지역당원들에게 보낸 문자 ⓒ데일리안

한편,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선거인단 투표를 앞두고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강점으로 꼽히는 조직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총장 캠프의 경기남부권 선거대책본부장인 이창성 수원시갑 당협위원장이 지역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당협위원장은 문자에서 "문자투표가 어려우신 분들께서는 연락을 주시면 도와드리겠다"해 '대리투표냐'는 오해를 샀다. 이에 캠프 측은 "대리투표 권유가 아닌 투표 방법 자체를 알려주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반면 홍 의원은 "당심이 민심을 못 따라오면 필패"라며 최근 상승한 자신의 지지율을 근거로 당원들을 설득하는 데 집중했다.


홍 의원은 이날 강원도당에서 가진 강원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민심에서 (내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이을 거역하는 당심은 정권 창출도 못할 뿐 아니라 대선에서 대패한다. 당원들이 그걸 모를까"라고 당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Copyrights ⓒ (주)이비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