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만원 머크 '먹는 코로나약' 로열티 없이 특허 풀려..화이자와 달라

정혜인 기자 입력 2021. 10. 28. 11:20 수정 2021. 10. 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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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를 개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제약사 미국 머크(MSD)가 치료제의 생산면허를 다른 제약사와 공유하기로 했다. 백신 확보 등 코로나19 대응력이 부족했던 저소득국가들이 치료제 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사회의 요청에도 백신 기술 공유를 거부했던 화이자·모더나와는 비교되는 행보다.

/사진=로이터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머크는 '몰누피라비르'를 다른 제약회사가 생산할 수 있도록 제조 특허권을 제공하는 협약을, 유엔이 지원하는 비영리 의료단체 '국제 의약 특허풀'(MPP)과 체결했다. 머크과 협약을 체결한 MPP는 다른 제약사에 복제약을 만들 수 있도록 특허 사용을 허가한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협정이 최종 승인되면 아프리카, 파키스탄 등 105개 중·저소득 국가에서의 몰누피라비르 접근이 쉬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머크는 WHO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를 긴급상황으로 지정하는 동안 특허권 공유에 따른 로열티도 받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논란이 됐던 치료제 가격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앞서 머크가 생산원가 20달러가 채 되지 않은 몰누피라비르의 한 세트 가격을 700달러(약 82만원)로 책정했다며 폭리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노스이스턴대의 브룩 베이커 법학 교수를 인용해 "(이번 협약을 계기로) 제조사 간 경쟁이 심화하고 생산 규모가 커짐에 따라 치료제의 (생산) 가격이 10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 외신 등은 이번 협약을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기술 공유 거부'와 비교하며 머크를 치켜세웠다.

찰스 코어 MPP이사는 "팬데믹 기간 머크와 같은 (자발적 제조 특허권) 계약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머크와 MPP의 이번 협약이 다른 계약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몰누피라비르가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더 널리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의 개발과 생산이 항바이러스제보다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제조기술 공유 요청을 거부한 화이자와 모더나에 대한 실망감도 표했다.

워싱턴 의과대학의 낸시 제커 교수도 "머크가 치료제 복제를 허용한 것은 인권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는 조치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머크의 치료제가 '만병 통치약'이 아님을 강조하며 개발도상국을 위한 백신 보급 확대 조치 및 기술 공유 촉구의 목소리를 계속 내야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사진=로이터

머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는 현재 승인된 정맥주사형 치료제 렘데시비르(길리어드)와 렉시로나(셀트리온)와 달리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게임체인저'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다. 머크는 세계 각국 코로나19 경·중증 환자 7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몰누피라비르 임상시험에서 확진자의 입원·사망률이 약 50%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몰누피라비르가 암, 태아의 기형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부작용 경고도 존재한다.

FT에 따르면 FDA는 지난 11일 머크가 신청한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 승인 여부를 내달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산하 기구인 유럽의약품청(EMA)은 25일부터 몰누피라비르의 롤링 리뷰(허가신청 전 사전검토 절차)를 시작했다.

한편 머크는 올해 말까지 1000만명분의 몰누피라비르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관련 미국은 규제당국 승인을 전제로 170만회분을 12억달러(약 1조4072억원)에 구매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호주는 30만회분 선구매했다.

한국 정부는 곧 코로나19 치료제 40만명분 구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인데, 여기에 머크의 치료제 20만명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2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40만명분 정도의 (코로나19)치료제 구매 계획을 갖고 있다. 29일이나 (이달) 말쯤 계약이 마무리되면 소상하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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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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