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여론 왜 이래" 여당 당황했다, 홍나땡도 사라졌다

김준영 입력 2021. 10. 28. 22:11 수정 2021. 10. 29.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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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더불어민주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연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올라갈 거라 예상했는데, 홍준표 의원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수도권 재선 의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불과 지난달만해도 공공연하게 나오던 ‘홍나땡’(홍준표 나오면 땡큐) 비아냥도 이젠 찾기 힘들어졌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jp희망캠프에서 ‘서민복지 대전환’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라진 ‘홍나땡’ 왜?…‘대 이재명’ 대결서 尹 앞서는 洪


실제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간의 대결은 혼전 양상이다. 최근 여론조사의 경향은 대체로 ‘당심(黨心)은 윤석열, 민심(民心)은 홍준표’로 요약된다. 국민의힘 본선 후보는 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로 결정된다.

민주당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양자 대결 결과다. 오마이뉴스ㆍ리얼미터가 25~26일 ‘이재명 후보와 맞설 국민의힘 후보로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을 조사한 결과, 홍 의원은 38.2%로 윤 전 총장(33.1%)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 후보와의 양자 대결 조사에선 홍 의원과 윤 전 총장 모두 이 후보를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그 격차도 홍 의원이 더 컸다. ‘이재명(40.9%) 대 윤석열(45.3%)’은 4.4% 포인트 차이, ‘이재명(38.9%) 대 홍준표(44.4%)’는 5.5% 포인트 차였다.


전날 발표된 머니투데이ㆍ갤럽의 양자 대결 조사(25~26일)에선 윤 전 총장, 홍 의원 모두 이 후보에게 졌는데, 격차는 홍 의원이 더 작았다. ‘이재명(45.8%) 대 윤석열(35.7%)’은 10.1% 포인트 차이, ‘이재명(41.9%) 대 홍준표(39.3%)’는 2.6% 포인트 차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洪 상승세 인정하지만…여전히 “尹이 이길 것”


그래서 요즘 민주당 내엔 홍 의원의 본선 진출 가능성을 진지하게 언급하는 이들이 꽤 늘었다. 다만 “홍준표의 상승세는 인정하지만, 윤석열 대세론을 뒤집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의견이 많다. 우원식 의원은 28일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 지지도는 떨어지고, 홍 의원 (지지도는) 올라가고 있다”면서도, 본선엔 윤 전 총장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내 경선은 민심보단 당심 영향력이 더 크다는 논리였다.

안민석 의원도 전날 한 라디오에서 “당원 (지지도)에서 압도적으로 윤 전 총장이 앞서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이 이길 것”이라고 했다. 노무현ㆍ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모두 근무한 한 호남 의원도 “공당의 대선 후보가 되려면, 당심과 조직력을 먼저 장악해야 한다”며 “홍 의원이 탄 민심 바람은 당심이 굳건한 윤석열이란 고개를 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심으로 당심을 끌어오기엔, 현실적으로 시간도 부족하다”라고도 덧붙였다.


‘尹 때리기’만 골몰했는데…“洪 나오면 속수무책”


하지만 당내에선 “이준석 돌풍에서 봤듯 바람이 한번 불면 어디까지 날아갈지 모른다”(다선 의원)는 위기감도 존재한다. 해당 의원은 “우리 당이 홍 의원을 너무 얕잡아보고, 대책 없이 무방비로 있었다”며 “홍 의원의 돌풍은 경선 돌파는 물론, 본선에서 민주당도 집어삼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완주(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도 ‘윤석열 때리기’에만 골몰하는 지도부의 움직임에 반발이 있었다고 한다.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은 그간 각종 공개석상에서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말실수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홍 의원에 대해선 거의 언급조차 안 했다. 지난 17일 송 대표가 윤 전 총장 의혹을 겨냥한 ‘고발 사주 국기 문란 진상규명 TF’를 띄운 후엔 한 지도부 인사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왜 윤 전 총장 본선 진출을 전제로만 대선을 준비하느냐”고 비판한 적도 있다고 한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고발사주 국기문란 진상규명TF 4차 회의에서 박주민 단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당내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홍 의원이 가진 ‘꼰대’ 이미지를 만만한 지점으로 봤는데, 2030 젊은 층은 오히려 홍 의원에 높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차라리 ‘1일 1망언’을 해주는 윤 전 총장이 이젠 더 쉬운 상대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본선은 결국 인물 싸움이 아니라 진영 싸움”이라며 “윤 전 총장이냐, 홍 의원이냐에 따라 어렵고 쉽고의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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