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극단적 선택한 26세 공무원 어머니의 고백 "아들, 직장내 괴롭힘으로 불안 · 불면 · 우울에 시달리다 5kg 빠져"

MBC라디오 2021. 10. 29. 08: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전 공무원 유가족 (어머니)>
- 세 달 가까이 아들 고립시키면서 따돌려
- 직장동료, 따로 연락 없이 매체 통해서 '사실무근' 주장해
- 감사팀, 너무나 제한적이고 소극적인 감사를 하고 있어



지난 1월에 임용됐으니까 공무원이 된지 1년도 채 안 된 대전시 9급 공무원이 지난 9월 2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비극이 생긴 건지 먼저 어머니 연결해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두 분도 함께 잘 들어주시고요. 어머니 나와 계시죠?


◎ 유가족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상심이 많이 크실 텐데 이렇게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유가족 > 네, 저희는 아직도 믿겨지지가 않아요.


◎ 진행자 > 엊그제 기자회견 하시면서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람들이 하루빨리 징계를 받아야 한다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어머님께서 파악하신 아드님께 일어난 일들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겁니까?


◎ 유가족 > 제 아들이 올해 1월에 행정직 공무원 시험에 합격되어서 대전시청에 발령을 받았었고요. 첫 부서에서는 팀원들과 별탈없이 잘 지냈는데 7월에 부서이동이 되면서 일한지 6개월도 안 된 아이한테 너무나 무거운 과중한 업무와 책임 있는 일들이 주어졌어요. 그럼에도 팀 내에서는 누구 하나 업무를 가르쳐주지 않았고 업무분장도 제대로 해주지 않았어요. 이것만도 버거운데 상급 여주사의 여러 차례 부당한 업무 지시가 있었어요. 출근 1시간 전에 와서 과장님 자리 신문을 챙겨라, 물잔이나 커피 같은 거 타놔라 이런 거 다 서무가 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걸 거절하자 그때부터 팀내에서 그 주사 중심으로 대화에 끼워주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하고 업무적으로도 무시하고 비웃고 상사 앞에서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것 마냥 상황을 만들어가고 아들이 이런 상황이 너무 불편하니까 잘 지내고 싶다고 대화를 요청했었어요. 그런데 서로 안 맞는데 굳이 잘 지낼 필요가 있겠느냐, 각자 잘 지내자, 이렇게 단절시키고 고립시키면서 따돌림을 했어요. 세 달 가까이요.


◎ 진행자 > 그러면 이게 순차적으로 일어난 건가요? 원래 처음에는 업무를 과중하게 줬는데 그 업무에 대해서 조금 버거워하니까 그 이후에 출근 1시간 전 8시까지 나와서 과장님 책상 정리하고 커피 따라 놓으라 이런 굴욕적 업무를 하게 하고 그 이후에 문제가 생기고 갈등 생기고 이렇게 된 건가요? 아니면 한꺼번에 다 일어난 건가요?


◎ 유가족 > 처음에는 그렇게 불친절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이런 일들 있잖아요. 부당한 업무지시를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아들이 얘기했어요. 그러니까 그때부터 시작된 거예요. 시발점이 된 거예요.


◎ 진행자 > 그때부터 따돌림이 시작됐군요.


◎ 유가족 > 네.


◎ 진행자 > 그러면 어머니께서는 이런 사정들을 전에 아드님으로부터 들으셔서 아시게 된 겁니까, 아니면 나중에 파악하신 겁니까?


◎ 유가족 > 제 아들이 이렇게 좀 말을 많이 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그리고 무슨 일이든지 혼자서 잘 알아서 하는 편이었고 그리고 이제 제가 걱정할까봐 아빠가 걱정할까봐 동생이 걱정할까봐 웬만한 건 본인 선에서 다 해왔었어요. 그러니까 이것도 친한 친구한테는 얘기를 했더라고요. 나 이러이러한 것 때문에 왕따를 당하는 것 같고 너무 힘들다. 그런데 저희한테는 이게 한 두 달 훨씬 좀 지나서 본인이 견디다 견디다가 몸으로 나타나니까 그래서 이제 휴직을 해야 되겠다 라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알았죠. 그때.


◎ 진행자 > 몸으로 나타났다는 것은 아프고 증상들이 나타났나요?


◎ 유가족 > 이제 그런 것들이 8월 중순 지나서부터 이제 사람이 그렇잖아요. 사이가 불편한 관계에서 일도 해야 하고 그 사람들하고 부딪쳐야 하고 이런 게 하루에 야근까지 하면 12시간 같이 있어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면 그 상황에서 업무협조도 제대로 못 받고 그리고 팀내에서도 무시하고 비웃고 그리고 상사 앞에서 일 제대로 못하는 것마냥 상황 만들어가고 이런 상황이 계속적으로 반복된다고 생각해보세요. 병이 안 생기겠어요.


◎ 진행자 > 스트레스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었겠네요.


◎ 유가족 > 네, 그래서 참다 참다가 친구가 그러면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는 게 좋겠다하고 권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아이가 너무 힘들고 밥도 못 먹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그러니까 일도 제대로 되겠어요. 모르는데다 그런 것까지 겹치니까 그래서 하루는 일을 하는데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숨까지 쉬기가 힘들어진 상황이 온 거예요. 그래서 반차를 급하게 내고 병원을 가게 된 거죠. 그때가 9월 초쯤 됐어요.


◎ 진행자 > 병원 진료기록도 혹시 어머니 확인하셨나요?


◎ 유가족 > 했어요. 거기 보면 회사 사람들 때문에 행정의 모든 것을 다 시키고 협조가 안 되고 점점 비웃고 무시하고 투명인간 취급하고 그 사람이 그럴 때마다 너무 힘든 상황이고 이런 등등 이런 말들을 의사 선생님하고 했더라고요.


◎ 진행자 > 다 진료기록에 남아 있네요.


◎ 유가족 > 네, 저희가 다 이건 병원에서 다 뗀 기록이에요.


◎ 진행자 > 그러면 그렇게 정신과상담을 그 전에도 한 적 있나요? 아드님이 아니면 이번에 처음 한 건가요?


◎ 유가족 > 아니요. 이번이 처음이고 그런 적은 없었고요. 그리고 처음 발령 받은 부서에서도 일이야 당연히 들어온 신입이니까 배워야 되니까 모르는 게 많잖아요. 그런데 팀원들이 인자하셔서 잘 지낸다고 하셨었거든요. 그리고 친구들하고도 소통 잘하고 군대 동기들하고 대소사 챙기면서 결혼식도 참석하고 여자친구도 있었고 그냥 평범한 아이였어요. 평범하게 그냥 다른 아이들처럼 잘 지냈었어요.


◎ 진행자 > 그런데 아드님께서 휴직신청을 앞두고 있었다면서요. 휴직하고 조금 쉬었으면 나아지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런 선택한 이유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유가족 > 저희도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상황이고요. 야근을 수시로 해도 일이 제대로 진행이 안 되고 왜냐하면 소통을 안 해주니까 물어도 니가 알아서 해라. 지침 찾아서 해라. 이런 식으로 하고 직위를 이용해서 무시하는 건 계속 반복되고 자기들끼리만 대화하고 그런데 그런 생활을 12시간 넘게 같이 있어야 하니까 말로써만 힘든 게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그냥 말로써만 힘든 게 아니라 내가 이 상황을 정말 벗어나고 싶고 못 버티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하고 가족끼리 상의를 해서 휴직을 하고 싶다고 하니까 휴직하기로 했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애부터 살려야 하니까. 그런데 얘기를 하더라고요. 본인이 공무원 조직사회가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 수직적이고 폐쇄적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휴직처리가 잘 될지도 잘 모르겠고 그리고 휴직 후에 다시 복직하게 되면 다시 또 그 부서에 갈 수도 있고 그런 부분들을 걱정을 엄청 많이 했었어요. 그리고 또 저희 아들이 죽기 이틀 전에 휴직에 관련해서 팀장한테 구두로 휴직을 내고 싶다고 얘기했었나 봐요. 그런데 그 팀장이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휴직이 안 될 수도 있다고 부정적인 답변을 해준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 아들 입장에서는 세 달 가까이 그런 팀 분위기에서 그리고 또 월요일 날에 출근해서 그 사람들을 다시 봐야 하는 그 부담감이 그리고 너무나 두려웠던 것 같아요. 그 전에 저랑은 잘 이겨내 볼게 이러면서 제 손도 잡고 막 울면서 얘기했거든요. 예전에 자기로 돌아가고 싶다고.


◎ 진행자 > 어머님 그런데 혹시 그 직장동료 분들 혹은 상사 분들은 도대체 왜 그러셨는지 어머니께 어떤 의사표현 했나요? 입장이 나왔습니까?


◎ 유가족 > 아니요. 장례이후에 직접 만나보진 못했고요. 따로 연락 온 것도 없었고요. 그런데 멀쩡하던 제 아이가 세 달 사이에 정신과도 다니고 불안증도 생기고 불면증도 생기고 우울증도 생겨서 5kg나 빠졌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그런 부분을 얘기했는데 본인들은 사실무근이라고 얘기하더라고요.


◎ 진행자 > 사실무근이라고요. 어머니께는 아무런 말씀 안 하시고.


◎ 유가족 > 저희한테는 따로 뵙자고 한 적도 없고 따로 본인들의 입장을 얘기한 것도 없고 그냥 아무것도 없어요. 아무것도 없고 매체를 통해서 사실무근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사실무근이다. 그런데 어떻게 사람이 멀쩡하던 사람이 세 달 사이에 이런 상황이 됐는데 어떻게 사실무근이라고 얘기하는지 본인들이 한 왕따 행동과 이런 말들이 한 사람이 이렇게 죽음까지 선택하게끔 하게 된 과정까지 온 것에 대해서 이게 정말 무서운 범죄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 같아요.


◎ 진행자 > 그래서 어머니께서 대전시장 그리고 감사위원장에게 진정서 전달하셨죠?


◎ 유가족 > 네.


◎ 진행자 > 이후에 감사나 조사나 이뤄지고 있습니까?


◎ 유가족 > 감사팀하고 저희 아들이 죽은 지 한 달이 다 돼서야 면담이 이뤄졌고요. 면담을 해보니까 자기들은 조사만 하는 사람이고 유족들 요구사항은 다른 채널을 통해서 이야기해라 하고 다른 업무들도 많아서 올해 안에 감사를 마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라고 얘기하고 너무나도 제한적이고 소극적인 감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 진행자 > 그러면 감사팀 말고 다른 소통할 수 있는 대상자가 있으신가요? 대전시에서 정한.


◎ 유가족 > 없어요.


◎ 진행자 > 아무도 없습니까?


◎ 유가족 > 저희가 그런 것도 물어봤거든요. 그럼 어디에다 얘기되냐, 그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어디를 가야 되고 어떤 부분은 어떻게 해야 된다고 얘기를 안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너무나 답답해서 다른 채널을 이용하라고 하니까 그래서 기자회견 하게 된 거였고요.


◎ 진행자 > 그러셨군요. 어머님 끝으로 청취자 여러분께 꼭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시죠.


◎ 유가족 > 저희 아들 일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저희 가족들에게는 정말 너무나 많은 힘이 돼요. 정말 감사드리고요. 이런 일들이 저희 아들의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시대가 변했는데도 낡은 관행들로 옭아매고 아무 거리낌 없이 하는 왕따 행동과 말들이 하루에 절반 가까이 지내야 하는 직장 내에서 당해야 하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어땠을지, 무너진 자존감으로 무서운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 제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진행자 > 어머님 힘내시고요. 저희도 진상이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관심 갖고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기운 내시기 바랍니다.




◎ 유가족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어머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