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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재명과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의 숱한 접점..대장동 밑그림 그렸나

공성윤·조해수·유지만 기자 입력 2021. 10. 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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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조사연구원이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의뜰·'대장동팀' 설립 근거 만들어..李 "모른다"

(시사저널=공성윤·조해수·유지만 기자)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공)의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연구용역을 맡은 외부 연구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연결고리가 다수 발견됐다. 해당 연구원이 내놓은 용역 결과는 성남도공 설립과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의 근거로 쓰였다. 또 연구원의 핵심 인사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지역 정가와 시민단체 등에서 요직을 차지했다.

시사저널이 성남도공의 2013~17년 수의계약을 전수 분석한 결과,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총 6건의 용역을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기간은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이 근무했던 시기다. 수의계약 6건 중 2건은 성남도공의 조직·인력에 대한 진단 용역이었다. 이는 대장동 개발사업의 촉진제가 됐다.

2016년 5월 성남시 분당구 판교종합사회복지관 개관식.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한국경제조사연구원 총괄본부장 성열웅씨(왼쪽에서 여섯 번째)가 함께 참석했다ⓒ성남시청 제공

대장동 타당성 조사 때마다 한경연이 해결

성남도공의 '2018년도 경영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한경연의 용역 결과 조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나와 있다. 우선 2013년 10월 '통합공사 조직 및 인력진단 연구용역'을 배경으로 1년 뒤에 '전략사업팀'이 신설됐다. 이 팀에는 유 전 본부장을 비롯해 대장동 개발사업 설계자로 알려진 남욱·정영학씨가 추천한 김민걸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가 소속됐다. 일명 '대장동팀'이다. 황무성 전 성남도공 사장은 전략사업팀 신설에 반대했다고 한다.

한경연은 두 번째로 2014년 11월 '인력 정밀진단 연구용역'을 맡았다. 이후 성남도공은 2015년 6월 '개발사업3처'를 신설했다. 이는 대장동 개발사업 확대를 위해 꾸려진 조직이다. 그 사이인 2015년 3월 황 전 사장은 유 전 본부장 측근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물러났다. 이후 유 전 본부장은 사장 직무대리를 맡았다.

그 밖에 한경연은 2014년 12월 '대장동 사업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도 맡았다. 이 용역은 원래 수의계약은 아니었다. 하지만 성남도공의 공개입찰 과정에서 4차례 유찰돼 결국 한경연에 돌아갔다. 이후 한 달도 안 돼 "타당성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를 토대로 성남도공은 화천대유가 주주로 참여한 SPC 성남의뜰을 세웠다.

한경연은 성남시청과도 다수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재임 기간(2010년 7월~2018년 3월) 동안 총 30건이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연구는 2011년 9월 4300만원에 계약한 '도시개발공사 설립타당성 조사용역'이다. 이는 성남도공의 설립 근거가 됐다.

한경연은 무슨 인연으로 성남시·성남도공의 용역 발주를 꿰찬 걸까. 양측의 관계를 취재하는 도중 자주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한경연의 총괄본부장 성열웅(58)씨다. 경영학 박사 출신의 성씨는 지난 2014년 한국참사랑복지회(현 사단법인 참사람들) 8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 뒤 2015년 성남시는 당시 짓고 있던 관내 최대 규모의 판교종합사회복지관의 위탁운영 법인을 한국참사랑복지회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한국참사랑복지회에는 성씨 외에 성남시의원 2명이 이사로 활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사 중 한 명인 지아무개씨는 시의회에서 사회복지 분야 감사를 맡고 있는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의혹에도 불구하고 성남시는 위탁운영 선정을 철회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2016년 판교종합사회복지관 개관식에 성씨와 같이 참여했다. 그해부터 성남시는 복지관 운영 예산으로 매년 8억여원을 투입했다.

한경연 성열웅 본부장 "세간 의혹, 전부 소설"

앞서 성씨는 2013년 성남시의회 의원연구단체 운영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위촉 권한은 시의장에게 있는데, 당시 시의장은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영입된 최윤길씨였다. 성남시 조례에 따라 운영심사위원회가 등록 허가한 의원연구단체는 매년 활동비를 받게 된다. 성씨가 참여한 운영심사위는 '성남시의회 산업과 복지포럼' 등록을 승인했다. 이곳의 회장은 지씨다.

지씨는 시사저널에 "성씨와 한경연은 이재명 후보와 전혀 특별한 관계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한경연이 각종 연구에 전문성이 있어 성남시의 용역 발주를 따냈을 뿐"이라며 "수의계약 규모도 대다수가 2000만원 이하 소액이라 문제 될 게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성씨는 오히려 야당 성향"이라고 덧붙였다. 지씨는 당초 이 후보의 지지자였으나 이른바 '혜경궁 김씨' 논란으로 등을 돌렸다.

한편 성씨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취임 직후 출범한 성남정책포럼에서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또 다른 공동대표인 김병욱 국민대 겸임교수는 현재 민주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이 후보의 이너서클로 통하는 '7인회' 중 한 명이다.

그 외에도 성남정책포럼 주요 인사들은 이 후보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포럼 공동대표인 이현용 변호사는 지난 6월 이 후보의 핵심 공약을 지지하는 시민단체 '기본소득국민운동'에서 성남본부 상임대표를 맡았다. 그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새길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 취임 전에 몸담은 적이 있다. 또 성남정책포럼 고문인 이용철 변호사 역시 새길 소속이다. 이 후보는 2011년 그를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로 발탁했다.

성씨는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세간의 의혹은 전부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근거를 알려 달라는 기자의 질의에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 후보는 10월1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성씨와 한경연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한경연은 개발사업 SPC인 성남의뜰에 강제수용 방식을 권고하는 동시에 성남도공 설립 등 대장동 개발에 모두 관여했다"며 "용역 연구원 등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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