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값 왜같나 했더니"..빙그레·롯데·해태 담합 덜미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지난 7월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시민들이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다. 2021.7.16/뉴스1

빙그레·롯데제과·해태아이스크림 등 국내 아이스크림 제조업체들이 3년 간 제품 할인율·가격인상폭을 합의하고 거래처까지 나눠 영업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달 15일 전원회의를 열고 빙과업계의 담합 혐의에 대한 제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3일 빙과업계·법조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은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지주 △해태아이스크림 △해태제과식품 등 6개 제조업체의 담합 행위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피심의업체에 올해 7월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합은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상품 가격 등에 합의하거나 거래처, 거래지역 진출을 제한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 등을 말한다. 공정위는 2019년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 유통과정 상 담합 정황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조사에 착수해 지난 2016~2019년 담합 행위 증거를 확보했다.

이들 빙과업체는 아이스크림 제품별 할인율을 미리 합의해 농협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편의점에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할인율 합의는 제조업체 간 과도한 경쟁 차단하는 동시에 제품별 할인폭을 줄여 영업 이익률을 높이기 위한 의도다. 이와 함께 제조업체들이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제품 판매가격의 인상율에 서로 합의한 증거도 포착됐다.

통상 아이스크림 할인점과 마트 등 판매처는 제조업체나 제품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지 않는다. 예컨대 제조업체의 '바' 형태 아이스크림 제품의 개당 제조원가가 약 250원이라면 제조업체는 판매처에 제품을 300~400원 가격에 유통한다. 이후 아이스크림 할인점과 마트는 각각 400원·700원, 편의점은 1000원 등으로 일괄적으로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가를 정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또 다른 핵심은 제조업체가 서로 거래처를 침범하지 않도록 합의했다는 것이다. 업체들이 부산 지역의 삼정물류·태정유통·한미유통 등 미리 지정해 둔 거래처(유통업체)에만 납품했는데, 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위법행위인 '거래상대방 제한 행위'다.

업체들이 경쟁사의 거래처에서 영업행위를 하지 않도록 사전에 합의해 제각각 영업망을 챙긴 것이다. 당국은 아이스크림 제조업체로부터 제품을 납품받아 소매점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3개 유통업체도 담합 행위에 가담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다음달 15일 법원의 1심 재판격인 전체회의를 열고 빙과업계 담합 행위에 대한 최종 제재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제재 확정 시 아이스크림 제조업체들의 담합행위에 대한 공정위 제재는 14년 여만이다. 당국은 지난 2007년 8월 롯데제과, 해태제과식품, 빙그레, 롯데삼강 등 빙과제조 4개사에 대해 총 46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4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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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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