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디지털 네이티브'..'창의적 DNA' 장착한 미래산업 최전선 주역

이정민 기자 2021. 11. 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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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균(왼쪽) 카카오뱅크 뱅킹API개발팀 팀장과 신기용 금융서비스개발팀 매니저가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뱅크 사무실에서 프로그램 개발 상황을 공유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호웅 기자

■ 대한민국 30代 리포트 - ② 혁신 코드의 상징… 30대, 디지털 전환기 주도

모바일 식권 개발업체 ‘벤디스’

30대가 전체직원 70% 차지해

카뱅 직원 “코딩으로 단점 해결”

산업군 변화시기 다채로운 경험

사소한 일상까지 디지털로 전환

새 트렌드의 증폭자 역할 할 것

세대 정의는 ‘공통의 시대 경험을 통해 형성된 정체성’이다. 대한민국 30대는 유년기에 컴퓨터를 쉽게 접하고 IMF 외환위기·월드컵·촛불시위 등을 겪으며 혁신 아이콘이자 개인주의를 추구하면서 공정과 정의에 민감한 세대로 성장했다. 현재 우리 사회의 허리이자 10∼20년 뒤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30대의 정체성을 조명해본다.

“장보기 서비스를 앱의 맨 앞단에 붙이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일단은 현재대로 시뮬레이션을 더 돌려보고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면 다시 생각해보죠.”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정보기술(IT) 기업 벤디스 사무실 입구에 도착하자 직원 2명이 태블릿 PC를 보면서 즉석에서 신사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 벤디스는 지난 2014년부터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을 개발, 서비스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에는 다양한 기업의 근무 형태를 반영해 배달 식사, 케이터링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하며 연간 거래금액 600억 원을 달성했다. 조정호(35) 벤디스 대표는 “50명 정도 되는 전체 직원의 70%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30대 직원이다”라며 “디지털 기기를 언제 어디서든 활용하는 업무 환경을 구축해 유연성을 높이면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근무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날 찾은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뱅크의 직원들도 우리나라 첨단 디지털 기업의 이미지에 맞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무실 환경에서 업무를 하고 있었다. 고동균(36) 카카오뱅크 뱅킹API개발팀 팀장은 “카카오뱅크 초기 시절인 2016년 직원이 수십 명일 때 입사했는데 30대 직원이 많았다”면서 “은행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새로운 시기에 프로그램 개발자로서 고객들의 불편한 점을 코딩으로 풀어보고 싶어 이 회사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기용(30) 카카오뱅크 금융서비스개발팀 매니저도 “과거엔 없었던 IT 기반의 금융권 회사인 카카오뱅크에서의 도전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대한민국의 30대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에 재빠르게 적응하며 성장기를 보낸 첫 IT 친화적 세대로, IT기업뿐 아니라 전통산업인 제조업에서도 ‘디지털 창의성(creativity)’을 발휘하며 우리나라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스타트업들의 30대 창업자들은 디지털 능력과 창의성을 활용해 신산업을 만들어가고 있고, 대형 IT기업과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30대도 혁신 코드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기에 축복받은 세대 = 최근 카카오뱅크와 현대자동차, 벤디스, 마이리얼트립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창업자 및 직원들을 만나 30대와 디지털 세상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산업이 디지털로 혁명적 전환을 할 시기에 30대가 최전선에서 변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축복받은 세대라고 입을 모았다. 조 대표는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새로운 기회에 베팅하는 마음으로 창업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동건(35) 마이리얼트립 대표도 “1990년대 중반 중학생 때 바깥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PC통신을 통해 충족시켰던 경험이 디지털 제품이 주는 매력에 빠져들게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신 매니저는 “어려서부터 가랑비에 옷 젖듯 체득된 디지털 생활 경험이 프로그램 개발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김윤혜(34) 현대자동차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책임매니저는 “자동차산업 마케팅에서도 디지털이 핵심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했다.

◇미래 디지털 사회의 ‘증폭자(amplifier)’ = 이들은 10∼20년 뒤 더욱 진전될 우리 사회의 디지털 미래에 지금의 30대가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는 디지털이 삶 곳곳에 녹아들어 소프트웨어(SW)가 주도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일치했다. 조 대표는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자 마크 앤드리슨이 2011년에 ‘소프트웨어는 왜 세상을 먹어치우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한 이후 10년 만에 SW가 주도하는 세상이 됐다”면서 “실제로 우리나라 기업들도 제조 중심 활동이 디지털, SW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미래는 모바일 기기를 들고 부동산을 거래하면 시세 정보가 기기에 자동으로 나오고 이후 은행에 가면 대출 정보를 바로 확인해볼 수 있는, 모든 것이 데이터로 연결돼 일상의 사소한 것까지 디지털로 전환된 세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미래에 지금의 30대가 디지털 대전환 효과의 ‘증폭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김 책임매니저는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는 미래에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이해하는 30대가 20대와 40대의 중간에서 디지털 전환의 증폭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신 매니저는 “지금의 40∼50대가 IT산업 터전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이들이 다진 기반에서 우리 30대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도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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