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이슈] 20대 남성은 왜 '설거지론'에 열광했나

김지선 2021. 11.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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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초(男超)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설거지론'.

열심히 노력해 좋은 직장에 다니는 순진한 남성이 젊은 시절 성적으로 문란했던 여성과 결혼하는 상황을 설거지에 비유한 것인데요.

설거지론은 '된장녀' 등 여성 혐오(여혐)의 연장이면서도 남녀갈등에서 비롯된 기존 여혐과 구분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전문가들은 퐁퐁남으로 지목된 기성세대만큼이나 20대 남성(이대남)이 설거지론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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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대부분은 그렇게 안 보는데 일부 극단적 세력 때문에 이슈화됐다"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부부가 된 건데 남자들만 불쌍하다는 건 이해 안 된다"

최근 남초(男超)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설거지론'.

열심히 노력해 좋은 직장에 다니는 순진한 남성이 젊은 시절 성적으로 문란했던 여성과 결혼하는 상황을 설거지에 비유한 것인데요.

여기서 파생된 '퐁퐁남'은 대개 공대 출신 대기업 직원으로, 아내에게 용돈을 타서 쓰면서 설거지로 대표되는 집안일까지 한다는 자조적 의미도 담겼죠.

이들이 주로 사는 신도시를 칭하는 '퐁퐁시티' 등 신조어가 쏟아졌고 '현타'(현실자각 타임)가 와서 이혼을 고민한다는 사연부터 퐁퐁남 여부를 판별하는 알고리즘까지 등장했습니다.

설거지론은 '된장녀' 등 여성 혐오(여혐)의 연장이면서도 남녀갈등에서 비롯된 기존 여혐과 구분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고소득 기혼남이 퐁퐁남이면 미혼남은 그보다 못한 도태남'이란 식의 남남갈등 양상도 보이기 때문이죠.

전문가들은 퐁퐁남으로 지목된 기성세대만큼이나 20대 남성(이대남)이 설거지론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합니다.

실제 설거지론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했는데요.

이들은 취업난, 주거난에도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배우자 조건을 요구받는 현실이 공정하지 못하다며 '데이트통장', '반반결혼'을 주창하기도 하죠.

작년 설문조사에서도 '경제적 부담'은 2030 미혼남이 비혼을 계획하는 가장 큰 이유였는데요.

언론학 박사 이경락 씨는 "기혼남이 처한 현실을 '신포도'라 깎아내리며 결혼할 여건이 안 되는 자신을 합리화하는 이대남이 설거지론 핵심 화자"라고 짚었습니다.

연애경험 많은 여성과 결혼하면 손해라는 '순결 이데올로기'와 능력 있는 남성과 결혼한 전업주부를 '취집', 즉 무임승차했다고 보는 시각이 섞여 있다는 분석인데요.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자신보다 윗세대 남성까지로 비하 범위를 넓힌 건 주류·제도권에 대한 박탈감, 위화감이 극에 달한 방증"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K를 생각한다'를 쓴 임명묵 작가는 "미디어가 묘사한 이상적 결혼 생활이 멀게 느껴지자 이대남이 '이미 식을 올린 너희도 별것 없다'고 꼬집는 것",'청년현대사' 저자 김창인 씨는 "이대남은 스스로를 사회적 약자로 규정하고 여성혐오를 정당화한다"고 각각 해석했습니다.

설거지론에 대한 이대남의 반응은 일종의 문화 지체 현상으로도 읽히는데요.

이대남은 가부장적 사회 유산과 성평등 가치관이 충돌하는 과도기에 있는 세대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 부양 의무에다 가사·육아 분담까지 당연시되고 가장 대접은 예전만큼 받지 못하는 유부남 선배를 보며 전통적 성역할에 가까운 전업주부를 '책임은 다하지 않고 권리만 누린다'고 비판한다는 것이죠.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맞벌이여도 남편은 주 소득자, 아내는 보완적 소득자였던 분리 규범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생긴 부적응"이라며 "젊은 남성에게 부담을 떠안기는 사회 구조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지선 기자 김이영 김민주 인턴기자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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