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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도 놀란 '한국 탈석탄 서명'..정부 "이행 약속은 아니다"

정진우 입력 2021. 11. 08. 00:02 수정 2021. 11. 08.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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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글래스고에서 진행 중인 제26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정부가 지난 4일 ‘글로벌 탈(脫)석탄 전환 선언’에 공식 서명한 뒤 내놓은 설명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가 “탈석탄 가속화라는 방향성에 동의한 것이지, 합의사항을 모두 따르겠다는 건 아니다”고 설명하자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에 약속해 놓고 이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국은 앞서 COP26에서 40여 개국과 함께 ‘주요 경제국은 늦어도 2039년까지 석탄 화력 발전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탈석탄 전환 선언에 동참했다. 정부 대표로 문승욱 산업부 장관이, 지역 단위론 구만섭 제주도 도지사 권한대행이 각각 서명했다.

하지만 정작 중국·인도·호주 등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과 심지어 2035년까지 발전부문에서 탈석탄을 하겠다고 했던 미국, 그리고 일본은 불참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한국의 서명에 대해 ‘놀라운 발표’라며 “한국은 2030년대에 석탄 발전을 완전히 폐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현재 한국은 신규 석탄발전소 7기를 건설 중이고, 이 중 강원도 고성과 충남 서천의 2기는 가동을 시작했다”며 “신규 발전소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없이 국제회의에서 탈석탄 시기를 대폭 앞당기는 선언에 동참한 건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국제선언에 동참만 하고 합의사항은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태도는 국격을 떨어뜨린다”며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탈석탄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석탄발전 비중은 40.4%(2019년 기준)로, 미국(24%)·일본(32%)·독일(30%)보다 높다. 이를 중단하려면 대규모 대체 에너지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선언문엔 ‘주요 경제국은 2030년대까지, 나머지 국가는 2040년대까지 탈석탄을 한다’고 돼 있다”며 “우리는 이미 2050년까지 석탄 화력 발전을 폐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주요 경제국이 아니라) 2040년대에 탈 석탄을 하기로 한 나머지 국가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언에서 한국을 ‘2030년대에 탈석탄을 하는 국가’라고 명시하진 않았다는 해명이다. 그러면서 “탈석탄 시점을 2030년대로 당길 수도, 그럴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박형수·정진우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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