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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본색]LG 방계가 LT의 대물림 준비성..쩐다!

신성우 입력 2021. 11. 0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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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LT①
LG 오너 3세 구본식, 2019년 희성에서 독립
분가 1년 前 후계자 구웅모 지배구조 꼭지점

이 집안, 대(代)물림의 준비성에 관한 한 엄지를 치켜세울 수밖에 없다. 황태자는 29살의 나이에 이미 계열 지배구조의 가장 높은 곳에 대주주로서 자리를 깔고 앉았다. 분가(分家)를 후계승계의 변곡점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보면 절묘하기까지 하다. 경영승계가 아직은 미완(未完)이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할 일이다. 재계 4위 LG의 방계가(家) ‘엘티(LT)그룹’ 얘기다. 

구본식 LT그룹 회장

LG의 ‘장자 승계’ 원칙과 세포분열

LG는 '손(孫)'이 많은 집안이다. 창업 1세대를 이은 2세대만 해도 47명이나 된다. 5대(代)까지 뻗어 내려간 범LG의 가계도를 A4용지 한 장에 그려 넣기는 어림도 없다. 형제간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을 법 하지만 적어도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은 LG에 통하지 않는다.

재계에서 현대·롯데·두산·효성·금호 등이 보여줬던 ‘형제의 난(亂)’을 LG의 74년 사사(社史)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유교 집안 LG의 기업 문화에 깔린 ‘장자(長子) 승계’ 원칙과 인화(人和) 정신, 이런 힘이 LG의 오늘을 있게 했다는 믿음은 일종의 신화처럼 굳었다. 

1969년 구인회 창업주 타계 이후 1970년 고(故) 구자경 명예회장→1995년 고 구본무 회장→2018년 구광모(44) 현 회장으로 이어지는 승계 구도는 LG의 장자 승계가 절대불변의 원칙임을 확인시켜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장자는 법’이다. 어느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집안 전통에 형제나 일가들은 철저히 따랐다. 그렇다고 마냥 순응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사세 확장의 산물(産物)을 이리저리 쪼개 섭섭지 않게 딴 살림을 내줬다. LS, LIG, LF, 아워홈, LB, 일양화학 등 수많은 범LG 가문이 달리 만들어진 게 아니다.  

적통 일가라고 예외일 수 없다. 더욱 철저했다. 3대 경영자 구본무 회장에게 경영 대권을 이양한 이듬해 1월 부친 구 명예회장은 아들 4형제 중 둘째 구본능(73) 희성그룹 회장을 일찌감치 독립시켜 본가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했다.  

2018년 6월 오너 4세 구광모 시대의 개막은 또 다른 분가의 도화선이 됐다. 절대 권력자 위에 ‘상왕(上王)’이 있을 수는 없다. 올해 5월 구광모 회장의 숙부 구본준(71) 회장의 ‘LX’ 계열분리는 너무나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29살에 지배구조 정점에 오른 황태자

LG에 4세 체제가 들어설 무렵, LG 방계가 희성에서도 세포분열이 일어났다. 둘째형 구본능 회장을 도와 희성을 이끌었던 막내 구본식(64) 회장이 독자경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LT그룹이 출범한 게 2019년 1월이다. 

신일고, 고려대 금속공학과 출신이다. 미국으로 유학해 미시간대 대학원에서 재료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1월 희성 출범 당시에는 한국엥겔하드(현 희성촉매) 이사를 거쳐 상무 자리에 앉아 있을 때였다. 이어 희성전자 사장을 지낸 뒤 2010년 6월 희성 부회장으로 승진, 희성의 ‘2인자’로서 경영전반을 총괄해왔다. 

반면 지금의 구본식 회장은 총자산 1조2000억원, 매출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중견그룹 LT의 사주(社主)다. 2021년 시공능력평가(토목건축) 순위 39위(1조1389억원)의 LT삼보(옛 삼보이엔씨)를 비롯해 LT메탈(희성금속), LT정밀(희성정밀), LT소재(희성소재) 등이 계열사들의 면면이다. 

이쯤 되면 적응이 될 법도 한데, 여전히 낯설다. LT삼보→LT메탈·LT정밀→LT소재로 연결되는 계열 지배체제의 정점에 구 회장의 2세가 단일 1대주주로서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어서다. 1남2녀 중 장남 구웅모(33)씨다. 

LT가 희성에서 독립하기 1년여 전(前)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정지작업 당시 구 회장이 후계자를 계열 지배구조의 꼭짓점에 올려놓는 승계의 지렛대로 활용한 데서 비롯된다. 황태자의 나이 29살 때다. 

재원(財源)을 놓고 물음표 세례를 쏟아낼 법 하지만 사실 자금은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철저한 준비성이 위력을 발휘했다. 대물림에는 늘 적잖은 세금이 따라붙게 마련이지만 이 또한 하등 걱정할 게 못됐다. 범LG 일가 특유의 재력을 감안하면 사실상 ‘우문(愚問)’에 가깝다.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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