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파리 간다".. 보복여행 기대감에 날아오른 항공주

장윤서 기자 2021. 11.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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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주, 실적 회복 기대감에 상승
항공 관련주 주가 선반영 정도 높아 투자 유의 지적도
롯데관광에 이어 한진관광도 프랑스 및 스위스 일주 상품을 진행한 가운데 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체크인 카운터에서 탑승객들이 수속을 밟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33)씨는 이달 프랑스 파리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이달 우리나라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을 펼치기에 앞서 프랑스는 지난 6월부터 외국인에 국경을 열었다. 프랑스 정부는 6월부터 한국을 비롯한 7개국을 ‘그린 존’으로 분류해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있다. 김씨는 “위드 코로나 정책 이후 그동안 코로나에 묶인 2년의 답답함을 만회하고자 출국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더 다양한 국가를 여행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정책이 본격화되고, 백신 접종자에 대한 입국 시 자가격리 면제 조치가 시행된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항공 관련주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덩달아 항공주들의 주가도 들썩였다.

지난 8일 대한항공(003490)은 전 거래일 대비 1050원(3.49%) 오른 3만1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진에어(272450)는 전 거래일 대비 10.26%, 제주항공(089590) 5.21%, 에어부산(298690)은 5.23%, 티웨이 3.1%, 아시아나항공(020560) 1.82% 상승 마감했다.

항공주 상승은 위드코로나 시행에 따른 트래블버블 체결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임상 결과를 지난 5일 발표한 것도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팍스로비드의 효과는 미국 제약사 머크의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50%)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민식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치료제 발표와 동시에 미국 리오프닝 종목인 항공, 여행 등 관련종목 주가가 상승했다”면서 “국내에서도 잠재된 해외여행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5일 기준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리오프닝 관련 주식들이 상승세를 보였다.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은 7% 뛰었고, 유나이티드 에어는 7.3%, 아메리칸에어라인도 5% 급등했다. 여행업체 익스피디아는 15.7% 급상승했다.

국제선 여객 증가도 이러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및 인천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10월 기준 전국 공항의 국제선 여객(유임여객·무임여객·환승여객)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31만3000명을 기록했다. 2019년 10월 대비 여객 수는 4% 수준이나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특히 ‘트래블 버블’ 효과를 보는 사이판과 괌 등 휴양지 노선 탑승객이 느는 추세다. 인천~사이판 노선 탑승객은 9월 1400명에서 10월 3900명으로 178%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인천~괌 노선은 2100명에서 2700명으로 28.5% 늘었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관리에 대한 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 격리를 면제해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괌·사이판·하와이 등 운항을 재개하거나 준비 중이다. 대한항공은 이달 미국 하와이·호주 시드니·뉴질랜드 오클랜드 노선을, 아시아나항공은 12월 괌 노선을 주 2회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달 하와이 노선 운항을 검토 중이다. 진에어도 괌 노선을 주 2회 일정으로 운항하고 있다. 제주항공도 오는 25일 괌 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잠재된 해외여행 수요는 충분하다는 점에서 향후 여객 수송량은 운항 재개 규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라며 “2022년 연간 국제선 여객 수요는 2019년 대비 50%까지 회복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다만 출입국 규제가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풀리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제주항공·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LCC)에는 불리한 여건일 수 있다.

국제선 운항이 잇달아 재개되면서 항공 수송량도 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28만9541톤으로 전년 대비 11.8%, 전월 대비 1.4%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국내 항공사들의 물동량은 전년 대비 대한항공 11.2%, 아시아나항공 1.9% 증가했다.

다만 항공주의 주식 선반영 정도가 높아, 주가 전망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항공 관련 기업의 완전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걸린다는 얘기다. LCC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고, 국제선 여행수요 회복도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어서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는 분명 주식시장에 호재로, 내수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지만 주의할 것은 실물의 개선에 비해 관련 주식의 선반영 정도가 높다면 위드 코로나 동력이 크다고 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정부와 언론에서 트래블 버블을 말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의미 있게 상승한 지 아직 세 달 밖에 되지 않았고 운항 재개가 실제 손익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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