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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높은데 금리 왜 높지?..대출상식 깨진 이유는

김혜순,서정원 입력 2021. 11. 11. 17:30 수정 2021. 11. 1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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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금리 3.58%까지 낮춰
정부 가계대출 옥죄자
시중은행 고신용자 부담늘려
시장 왜곡·부실대출 우려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신용도가 높은 고신용자의 금리는 오르는 반면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저신용자 금리는 반대로 내리는 등 신용도와 대출 금리가 거꾸로 가는 시장 왜곡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라는 두 가지 숙제를 받은 인터넷은행들이 대출 총량을 억제하기 위해 고신용자 금리를 올려 디마케팅(Demarketing)하는 반면 중·저신용자에게는 인센티브(보상책)를 부여하면서 발생한 결과다.

11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상품(신용대출·신용대출 플러스·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일제히 내린다고 밝혔다. 일반 직장인을 대상으로 많이 판매되는 신용대출 상품의 경우 중·저신용자 적용 구간에서는 1.5~2.3%포인트 금리를 내린 반면 고신용자 적용 구간에서는 대출 금리를 높였다. 은행 관계자는 "고신용자는 대부분 최저금리 근방에서 대출을 받게 되는데 신용대출 최저금리가 지난 10일 연 2.99%에서 11일 연 3.38%로 하루 새 0.4%포인트가량 올랐다"고 설명했다.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신용대출 플러스 상품은 전 구간 금리가 인하됐다. 중·저신용자 금리는 이전보다 최대 3.27%포인트 인하됐다. 11일 기준 신용대출 플러스 최저금리는 연 3.58% 수준이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고신용자 대출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다 최근에는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아예 막아버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1·2등급 이용자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9월 연 2.36%에서 올해 9월 연 3.52%로 1.16%포인트 올랐다.

이들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같은 기간 연 2.79%에서 연 3.92%로 올랐다. 반면 신용등급 3·4등급 중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는 연 4.07%에서 연 4.47%로, 5·6등급 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는 연 5.63%에서 연 5.90%로 오르는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인터넷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확대에 잰걸음을 내는 건 금융당국과 약조한 중신용대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2017년 출범 당시 카카오뱅크·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4년간 실제로는 고신용자 대출이 많았다. 결국 지난 5월 당국은 인터넷은행들에 연도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계획을 수립하게 하고 미이행 시 신사업 인허가 등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대출 이자 2개월 캐시백'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신규로 신용대출, 신용대출 플러스, 비상금대출, 사잇돌대출 등 4개 상품을 이용하는 중·저신용 고객에게 총 두 달치 이자를 지원해준다.

다만 기계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맞추는 데 대한 우려가 잇따른다. 대출 실행에 신용도 외 외부 요소가 개입돼 부실 대출이 늘어나고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9월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1년 9월)' 보고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가 연체율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과거 통계 등을 활용해 계산해보면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계획대로 확대할 경우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7%에서 올해 말 1.3%로 증가하고, 2023년에는 2.2%까지 늘어난다는 것이다.

[김혜순 기자 /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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