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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리의 잇(IT)트렌드] 이제 세상에 '페이스북'이란 회사는 없다고?

권택경 입력 2021. 11. 1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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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전국 직장인, 그중에서도 열정 하나만으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대리님들을 위한 IT 상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점심시간 뜬금없는 부장님의 질문에 난감한 적 있잖아요? 그래서 저 송대리가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부장님, 아니 더 윗분들에게 아는 ‘척’할 수 있도록 정보 포인트만 쏙쏙 정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테슬라, 클럽하우스, 삼성, 네카라쿠배 등 전 세계 IT 소식을 언제 다 보겠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피곤한 대리님들이 작게나마 숨 한 번 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1. 페이스북이 회사 이름을 바꿨다며?

네, 맞습니다. 페이스북의 연례 행사인 '커넥트'가 지난 미국 시간으로 지난달 28일에 열렸는데요. 여기서 새 사명이 공개됐습니다. 이제 페이스북이 아니라 메타(Meta)입니다. 메타버스할 때 바로 그 메타죠. 실제로 주식 종목 코드, 티커(Tiker)라고 하죠. 이것도 12월 1일부터 바뀌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딴 FB였는데 이제 MVRS입니다. 메타버스(Metaverse)에서 따왔다는 걸 알 수 있죠.

출처=메타

2. 그럼 이제 페친(페이스북 친구)이 아니라 메친이라고 해야겠네?

하하, 안 그래도 그런 농담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페이스북 친구가 아니라 메타 친구니깐 메친, 페이스북 메신저가 아니라 메타 메신저니깐 메메 아니냐고요. 이외에도 미국 햄버거 체인점인 웬디스는 공식 SNS 계정 이름을 미트(Meat, 고기)로 바꾸고 “사명을 미트로 바꿨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메타 철자 순서를 바꿔서 패러디한 거죠. 심지어 메타가 히브리어로 ‘죽은’이라는 뜻이래요. 그러다 보니까 이스라엘에서는 ‘페이스북이 죽었다’며 놀리기도 한답니다.

페이스북 사명 변경을 패러디한 웬디스 공식 트위터 계정 (출처=트위터 캡처)

그런데 앞으로도 계속 페친, 페메라는 표현은 계속 쓰셔도 될 거 같습니다. 기업명만 ‘메타’로 바꿨을 뿐 SNS인 ‘페이스북’ 이름은 여전히 ‘페이스북’ 그대로거든요.

좀 조롱거리가 된 느낌은 있지만 어쨌건 페이스북의 새 이름이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주목받고 있다는 뜻 같습니다. 굉장히 파격적인 건 맞으니깐요. 페이스북이 메타버스에서 따온 메타로 이름을 바꾼 건 이제 페이스북이 중심이 되는 SNS 회사가 아니라는 선언입니다. 메타버스를 주도하는, 메타버스 하면 떠오르는 그런 기업이 되겠다는 거죠.

3. SNS 회사인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로 가려는 이유는 뭘까?

페이스북이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고 핵심 미래 먹거리로 밀고 있다는 건 사실 비밀이 아니었죠. 저커버그는 그동안 온라인 세상은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등 2D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3D로 구성된 메타버스의 시대로 갈 것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그러니깐 SNS를 포함한 인터넷의 다음 형태가 메타버스가 될 거라는 거죠.

그동안 VR, AR,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담당했던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 (출처=메타)

얼마나 이 메타버스를 강조하고 싶었던지 1시간 조금 넘게 이뤄진 이번 발표에서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20번이나 언급했습니다. 현재 페이스북의 핵심 수익원인 광고를 28번 언급했다고 하고요. 비슷한 빈도죠. 그만큼 페이스북의 향후 사업에서 ‘메타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이란 의미겠죠.

그런데 이번에 페이스북이 이름을 바꾼 게 ‘시선 돌리기’를 위한 게 아니냐는 말도 많이 나옵니다. 사실 지금 페이스북이 창사 이후 최대 위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안 좋거든요. 여전히 돈은 많이 벌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윤리성 부분에서 나왔습니다.

데이터 전문가로서 페이스북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했던 프랜시스 하우겐이란 분이 있는데요. 이 분이 페이스북이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알고도 수익을 위해 가짜 뉴스, 혐오 발언 등 유해한 콘텐츠를 방치하거나 오히려 더 확산시켰다고 고발한 겁니다. 관련한 페이스북 내부 문건도 유출됐고요. 이 내용이 언론에서 보도되고, 의회 청문회에서도 다뤄지면서 페이스북은 그야말로 십자포화를 맞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윤리 경영이 중요해지고, 빅테크 기업들의 해악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시점에서 이런 논란에 휩싸인 건 정말 치명적이죠. 그래서 이번에 이름을 바꾼 게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려는 의도가 있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페이스북 내부 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 (출처=C-SPAN)

4. 그래도 사명 바꾸는 건 쉽지 않았을 텐데, 그만큼 메타버스에 큰 가치가 있다는 거겠지?

맞습니다. 그동안 페이스북이란 브랜드를 알리는 데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지 않았겠습니까? 페이스북 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 정도인데 이 브랜드를 버리고 새 이름을 내세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그만큼 페이스북이 메타버스에 진심이라는 얘기도 되겠죠.

사실 여전히 메타버스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있는데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요. 이 영화에 나오는 것과 같은 가상현실을 실제로 구현하겠다는 게 페이스북이 말하는 메타버스에 가장 가깝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인터넷을 했잖아요? 그런데 이제 가상현실(VR) 기기나 증강현실(AR) 기기 같은 걸 쓰는 거죠. 그걸 쓰고 가상현실 안에서 회의를 한다거나, 친구와 대화하거나, 가상현실에서 전화를 하거나 받기도 하고요. 운동이나 게임도 가상현실 안에서 이뤄지고 물건을 사고파는 경제 활동도 일어나는 겁니다.

출처=메타

일부는 지금 기술로도 구현 가능한 거지만, 새로운 기기나 기술이 필요한 기능도 많습니다. 5년, 7년 후의 미래 청사진까지도 미리 제시한 거죠. 페이스북은 몇 년 전부터 메타버스 구현에 필요한 여러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데 투자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핵심이 될 VR 헤드셋도 새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고요. 일단은 ‘캄브리아’라는 프로젝트명만 공개됐는데요. 착용자의 표정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메타버스 속 아바타를 좀 더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기능 등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실물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AR 안경도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5. 메타버스를 이용하면,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도 같은 장소에 있는 것처럼 소통할 수 있다는 거지?

물론입니다.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일종의 콘셉트 영상을 보면요. 오프라인에서 콘서트를 보던 사람이 집에서 온라인 중계로 콘서트를 보던 친구에게 초대장을 보내니깐 친구가 홀로그램 아바타 형태로 콘서트 현장에 나타납니다. 초대받은 친구는 VR 기기를 끼고 마치 실제 콘서트 현장에 있는 것처럼 콘서트를 즐기고요. 콘서트가 끝난 후 열리는 애프터파티는 아예 메타버스 속에서 열립니다. 각자 집에서 VR 기기를 쓰고 참가하는 거죠. 현실과 가상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연결이 되어있는 겁니다.

출처=메타

메타버스 안에서 경제적 활동도 이뤄지고요. 실제로 이날 발표에서 메타버스 안에서 NFT(대체불가토큰) 자산도 사고팔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면 메타버스 속에 마치 싸이월드 ‘미니룸’같은 나만의 공간이 있잖아요? 여기에 이런저런 물건을 배치해서 꾸밀 수 있는데요. 여기에 NFT 예술품 같은 걸 전시할 수도 있는 거죠. 계속 소장을 하다가 가치가 오르면 다시 팔 수도 있고요. 물론 옷이나 장신구 같은 걸 사서 아바타를 꾸밀 수도 있고요.

6. 얘기만 들으면 재밌을 거 같긴 한데…정말 그런 세상이 올까? 메타버스가 대체 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여전히 많잖아.

사실 AR이나 VR 기술 같은 건 1~2년 전에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고 10년 이상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때까지 그렇게 크게 발전하거나 주목받지는 못했죠. 그런데 중요한 건 페이스북, 그러니깐 메타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거대한 기업이 지금 이걸 핵심 미래 먹거리로 밀면서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내년에만 100억 달러(약 11조 7950억 원) 이상 돈 쓴다고 하고요. 앞으로 5년 동안 유럽에서 1만여 개 이상의 메타버스 관련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나름 사활을 걸고 있는 거죠.

물론 아직 페이스북이 제시하는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와닿지 않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이게 기기가 아직 많이 보급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아직까진 가격도 비싸고 활용성도 아직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거든요. 메타가 그나마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좋은 VR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2’를 판매하면서 보급률을 끌어올리고 있긴 한데 아직 VR 기기의 전 세계 보급률은 5%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그러다보니 메타버스라는 걸 와닿게 설명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인터넷을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에게 스마트폰이 무엇이고 앱이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면 아무래도 어렵겠죠.

오큘러스 퀘스트2. 페이스북이 사명을 바꾸면서 오큘러스 브랜드도 앞으로는 '메타'로 불릴 예정이다 (출처=메타)

그런데 사실 스마트폰도 2008년에는 국내 보급률이 한 자릿수도 안 됐거든요. 그러다가 2010년 들어 급격하게 올라가더니, 2012년에는 60%가 넘었고요. 이제는 아시다시피 안 쓰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VR 기기도 언젠가 그렇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죠.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항상 예상보다 빠른 법이니깐요. 물론 메타가 얼마나 혁신적이고 매력적인 제품, 서비스를 내놓느냐가 관건이 될 거 같습니다. 저커버그의 새로운 모험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네요.

송태민 / IT전문가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다양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현재 KBS 라디오 ‘최승돈의 시사본부’에서 IT따라잡기 코너를 담당하고 있으며, '애플워치', '아이패드 미니', '구글 글래스' 등의 국내 1호 구매자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를 IT 얼리어답터이자 오타쿠라고 칭하기도. 두 딸과 ‘루루체체 TV’ 유튜브 채널, 개그맨 이문재와 ‘우정의 무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어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며, IT 전문서, 취미 서적 등 30여 권을 집필했고, 음반 40여 장을 발표했다.

정리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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