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본부장 리스크' 태풍될까 미풍될까

정용인 기자 2021. 11. 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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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월 10일 오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하려 했지만 광주지역시민단체의 항의에 막혀 묘역 근처에서 묵념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만나긴 했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중앙지검장할 때.” 11월 10일 기자와 통화한 주역학자 서대원씨(73)의 말이다. ‘패턴’은 과거 천공스승이 언론인 최보식씨와 인터뷰할 때 밝힌 경위와 유사하다. “그때 양재동에서 열린 포럼에서 강의했습니다. 강의할 때 부인 김건희씨가 듣고 자기 남편을 만나달라고 했어요. 처음에는 거절했습니다. 재차 부탁하길래 한 번 만났어요. 내가 그때 윤석열씨를 보고 ‘당신은 총장이 될 것이다’라고 말은 했습니다. 그러니 ‘나는 기수가 늦는데, 내가 총장이 되면 무리가 오니까 지금 거절하면 다음에는 기회가 오겠습니까’라고 묻길래 이번에 거절하면 다음에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잘 알겠다’고 답하더군요.”

서씨는 총장이 된 후에도 한 번 더 만났는데, 그다음에는 연락이 와도 자신이 피했다고 덧붙였다. “솔직히 그런 사람을 통해 내가 마케팅할 일 없잖습니까. 내 나이가 일흔셋이오. 살면 얼마나 더 살겠습니까. 혼탁한 세상사에 들어가 방송이나 신문에 나면 좋겠어요?” 그는 역학(易學)이란 스스로 배워 자기의 길을 판단해야 하며, 판단하기 어렵고 애매할 때 좋은 선생을 만나 충고를 들었다면 비밀로 해야지 발설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0월 15일 ‘윤석열과 부인·장모에 드리운 역술·무속 그림자’라는 기사를 냈다. 기사는 정치권 인사의 전언을 빌려 윤 전 총장의 사주를 본 서씨가 대통령이 안 된다고 했는데, 부인 김건희씨가 ‘서씨가 우리 남편이 대통령이 된다’고 자랑을 해 그가 분개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윤석열 후보의 사주를 본 일 있습니까.

“없었어요.”

-선생님이 윤 전 총장의 사주를 봐서 대통령이 안 된다고 했는데 부인 김건희씨가 우리 남편이 대통령이 된다고 자랑을 해 선생님이 분개했다는 정치권 전언에 대한 보도는요.

“사실이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 대선레이스가 펼쳐졌는데 당신은 되고 누구는 안 된다고 그런 소리를 하겠습니까. 김건희씨를 통해 만난 것은 사실인데 그런 이야기가 도는 건 낭설입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당부를 덧붙였다. “역학 쪽 이야기가 혹세무민하는 데 제일 많이 쓰입니다. 윤석열 후보 손바닥에 왕(王)자가 논란이 됐는데 쓸데없는 짓을 해서 좋은 지지율을 다 깎은 겁니다. 후보들로서는 얼마나 자기가 제시하는 정책이 국민에게 설득력 있는지로 승패를 가려야 해요.” 행여나 요행에 기대면 안 되며 실력이 중요하다는 상식적인 조언이다.

■끊이지 않는 무속인 논란, 진실은

11월 5일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서 최종후보가 되면서 여야 대진표가 확정됐다. 컨벤션 효과가 없었던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컨벤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안철수·심상정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4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5~10% 포인트 이상 윤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컨벤션 효과는 큰 행사 직후의 일시적 상승효과로 그칠 것일까. 2~3주가 지나면 다시 양자대결 접전 구도로 돌아가는 것일까.

“화천대유 대장동 문제와 소위 ‘본부장’이라고 그러죠? 본인의 비리, 부인의 비리 그리고 장모의 비리를 묶어 본부장 비리라고 부르던데 이거와 묶어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봅니다.” 11월 10일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말이다. 이 후보 자신에게는 화천대유·대장동 리스크가 넘어서야 할 산이고 윤석열 후보는 본인과 부인을 비롯한 장모, 즉 처가리스크를 넘어서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앞선 무속인 관련 의혹은 엄밀히 말해 비리에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다. 후보자 개인의 취향이나 관심사일 수는 있다. 굳이 따지자면 대통령 후보 자격 내지는 자질에 대해 제기되는 의문이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논란이 된 천공스승 관계가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경향신문은 검찰총장 사퇴 직후인 지난 4월 쓴 ‘윤석열의 사람들? 검증해보니…’ 기사를 통해 전후사정을 취재해 밝힌 바 있다. 당시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있는 천공스승의 정법강의 영상 중 주목한 대목은 그가 2월 17일 올린 영상에서 “2025년 가을, 9월에 대한민국이 통일된다”고 언급한 것이다. 예언(!)이 실현된다면 다음 대통령의 임기 내가 된다. 김건희씨나 윤 후보가 천공스승의 발언 중 주목한 부분이 있다면 아마도 그의 국운 예측일 것이다. 서씨는 “주역에서 중요한 것은 우주와 세상의 흐름 그리고 자기 자신의 길을 아는 것인데 역학적으로 몇월 몇시에 어떤 사건이 벌어진다고 할 수 없다”며 “북한 정권의 붕괴와 같은 주장은 역학의 영역이 아니라 신기에 가까운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 주변의 무속인 구설은 더 있다. 부인 김건희씨와 연결해준 것으로 돼 있는 무속인 무정스님(심무정·심희리씨) 관련은 더 오래된 의혹이다. ‘심무정’이라는 이름은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의 약속 다이어리에도 윤 후보와 함께 여러건 발견된다. 무정스님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그가 개설한 페이스북 페이지가 남아 있는데, 2012년 이후 업데이트 흔적은 없다. “뭐 삼부토건 공사입찰금을 찍어주고 호텔 입지도 선정해줬다고 하는데, 입찰금액을 면밀히 뽑아내 견적을 주는 것도 아닐 텐데 조언이 어떻게 가능하겠느냐.” 그와 친구로 등록돼 있는 전 삼부토건 직원 ㄱ씨의 말이다. “과거 해외건설 현장소장을 할 때 회장과 함께 방문한 것에 대한 기억은 있다. 페이스북 친구도 그때 맺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도 안 쓴 지 7~8년 되는 것 같다.” 무정스님 관련에 대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것은 현시점까지 끊이지 않는 ‘처가개입설’의 첫 단추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무정스님과 강원도 동해의 건설업자 황하영씨·황씨 가족과 윤 후보 부부와의 관계는 후보가 확정된 현시점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의혹의 불씨를 남기고 있다.

윤석열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를 연결시켜준 것으로 알려진 역술인 무정스님(심무정· 심희리씨). 지난 2012년 SNS를 개설해 잠깐 활동했으나 현재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사진은 심씨가 2012년 9월 SNS에 올린 프로필 사진이다. / 심희리 페이스북


■여전히 계속되는 주변인사 논란

지난 7월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과 윤석열 지인 황 사장의 수상한 관계’ 보도 당시 김병민 대변인은 “윤석열캠프에는 삼부토건 관련자들이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윤 후보를 수행하던 황씨의 아들은 더 이상 캠프 멤버 명단에는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후에도 여러 언론의 추적보도에서 아들 황씨가 윤 후보의 지근거리에서 수행하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사실 기사를 보고 우리도 깜짝 놀랐다. 황씨(황 사장의 아들)가 평소 윤 후보 호칭을 ‘삼촌’, 김건희씨를 ‘작은엄마’라고 해서 우리도 진짜로 친인척인 줄 알았다. 그래서 언론에도 윤 총장의 운전은 조카가 맡고 있다고 나갔던 것이다.” 기사 노출 직후 만났던 캠프 인사 ㄴ씨의 말이다. 그런데 복수 캠프 인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 ‘패밀리’ 논란은 그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ㄴ씨는 “기사 후 내부에서 문제가 되자 황씨는 (당시 수감돼 있던) 장모 최모씨의 옥바라지를 위해 만든 오피스텔로 출근했다”라며 “언론에서 황씨의 존재에 대해 문제 삼는 분위기지만 캠프에서는 ‘가족 문제’라며 일절 대응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른바 ‘개 사과 논란’도 마찬가지다. 심야시간에 토리 인스타그램을 통해 등록된 사진과 관련 “인스타그램을 관리하는 캠프 측에서 실수로 올린 것”이라는 초기 해명에 대해 올린 시간이나 사진 분석상 반려동물을 키우는 부인 김건희씨가 관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었다. 현재는 폐쇄됐지만 과거 이 계정에 속옷 차림의 윤 후보 사진이 올라온 것 등을 볼 때 사진을 찍은 사람도 캠프 직원이 아닌 부인이며, 개 사과 사진을 찍은 장소도 캠프가 아닌 윤 후보의 집일 것이라는 추론이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캠프 측은 사진을 찍은 장소는 “서초동에 있는 사무실”이며 “윤 후보 부인은 개를 데려다줬고 사진을 찍은 사람들은 캠프 직원”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캠프 측의 말은 조금씩 바뀌었다. 소위 리스크관리가 되지 않은 것이다. 당장 “캠프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밖에서 발생한 사건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최종적으로 사진을 찍은 장소는 윤석열 후보의 집 아크로비스타 지하 1층에 있는 부인 김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이며, 사진을 찍은 사람도 코바나컨텐츠 직원 2인으로 캠프 측은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해명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문제가 남는다. 부인 김씨 소유 사무실은 캠프 사무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을 운영한 사람들이 코바나컨텐츠 직원들이라면 이 직원들은 캠프에 등록된 구성원이라고 할 수 있을까. 11월 9일 기자가 접촉한 전 국민캠프 인사는 “대선의 경우 워낙 많은 사람이 캠프에 들락거리다 보니 어디까지 참여가 캠프 직원 또는 구성원으로 봐야 할지 애매한 구석은 있다”라면서도 “토리 인스타그램 운영의 경우 서초동에 일임하고 있던 것은 사실인데, 윤 후보가 사진은 자신의 지시로 올렸으니 자기 책임이라고 여러차례 밝히지 않았냐”고 말했다.

“사과는 개나 줘버려!” 논란을 일으켰던 토리 명의의 인스타그램 계정 사진. 이 계정은 현재는 삭제됐다. / 경향 자료 사진


문제는 이 인사가 거론한 ‘서초동’이다. 리마빌딩에 있던 국민캠프의 통제를 받지 않은 별도의 직계 선이다.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김건희 비선라인’ 논란이다. 논란의 중심엔 과거 대기업 홍보팀에서 일한 적 있다는 김건희씨의 친오빠 김모씨가 있다. 11월 8일 공식해산한 리마빌딩의 국민캠프 바깥에서 독자적인 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씨와 관련된 구체적인 인사들의 실명도 캠프 주변에서는 거론되고 있다. 윤 후보의 법대 출신 동기와 정치인 그리고 과거 검찰 재직 시 검사 출신 부하직원들 3~4명이 이 서초동 비선라인의 멤버로, 국민캠프의 법률대응팀과 상의없이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캠프 주변 김건희 비선라인?

“경선 후 선거대책본부를 둘러싸고 앞으로 벌어질 갈등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준석·김종인과 이른바 김건희 라인과의 한판 승부가 될 것이다.” 윤 후보 주변 인사의 전언이다. 이 인사의 말에 따르면 원래 소위 ‘김건희 라인’에서 밀던 안(案)은 권성동 사무총장, 장재원 비서실장이었는데 이준석 당대표의 반발과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선대위 재구성을 포함한 전권 행사를 요구하고 있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저지에 밀려 차질을 빚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사실상 전권이 당대표로부터 후보자에게 넘어간다. 김건희 측에서 초기에 밀었던 안은 윤석열 후보자를 등에 업고 지방선거 공천학살이 예정돼 있었다. 이준석 당대표·김종인 쪽에서 거기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과연 그럴까.

“사실 이해가 되지 않은 측면은 있다. 본인의 자필 이력서를 저희가 봐도 초등학교 실기강사를 하긴 한 것 같다. 그런데 다른 문제는 일체 설명을 요구해도 하지 않는다. 캠프 측에서도 대응을 안 하는 게 작전인 것 같다. 김건희와 관련해선 그쪽 캠프 내에서 무언의 금기가 있는 것 같다.” 11월 10일 기자가 접촉한 안민석 의원실 관계자의 말이다. 안 의원실에서는 문화체육부 국정감사에서 김건희씨의 경력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국감 마지막 날 자료가 왔고 면밀한 검토 과정을 거쳐 학력위조 관련 입장을 냈지만 윤 후보 측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굳이 그럴 필요까지 없는데 이력을 항상 이상하게 쓰고 있다. 여상을 여고라고 쓴다던가, 강사를 교수로, 서울대 전문경영을 경영학과로 쓰는 것들 말이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는데 왜 그렇게 했는지 해명을 요구했지만 해명이 돌아올 것 같진 않다.”

학력위조 논란보다 더 시급한 사안은 당장의 검찰조사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이 김건희씨와 관련해 수사하고 있는 형사사건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사건과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뇌물수수 의혹의 2건이다. 장모 최모씨 관련으로는 불법 요양병원 설립, 요양급여 부정 수급, 은행잔고증명서 위조사건 등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노덕봉씨 등이 제기한 경기도 양주 추모공원 사업관련 의혹은 현재 서울경찰청이 수사 중이다. 윤석열 후보 본인도 윤대진 검사장 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의혹이 중앙지검에서, 대장동 개발 관련 옵티머스 부실 수사의혹과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방해 의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수사 중이다. 여기에 공수처는 11월 8일 이른바 ‘판사 사찰 의혹’과 관련해서도 “관련자 중 1인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10월 22일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하고 국민의힘 경선 직후인 11월 5일 고발인에게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사법당국 입장에서는 윤석열 후보 본인과 부인·장모 관련 사건 수사가 대선이라는 정치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피해야 한다. 따라서 이들 사건은 어떤 식으로든 대선 입후보 제한을 받는 자의 사직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선거 90일 전, 다시 말해 12월 9일 전에 일단락을 지어야 한다. 즉 사건과 관련해 윤 후보 자신이나 부인 등의 출두조사 등이 필요하다면 적어도 12월 9일 전에는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뜻이 된다. 현시점에서 한달도 안 남았다.

형사사건 관련 등의 ‘윤 후보 본인과 처가리스크’는 지지율 등락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윤석열 리스크, 나올 건 다 나왔다”

“윤석열 리스크는 현재 지지율에 거의 다 반영됐다. 사실이든 아니든 나올 것은 이제 거의 다 나왔다고 봐야 한다. 만약 치명상을 줄 것이 남았다면 벌써 꺼냈을 것이다. 우리로서는 지금부터 나오는 이야기는 조작이거나 주변부적인 것에 불과할 것으로 본다.” 윤석열 국민캠프에서 정책총괄팀장을 맡았던 김장수 제3정치연구소 소장의 말이다. 그는 ‘태풍’과 ‘화살’의 비유를 꺼내들었다. “앞으로 나올 네거티브, 이른바 검증은 안 먹힌다. 지난 4·7 재보궐선거 때 박형준 부산시장이나 오세훈 서울시장선거 때 이미 드러난 사실이다. 국민은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데 그 열기가 뜨거운 것이다. 이쪽에서 태풍을 부는데 저쪽에서는 화살을 날리는 것이다. 과연 그 화살이 상처를 줄 수 있을까.” 여론조사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데이터가 실제 민심을 반영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미국에서도 이른바 리버럴 바이어스(liberal bias)라고 해서 진보성향을 갖는 중산층이 의견을 적극 개진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소위 대졸 출신의 좌파기득권, 학교 좋은 데 나오고 공무원, 대기업, 정규직이 과다표집되고 있다. 문제는 여론조사로는 잡히지 않는 바닥 민심이다.” 과연 그런 것일까.

핵심의혹은 거의 지지율에 반영됐기 때문에 윤 후보 지지율에서 급락은 없을 것이고, 오히려 지금 나타나고 있는 지지율 격차가 상당히 오래갈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대체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경우 아직 경선 후유증이 복원되지 않고 있고 심각한 것은 2030세대, 특히 20대 여성 그룹의 이재명 비토정서가 상당히 강하다는 점”이라며 “윤석열이나 본인의 가족 악재가 당장 터지지 않으면 11월 5일 선출효과의 추세는 상당히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권 측 선거전문가들은 어떻게 말할까. 윤석열 캠프에서 비전전략실장을 맡았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윤 후보 본인이나 처가 문제는 검찰이 칼자루를 쥐고 있으니 결과가 빨리 나와야 정리될 문제”라며 “윤 후보 본인이 문재인 정권이 오래전부터 가장 위험한 상대로 찍은 인물로 저들이 만들어낸 가공의 프레임이기 때문에 리스크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캠프에서 청년특보를 역임한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이른바 윤석열 본인·처가 리스크와 관련 “아무리 검찰과 공수처가 털어도 나오는 것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무리한 관권 선거를 시도하면 할수록 과거 검찰총장 재직 시 핍박받았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국민이 여당을 심판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X파일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결과적으로 사법적인 리스크, 경찰·검찰·공수처에서 문제 삼으려 계속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윤석열 본인과 처가리스크는 상존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김건희 비선라인 의혹과 관련해 그는 “지금으로서는 언제나 후보들은 가족과 관련된 리스크가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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