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에 약까지 먹어요"..왕릉 옆 아파트 입주예정자들 호소

홍현기 2021. 11. 14. 13:2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입주가 지연되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약까지 먹고 있어요."

14일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열린 아파트 건설사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입주예정자들은 하나같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하소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건설사 간담회 참석 주민 "입주 지연되면 어디서 살지 막막"
김포 장릉 옆 아파트 입주예정자-건설사 간담회 [촬영 홍현기]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입주가 지연되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약까지 먹고 있어요."

14일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열린 아파트 건설사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입주예정자들은 하나같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하소연했다.

이들이 입주하려고 했던 아파트는 조선 왕릉인 김포 장릉 인근 문화재 보존지역에서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건립됐다는 이유로 철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문화재 보존지역에 포함되는 아파트는 3개 건설사의 3천400여 세대 규모 44동 가운데 19개 동이다.

이 중 문화재청의 명령에 따라 지난 9월 30일부터 공사가 중지된 대광이엔씨(시공 대광건영)와 제이에스글로벌(시공 금성백조) 등 2개 건설사가 이날 주민 간담회를 열었다.

대광이엔씨가 시행하는 아파트 9개 동(735세대) 중 9개 동, 제이에스글로벌의 12개 동(1천249세대) 중 3개 동(244세대)의 공사는 문화재청 명령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중단됐다.

김포 장릉 옆 아파트 입주예정자-건설사 간담회 [촬영 홍현기]

이날 간담회에서 만난 입주예정자 김현주(40)씨는 "현재 전세를 살고 있으며 집주인이 들어온다고 해 내년 7월 입주 시기에는 무조건 나가야 한다"며 "입주가 지연되면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이어 "초등학생인 자녀가 내년에 전학을 갈 수 있느냐고 물어봐도 확답을 할 수 없고 자녀들이 어른들보다 더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저도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약을 먹으며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이들 2개 아파트단지의 입주예정자들은 연설문을 통해 "문화재청, 인천도시공사, 인천 서구청, 건설사의 안일하고 성급한 행동으로 인해 국가의 주택공급정책에 따라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입주예정자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예정된 시기에 입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향후 계획은 밝히지 못했다.

앞서 건설사들은 아파트 외벽 색상과 마감 재질 교체 등의 내용을 담은 개선안을 제출했으나 지난달 28일 문화재위원회는 보류 결정을 내렸다.

문화재청은 건물 철거·높이 하향 조정·장릉과 아파트 사이 나무 심기 시뮬레이션 등을 진행하고 있다.

금성백조 관계자는 "편파적인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지 못하게 자체적으로도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문화재청은 철거를 고집하고 있으나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예정된 시기에 입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대광건영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공사 중지 명령과 관련한 가처분 신청 항고심을 진행 중이며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철거 가능성에 대해선 절대 인정할 수 없으며 끝까지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건설사의 아파트 대상지는 경기도 김포시 장릉 반경 500m 안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있어 높이 20m 이상 건축물을 지으려면 문화재청 심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심의 없이 아파트 골조가 이미 지어져 장릉 능침에서 앞을 바라보면 풍수지리상 중요한 계양산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사적 202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에 포함된 김포 장릉은 조선 선조의 5번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추존왕 원종(1580∼1619)과 부인 인헌왕후(1578∼1626)의 무덤이다.

hong@yna.co.kr

☞ '향수' 가수 이동원, 식도암 투병 중 별세…전유성 임종 지켜
☞ 논에 빠진 차·알코올 0.236%…취소수치에도 '무죄' 이유는
☞ '깜짝전화' 받은 이재명 아내 "남편이 울고 있더라…뭉클"
☞ 대문 열자 길고양이가 '후다닥'…사람 다쳐도 대책 없어
☞ 프로포폴 투약 가수 휘성, KBS 출연정지 처분
☞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정체 드러날까…미 재판에 시선
☞ 40살 패리스 힐튼, 사흘 호화 결혼식…"동화 속 결혼" 자평
☞ '냄새난다'·'떨어져 앉으라'…美여학생 극단 선택
☞ '쥴리 벽화' 건물에 이번엔 '王자·개 사과·전두환' 벽화
☞ "지각한 벌로 한판 붙자" 지적장애 제자 때려눕힌 태권도 관장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