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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 부담스럽다던 은행들.. "뚜껑 열어보니 생각보다 괜찮네"

박소정 기자 입력 2021. 11. 15. 15:40 수정 2021. 11. 1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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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금리 인하 후 은행으로 조달창구 확대 두 달
시중·지방은행, 대부업 자금 공급 계약 속속 성사
은행 "새 수익원인데.. 부정 여론에 접촉 쉬쉬"
대부업권 "은행 자금 지원 제도 더욱 확대해야"

은행들이 우수 대부업체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한 ‘대부업 프리미어리그’ 제도를 시행한 지 2개월이 지난 가운데, 초기 우려와는 다르게 대부업체의 차입거래에 참여하는 은행들이 늘고 있다. 다만 가계대출 규제 등 조치와 맞물려 은행들이 서민들을 대부업체로 내몬다는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조심스레 접촉하는 분위기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현재 우수 대부업체 3곳에 자금을 공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하나은행이 아프로파이낸셜대부(브랜드명 러시앤캐시)에 500억원의 대출을 내준 사례가 알려진 바 있는데, 최근에는 KB국민·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부터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까지 대부업체들과의 차입 계약을 성사시킨 곳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4일 서울의 한 전철역에 내걸린 은행 광고. /연합뉴스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낮아진 데 따라 마련한 후속 조치다. 마치 축구에서 상위권 구단들만 모아 따로 리그 경기를 치르듯 우수한 대부업체도 선별해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대부업체가 금리 인하에 따라 신규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해 저신용자들을 불법사금융에 내몰지 않도록, 자금 공급 창구를 터주어 원활하게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금융당국은 지난 9월 우수 대부업체 21개사를 선정했고, 이들에 대한 인센티브로 캐피탈사·저축은행으로 한정돼 있던 자금 조달 창구를 은행권까지 확대했다. 그간 은행들은 내규를 통해 대부업체를 도박업체 등과 묶어 대출 금지업종으로 지정했는데,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대부분 은행이 9월 중 내규 정비를 마쳤다.

은행이 대부업체의 전주(錢主)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며 동참에 난색을 보였던 제도 시행 초기와 비교하면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차입 규모는 보통 몇십억원대로 기업금융으로서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니다. 다만 대부분 은행은 가계대출의 통로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거래처와 수익원이 생기는 셈이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문제는 여론이다. 프리미어리그에 선정된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현재 은행 2곳에서 자금 공급을 받았고, 계속해서 여러 은행 지점에서 대출을 내주겠다며 연락이 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로 소비자들에게 대출을 못 내주는 상황에서 대부업체에는 자금을 조달해준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다 보니, 조심스레 접촉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선정한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 선정 현황. /금융위 제공

대부업권에서는 해당 제도의 순기능을 부각해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최근 한국대부금융협회가 주최한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서 “우량 대부업체가 은행에서 자금 조달을 할 경우, 은행에 위험가중치 하향조정 또는 예대율 산정 시 우대 조치라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부업체 관계자는 “현재 제한적으로 은행 차입을 허용하는 방식은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영업적인 보전일 뿐, 저신용자 지원을 더욱 활발하게 하기 위해선 이런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대부업의 폐업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어 서민들이 불법사금융에 내몰릴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대부업체는 2018년 말 1500개에서 지난해 말 1077개로 2년 새 28% 감소했다. 대부업 이용자는 같은 기간 221만3000명에서 138만9000명으로 37% 줄었다. 법정 최고금리가 4%포인트(P) 낮아진 올해 감소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대부업 프리미어리그가 서민들을 대부업으로 떠미는 제도라는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은행 자금 지원을 받는 우수 업체들에 저신용자를 많이 지원하도록 하는 ‘유지 조건’을 부여한 상황”이라며 “은행에서 차입한 자금을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은 아닌지, 저신용자 지원 비중을 유지하거나 늘려나가고 있는지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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