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모교 평가절하 동의 못해, 제가 겪은 현실 솔직하게 얘기한 것"

김명일 기자 2021. 11. 1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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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사회복지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 고민정 사회복지특위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모교 비하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고 의원은 블라인드 채용법 발의를 예고하며 “저는 당시 분교였던 경희대 수원캠퍼스를 졸업했지만 이 제도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라고 했다.

고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경희대 학생들의 문자가 있어 대체로 답변을 드리긴 했다. 또 한 번의 언급이 상처를 키울 것 같아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공개입장을 밝혀달라는 요청이 많아 글을 쓴다”라고 했다.

우선 경희대 수원캠퍼스가 분교가 맞느냐는 논란에 대해서는 “20년 전 당시 학과분리가 대부분은 되어 있었지만 일부 그렇지 않은 학과도 존재했기에 분교이면서도 분교가 아니기도 했다”라며 “그럼에도 오해의 소지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 분교라는 말은 몇 시간 후에 삭제했다”라고 했다.

이어 “현재 경희대 국제캠퍼스는 제가 다녔던 20년 전의 학교와는 다른 곳이다. 완전한 이원화가 되어 다른 종류의 학교인 것이 맞다”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노력으로 현재의 국제캠이 어떤 곳인지 인지하고 있다. 이 점을 알고 있기에 저 또한 ‘당시’라는 표현을 썼다”라고 했다.

‘왜 학교를 평가절하하느냐’는 질문에는 “동의할 수 없다. 제가 그 당시 겪은 현실을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고 또한 사실을 기술한 것”이라며 “당시 저 뿐 아니라 꽤나 많은 선후배들은 소위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현실이었다”라고 했다.

고 의원은 “어제, 오늘 쏟아지는 문자들을 보며 대학꼬리표가 얼마나 우리의 삶을 좌우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미 20년 전 지나간 옛일을 얘기했음에도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며 “우리는 때로 한국전쟁 이후 먹을 것조차 부족했던 후진국 대한민국을 회상한다. 다른 나라의 누군가가 예전엔 어렵게 살았던 한국이 어떻게 지금의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느냐 묻는다고 해서 분노를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자부심을 느끼며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다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우리의 경험을 어떻게 전해줄 수 있을까, 다른 선진국들과 얼마나 다른 면모를 보일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라고 했다.

고 의원은 “왜 경희대는 그런 여유 있는 면모를 보여줄 수 없는 것인가. 을들의 전쟁을 보고 있는 것만 같다. 지방은 인서울을, 인서울은 sky대학을, sky대학은 해외 유학을 바라보고 달린다. 지방이든 서울이든 해외이든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으로 평가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함에도 우리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해 계속 서로를 끌어내리고 있다”라며 “재학생들의 말처럼 국제캠의 위상이 예전과 달라졌다면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자신을 비판한 경희대 국제캠퍼스 학생들에게는 “경희대 재학생들, 그리고 총학생회까지 그 열정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총학생회가 직접 언론사를 통해 정치인의 입장을 묻고, 집행부가 아닌 학생들은 개별문자로 입장을 묻고, 의원실 사무실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를 하고…”라며 “저 또한 학창시절 대학당국을 향해 그렇게 행동했던 바가 있어 원망스럽기 보다는 대학생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열정이야말로 청년들의 특권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제가 밖에 나가있는 동안 경희대 국제캠 총학생회에서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면담시간을 잡아도 좋다. 아니면 저를 직접 학생들 앞에 세우셔도 좋다. 여러분의 질문에 답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경희대 국제캠퍼스 제53대 총학생회 ‘온:ON’은 이날 페이스북에 ‘고민정 의원님, 저희 학생들은 의원님이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올렸다.

학생회 측은 “고 의원은 각종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유사한 문제 발언을 이어오며 모교를 욕보이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 21대 총선 당시 고 의원 관련 보도로 경희 구성원들은 이미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며 “당시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경희대를 정치의 도구로 이용했다. 학교의 이름을 진영정치의 틀 속으로 끌어들이지 마시라”고 했다.

이어 “자신의 정치적 스토리텔링의 극적 선전을 위한 발언이 경희대 국제캠퍼스에 대한 인식을 격하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못 하셨느냐”며 “고 의원은 배려 없는 언행으로 모교를 블라인드 채용 제도 아니면 취업조차 힘들었던 대학으로 폄하시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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