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사팀 "'사건기록 요구' 법무부 감찰담당관, 권한남용" 공개비판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2021. 11. 1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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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검찰 내부망에 입장문 게시
"조국 사건 수사·재판에 부당 영향력 미치기 위한 의도로 보여"
"법무부 장관이 진상 조사해 적절한 조치 취해달라"
법무부 "일반적 업무절차…영향력 행사 의도 아니다"
연합뉴스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이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자백 회유가 있었다'는 취지의 민원을 고리로 검찰에 관련 사건 기록 제출을 요구한 점을 놓고 해당 수사팀은 15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등을 침해한 중대한 권한남용"이라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일반적 업무절차"라고 선을 그어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조국 사건' 담당 검찰 수사팀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법무부 (임은정) 감찰담당관의 조국 전 장관 관련 기록 대출요청 등에 대한 수사팀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같이 비판했다.

앞서 조 전 장관 부부의 자산관리인 역할을 한 김경록씨는 검찰 수사팀의 회유로 범행을 자백했다는 취지의 민원을 올해 7월 국민신문고에 제기했고,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이를 접수해 검토하다가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검에 '조국 사건 관련 김경록씨 사건 기록(수사기록 포함)'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수사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해당 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했다. 이 과정을 둘러싸고 '법무부의 조국 사건 개입 행보 아니냐'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법무부는 "판결이 이미 확정된 사건의 수사기록을 요구했을 뿐, 현재 재판 중인 조 전 장관 부부 사건 수사기록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사팀은 해당 설명을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고 이번 입장문을 통해 반박했다. 수사팀은 "김경록의 판결 확정 범죄사실은 '조 전 장관 등의 교사에 의한 증거은닉'이며, 조 전 장관 등의 재판중 범죄사실에는 김경록에 대한 교사 범죄가 포함돼 있어 두 기록이 일체일 수밖에 없다"며 "교사범과 피교사범 사건은 대부분 하나의 기록으로 조제되고 있는 게 검찰 실무의 관행이며 김경록이 조국 사건의 일부로서 수사와 재판을 받았다는 건 이미 공지의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찰담당관실이) 김경록에 대한 수사기록까지 포함해 기록 대출을 요청한 건 조국 사건의 수사와 재판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수사팀은 또 "검찰청 소속 공무원에 대한 비위조사 등은 검찰청에서 우선 자체적으로 수행하도록 법무부 감찰규정에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며 "법무부에서 예외적 1차 감찰권 행사의 사유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도 없이 1차적 비위조사를 실시한다는 건 감찰규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과 법률상 수직적 권력분립의 원리,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등을 침해한 중대한 권한남용"이라며 "감찰담당관실에 대한 지휘, 감독권자인 법무부 장관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진상을 엄정히 조사해 재발 방지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수사팀의 강경 입장에 법무부는 같은 날 자료를 내고 "김경록씨 사건 기록 대출 요청은 민원사건 처리를 위한 일반적인 업무절차"라며 "조 전 장관, 정 교수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중앙지검에 보냈던 관련 공문 2건을 공개하면서 "수사팀은 요청 기록이 현재 재판 중인 조국 사건 기록과 분리돼 있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했고,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지난 9일 대검 감찰부로 민원을 이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 전 장관 수사팀에 대한 감찰은 서울고검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서울고검 감찰부는 조 전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편향 수사'를 했다는 내용의 진정을 대검으로부터 넘겨 받아 감찰을 진행 중이다. 해당 진정 내용의 골자는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 수사 과정에서 수사팀이 조 전 장관 관련자에 대해서만 수사하고, 정작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의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된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 측에 대해선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수사팀은 이에 대해서도 "수사팀은 (익성 관련) 추가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중앙지검 지휘부와 대검, 법무부 등에 수회에 걸쳐 인력 지원 요청을 했지만 합리적 설명 없이 그와 같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탓에 수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며 "공범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 못하도록 한 당시 중앙지검 지휘부 등에 대해서도 관련 조사를 진행해 그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고검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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