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조선비즈

문턱 높아진 비상금대출.. 쪼그라든 한도 오른 금리에 2030 속앓이

허지윤 기자 입력 2021. 11. 16. 15:34 수정 2021. 11. 16. 15:46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급전(急錢)이 필요해서 알아봤는데 대출 한도가 100만원밖에 안 나오네요. 심지어 적용 금리가 7.66% 나왔어요. 방법 없을까요?”

“졸업 앞둔 마지막 학기라 아르바이트를 못하고 있어서 비상금대출을 받으려 했는데 카카오뱅크에서 연 이자율 6.8% 나왔어요. 금리 상승 무섭네요.”

16일 은행업계에서는 쪼그라든 비상금대출 한도와 가파르게 오른 금리를 두고 부담감을 호소하는 2030이 늘고 있다. 최근 2030이 주로 이용하는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회원들 간에 비상금대출 한도 조회와 이자율 정보가 담긴 소위 ‘인증샷(모바일 화면 캡처)’을 공유하며 회원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개인의 신용도와 대출 한도 등에 따라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각자 대출 심사 결과를 통해 받은 이자율을 비교하며 토론 장이 열린 것이다. 대출 이자와 신용카드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비상금대출을 활용하려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출 규모(금액)는 작지만 고정수입이 없는 이들에게 연말 대출 한파 체감 온도는 이미 영하권인 분위기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케이뱅크 제공

비상금대출은 회사에 다니지 않아도, 고정수입이 없어도 현금이 부족할 때 빠르고 간편하게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2019년부터 핀크,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은 스마트폰 본인인증만으로 60초 안에 대출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비상금대출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현재 최대 한도는 300만원으로, 급전이 필요한 직장인뿐 아니라 생활비가 필요한 무직자 등에게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최근에는 빚을 내서 주식과 코인 등에 투자하는 소위 ‘빚투’, ‘영끌 투자’의 주요 자금원천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비상금대출의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 금리에 영향을 주는 시중 채권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은행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서다.

이미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영향으로 지난 9월부터 일부 시중 은행들은 토스, 핀크 등 핀테크업계 연계 대출 상품인 ‘비상금대출’을 연말까지 전면 중단한 상태다. 하나은행은 하나금융그룹 핀테크 계열사인 핀크의 비상금대출을 연말까지 중단했다. DGB대구은행도 핀크, 토스 등과 연계한 비상금대출 문을 연말까지 닫아둔 상태다.

비상금대출 금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1월 만해도 핀크 비상금대출의 최저 금리가 연 3.08%였는데 9월 기준 최저금리는 4.37%였다. 토스뱅크의 경우 현재(15일 기준) 비상금대출 최저 금리는 연 3.77%다. 카카오뱅크의 최저 금리 연 3.94%. 케이뱅크 비상금대출 최저 연 3.82%다.

현재 비상금대출 문을 걸어 잠근 업계는 내년 정상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인터넷 전문은행이 중·저신용층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층 위주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한다고 지적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다만 비상금대출의 최대 한도 확대 또는 축소 여부는 현재로선 가늠할 수 없는 분위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장 대출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최대한 대출을 받아 놓으려고 하는 수요 관리 차원에서 비상금대출도 정면 중단한 것이기 때문에 내년 초에는 대출상품 판매가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내년 정책 방향과 시장 상황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이달 말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경우 비상금대출을 비롯한 각종 대출 금리 부담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더 오르고 내년에도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인터넷은행의 소액대출과 제2금융권을 이용하려는 소득이 없거나 적은 청년들의 대출 부담도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내년에는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할 경우 가계부채 부실 등을 감안해 리스크 관리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