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은 소외된 '단계적 일상 회복'

최진석 입력 2021. 11. 16. 19:11 수정 2021. 11. 1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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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에도 여전히 '일상 회복'에 소외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우리나라로 온 이주 노동자들인데요.

외국인 집단 감염을 우려한 제조업체들의 외출 금지령에 휴일에도 백신 접종조차 받으러 가지 못하고 있고, 외국인 식당들은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최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도와 파키스탄 전통음식점입니다.

점심 시간인데도 손님이 없습니다.

2년 전만 해도 식탁 10여 개가 꽉 찰 정도였지만 매출은 3분 1토막이 났습니다.

최근 창원과 김해, 함안 등 경남 곳곳에서 외국인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자, 제조업체들이 이주 노동자들에게 외출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행됐지만, 10개월째 밀려있는 월세를 낼 수 없어 문을 닫아야 할 처지입니다.

[외국 전통음식점 운영 이주민 : "(제조업체가 이주노동자들에게) 밖에 가지 말라고 이야기해요. 가면 만약에 너 코로나19 걸리면 회사도 15일 동안 문 닫아야 해. 회사 일하는 사람들 다 문제 생길 수 있어. 자가격리 다 해야 (한다고 이주노동자들에게 말을 합니다.)"]

이주 노동자들은 백신 접종도 눈치를 봐야 합니다.

제조업체들이 이주 노동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위한 휴가를 주지 않고, 일요일에만 백신 접종을 다녀오도록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주 노동자/음성변조 :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회사 계속 바빠요. 휴가는 없어요. 일요일에 보건소는 문을 닫아요."]

경남에는 11개 시·군이 주말에도 백신 접종센터를 운영하지만 인력 상황과 수요에 따라 문을 닫는 날도 있습니다.

백신 접종 위탁의료기관들은 대부분 일요일에는 휴진입니다.

경남의 등록 이주 노동자는 9만 7천여 명이지만, 미등록까지 합치면 14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이주 노동자가 많은 공단지역에 백신 접종센터를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철승/경남이주민센터 대표 : "(주말에 이주노동자가) 자유롭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장소들을 지역별로 공단이 밀집된 곳에 한, 두 군데 정도씩만 만들어놔도 백신 접근성이 굉장히 많이 회복될 수 있다고 보고요."]

이주민 단체들은 같은 사회구성원인 이주민들도 자유롭게 모임을 하고,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일상 회복'이 가능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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