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 업데이트, 왜 아이폰보다 느릴까 [IT칼럼]

2021. 11. 1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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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아이폰의 새로운 운영체제가 업그레이드되면 마치 축제라도 벌어진 양 전국의 아이폰 사용자는 그 신상을 한꺼번에 내려받는다. 올해 산 아이폰은 물론 2015년생 아이폰 6s까지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애플처럼 5년 이상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 일이 안드로이드에게는 왜 힘들까? 그건 바로 자유의 대가다. 안드로이드는 기본적으로 오픈소스, 정확히는 AOSP(Android Open Source Project)라고 안드로이드의 운영체제 부분은 개발 현황이 늘 개방돼 있다. 최신 운영체제가 실은 바로 코앞에 늘 공개돼 있는 셈이다. 심지어 화웨이처럼 배척받은 곳들도 태연하게 자체 운영체제를 만들 수 있는 이유는 자유의 프로젝트 AOSP가 있어서다. 그러나 우리가 쓰는 안드로이드폰은 AOSP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안드로이드폰은 아이폰과는 달리 부품의 조합이 무한하다. 프로세서 등 하드웨어마다 이를 조작하기 위한 코드는 별도인데, 윈도 10의 디바이스 드라이버들처럼 이 부분은 각 부품 제 조사의 관할이다. 또 엄연히 폰이기 때문에 통신사마다 코드가 개입되기도 한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각 단말 최종 제조사의 취향이 반영되면서 겉모습은 완전히 제각각이 된다. 이러한 풍토는 초기 순정 AOSP가 도저히 그냥은 쓸 수 없을 정도로 인터페이스가 흉측해 어쩔 수 없이 정착된 면도 있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충분히 입혀 차별화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이 취향의 차별화는 하드웨어와 결합해 시너지가 난다. 큼지막한 필기 노트에서 폴더블까지 자유로운 실험이 만들어낸 히트작은 안드로이드가 지닌 자유의 성취이기도 하다. 이는 안드로이드폰 중에서 구글의 의지로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점점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드로이드의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한다는 일은 이 모든 뒤죽박죽을 동시에 판올림해야 하는 묘기다. 특히 제조사와 이를 유통하는 통신사의 의지에 달려 있는데, 그 실험의 양만큼 쏟아져 나오는 단말 종류가 워낙 많다. 출시 시점에서는 모두 포부 당당하지만 1년 안에 그 열정이 싸늘하게 식는 제품이 대다수다. 이러한 기종들은 업그레이드는커녕 버그 수정조차 인력을 배정받기 힘들 터다.

이러니 아무리 매년 새로운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를 만들어도 채택이 느리다. 답답한 구글은 픽셀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내놓아 자극을 줘보려 하지만 구글에는 애플과 같은 규모의 경제가 없다. 애플에게 아이폰은 매출 기여 과반 이상의 핵심이지만, 구글에게 픽셀은 샘플이자 실험일 뿐이라서다. 따라서 심지어 픽셀조차 3년 업그레이드 5년 버그 수정의 약속밖에 해주지 못한다.

그렇지만 안드로이드는 아무리 기발한 하드웨어도 실체로 만들어주고, 안드로이드에서만 구현 가능한 앱들 또한 많다. 이 자유의 맛 때문에 1년 뒤에 찬밥이 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소비자는 안드로이드를 뽑는다. 잘 뽑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자유로운 실험은 성공하면 순정이 되기도 한다. 구글은 앞으로 나올 안드로이드 12의 L 버전을 폴더블도 잘 지원하는 운영체제로 만들 예정이다.

김국현 에디토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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