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걸이 없는 어린이는 나가세요"..또 아파트 놀이터 갑질?

이선영 2021. 11. 1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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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의 단지 내 놀이터 출입에 경찰에 신고를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의 행동이 논란이 된 가운데, 이번에는 아파트 인식표가 있어야만 놀이터를 사용토록 제한한 곳이 있어 또 한번 눈길을 끈다.

한편 앞서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도 외부 어린이들이 놀았다는 이유로 신고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실제로 인천시 중구 영종도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은 지난달 12일 오후 "아이들이 놀이터 기물을 파손했다"며 112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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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최근 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의 단지 내 놀이터 출입에 경찰에 신고를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의 행동이 논란이 된 가운데, 이번에는 아파트 인식표가 있어야만 놀이터를 사용토록 제한한 곳이 있어 또 한번 눈길을 끈다. 해당 아파트 거주자가 아닐 경우에는 ‘놀이터 이용권’을 발급해야만 한다.

17일 쿠키뉴스에 따르면 경기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외부인의 놀이터 이용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인식표를 발급해 어린이를 구분했다.

지난 2009년에 준공된 총 1,200여세대의 대단지인 광명 A아파트 단지 내에는 놀이터 두 개가 있다. 그런데 이 놀이터에는 ‘어린이 놀이 시설 이용 지침’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안내판에는 단지 거주 어린이가 놀이터에서 놀 때는 인식표를 착용해야 하며, 목걸이 형태의 인식표는 관리사무소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제작·배부토록 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인식표 발급 대상은 5세 이상~초등학생 아동으로, 인식표 분실 및 훼손으로 재발급 시 1매당 5,000원을 내야 한다.

인식표 발급 대상은 아파트 세대를 방문한 친인척 등 어린이(초등학생 이하), 아파트 어린이의 친구(초등학생 이하), 아파트 중학생(외부 중학생은 불가)으로 한정했다. 외부인이 이 인식표를 받으려면 시설 이용 중 사고가 나도 아파트에 책임을 묻지 않을 것과 시설 훼손 시 보수비용 보상을 약속해야 한다.

사진은 해당기사와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에 인근 주민들은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이기적인 행태’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A아파트가 놀이터 이용권을 시행하던 초기 한 주민은 “입주민 의견 수렴 과정은 없었다”며 “어른이 치졸하게 아이 노는 공간까지 이래야 했나”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다른 입주민들도 이에 동의하며 이용권에 대한 비판을 이어 갔다.

하지만 A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은 “인천 아파트 놀이터 사례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을 차별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요원도 배치해 봤는데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조처를 한 것”이라며 “현재는 단속이 없지만 놀이터 관련 민원이 증가해 지침을 당분간 유지할 생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편 앞서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도 외부 어린이들이 놀았다는 이유로 신고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4일 ‘아이들이 아파트 놀이터에 놀다 아파트 회장에게 잡혀갔어요’ 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경찰에 연락이 와 급히 가보니 우리 아이를 포함한 초등학생 5명이 아파트 관리실에 잡혀있었다”며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이 주민이 아닌 어린이들만 골라 경찰에 놀이터 기물파손으로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폐쇄회로(CC)TV를 봐도 그런 정황은 없었지만 다른 지역 어린이는 우리 아파트에서 놀 수 없다는 게 그분의 논리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인천시 중구 영종도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은 지난달 12일 오후 “아이들이 놀이터 기물을 파손했다”며 112에 신고했다. 이에 아이들의 부모는 협박 및 감금 혐의로 이 회장을 고소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부모들로부터 고소장이 접수돼 고소인 조사를 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기물을 파손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선영 (blis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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