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지우기' 본격화.. 오세훈 "청계천 보며 분노"

송태화 2021. 11. 1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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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서울시가 진행한 도시재생사업을 손보겠다고 예고했다.

'도시재생' 중심에서 '개발' 중심으로 도시계획의 축이 이동하는 것으로 이는 오 시장과 박 전 시장의 대표적인 충돌 지점이었다.

오 시장은 18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답변을 통해 "8월 초쯤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서 종로2가와 청계천을 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 반드시 계획을 새로 세울 것"이라며 계획을 전면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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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재생사업 전면 수정 예고
오세훈, 박원순식 재생사업 맹폭
"세운상가 보며 피눈물 흘렸다"
오세훈 서울시장.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서울시가 진행한 도시재생사업을 손보겠다고 예고했다. ‘도시재생’ 중심에서 ‘개발’ 중심으로 도시계획의 축이 이동하는 것으로 이는 오 시장과 박 전 시장의 대표적인 충돌 지점이었다.

오 시장은 18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답변을 통해 “8월 초쯤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서 종로2가와 청계천을 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 반드시 계획을 새로 세울 것”이라며 계획을 전면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렇게 10년간 방치될 수밖에 없었던 도시행정을 한 서울시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며 “서울시민이 동의하는 형태로 종로, 청계천, 을지로, 퇴계로의 미래를 향한 계획을 내년 상반기까지 다시 세우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박 전 시장의 도시재생사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지적하며 세운상가 일대에 조성 중인 공중 보행로를 두고 “도시 발전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대못이 될 것이다. 새로운 계획을 다시 세워도 10년 전 계획이 다시 완성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돼 피눈물을 흘린 것”이라고 말했다.

1000억원 규모의 공중 보행로 공사가 이미 70% 이상 진행돼 차마 중단시키지 못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두고 오 시장과 박 전 시장은 정반대의 정책 방향성을 보였다. 오 시장이 재임하던 2006년 서울시는 세운상가 일대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한 데 이어 2009년에는 세운상가군을 철거하고, 주변 8개 구역 통합개발을 골자로 한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취임 후 2014년 철거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도시재생 중심으로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하기 위해서였다. 이듬해에는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간 공중 보행교를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하며 오 시장이 그렸던 청사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재정비를 추진했다.

오 시장은 “10년 정도 내 계획대로만 꾸준히 시행했다면 서울 도심 모습은 상전벽해 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 출석해 있다. 뉴시스

박 전 시장 당시 초대 서울시 총괄건축가였던 승효상 전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의 이름도 직접 언급했다. 오 시장은 “그분이 지나치게 보존 중심의 이상주의적인 건축관과 도시관을 가지고 서울시 도시계획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정부의 건축정책기본계획을 심의하고 건축규정 개선·보완 등의 업무를 한다. 승 전 위원장은 도시재생 뉴딜사업,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등 각종 국가 건축정책을 조율하는 사령탑을 맡았었다.

아울러 오 시장은 민간에 위탁했던 사회주택 사업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사회주택 사업은 SH의 주요 사업으로 전환할 것이다. SH가 그간 도시 개발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공공주택에 재원을 쏟는 형태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의 역점 사업으로 평가됐던 태양광 보급 사업을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태양광 보급 사업의) 이상과 뜻은 창대했으나 결과는 참혹하고 참담하다”며 “지금은 조정기다. 상식선에서 시민이 동의할 목표를 정해 사업을 지속하려 한다”고 했다.

다만 오 시장이 주요 정책을 변경하고 조직을 개편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의회의 협조가 필요하다. 시의회는 민주당이 절대다수로 구성돼 있다. 전체 110석 중 민주당이 99석을 석권했고 국민의힘이 7석, 민생당 1석, 정의당 1석, 무소속이 2석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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