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훈풍 맞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억눌렸던 주가 반등하나?

김민기 2021. 11. 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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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업황 부진 전망에 지지부진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 역시 반등 이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긍정론이 싹트기 시작했다.

22일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700원(5.20%) 오른 7만49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8000원(7.17%) 상승한 1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5% 넘게 오른 것은 올해 1월 8일 7.12% 상승 이후 10개월 만이다. 특히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282억원, 2255억원을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지난 1월 25일 5.06% 이후 10개월 만에 5%대 이상의 상승폭을 보이면서 12만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10월 12일 9만1500원까지 떨어졌지만 약 한달 반만에 12만원선 회복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오른 것은 미국 반도체 업체의 주가 급등이 주요 이유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 3위 업체 마이크론은 7.80% 급등한 83.03달러에 마감해 1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도 4.14% 뛴 329.85달러에 마감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 대형 반도체주가 동반 급등한 것은 최근 반도체 경기가 내년 상반기 내에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서다. 그동안 반도체주를 괴롭혔던 D램 가격 하락이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고 이연수요 등으로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18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메모리 가격이 약세이긴 하나 4·4분기 가격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보다는 '덜 나쁜편'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계절적 수요로 인해 1·4분기는 약세가 지속되는 반면 내년에는 생산업체의 낮은 재고와 클라우드 서버의 강세로 인해 다운사이클은 '짧아질 것'(short lived)"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 ISI도 "D램 가격이 늦어도 내년 2·4분기에는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씨티그룹도 "D램 가격 조정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이미 업황의 부진은 주가에 다 반영되었다는 분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4·4분기, 내년 1·4분기 하락폭도 양호할 것으로 보이고 서버 D램의 재고도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주 주가가 6개월까지 선행하기에 2·4분기부터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에 주가도 향후 상승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외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메타버스 산업 구축에 필요한 서버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는 전망, 글로벌 부품 공급난 완화 기대감이 반도체 업종에 호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가격 협상은 고객사 가격 저항이 크고 협상도 지연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예상보다 순조로울 전망”이라며 "이는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반도체 재고 영향으로 북미 서버 업체들이 반도체 가격 협상의 무게중심을 가격 인하보다 선제적 물량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좀 더 반도체주의 주가 추이를 지켜봐야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여전히 내년도 D램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 등 시장을 낙관하기엔 어렵다는 평가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내년 1·4분기에 가격 하락이 멈춘다는 시각이 많지만 우리는 그때도 멈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주가 상승은 펀더멘탈 이슈가 아니라 일시적인 상승으로 봐야 한다. 향후 며칠간 주가 흐름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도 "아직 반도체주가 반등으로 전환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 "여전히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에 이날 상승만으로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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