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기반 PC용 칩, 애플 덕에 올해 무섭게 컸다

권봉석 기자 입력 2021. 11. 22. 16:49 수정 2021. 11. 2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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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애플 나비효과..ARM PC 전년比 4배 성장

(지디넷코리아=권봉석 기자)ARM 기반 PC용 프로세서가 올해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머큐리리서치 등 주요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ARM 기반 PC용 프로세서 점유율은 1년 만에 4배 이상 늘어났다.

크롬북과 윈도10 노트북 등으로 조금씩 점유율을 늘려가던 ARM 기반 PC용 프로세서 시장의 기폭제가 된 것은 바로 애플이다. 지난 해 말 애플 M1 칩 탑재 맥북프로·맥북에어 출시 이후 점차 출시 제품을 늘리며 기존 애플 제품 이용자를 흡수하고 있다.

M1 프로·M1 맥스 칩을 탑재한 맥북프로 14형/16형. (사진=애플)

애플 발 '나비효과'는 주요 프로세서 제조사의 전략까지 바꿨다. 퀄컴은 애플 출신 엔지니어가 차린 스타트업 '누비아'를 올 1월 인수하고 ACPC(올웨이즈온 PC)용 ARM 코어를 완전히 처음부터 새로 개발할 예정이다.

인텔도 ARM AP에 쓰였던 빅리틀 구조와 닮은 하이브리드 구조를 데스크톱PC에 이어 내년 1분기 중 출시할 모바일(노트북)용 프로세서로 확대하기로 했다.

■ 머큐리리서치 "PC용 ARM 프로세서 성장은 애플 덕"

시장조사업체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해 3분기 ARM 기반 PC용 프로세서의 점유율은 2% 내외에 불과했다. 그러나 애플이 지난 해 11월 경 자체 개발한 M1칩 탑재 맥북프로·맥북에어 등을 출시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전체 프로세서 시장에서 ARM 프로세서 점유율은 올 2분기 기준 7%, 3분기 기준 8%로 계속해 오름세다.

자체 설계 프로세서 'M1'을 탑재한 맥 3종 (그림=애플)

딘 맥캐런 머큐리리서치 수석 분석가는 "애플은 PC 시장에서 ARM 프로세서가 기존 x86 프로세서의 점유율을 뺏는 데 필요한 여력을 공급했다. ARM 프로세서의 성장은 맥 컴퓨터 판매량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SA "ARM 노트북 판매 대수, 지난 해보다 2배 늘어날 것"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역시 올해 PC 시장, 특히 노트북 시장에서 ARM 프로세서 점유율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지난 10월 중순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ARM 칩 기반 노트북 시장은 지난 해 대비 판매 금액 기준으로는 3배 이상인 9억4천900만 달러(약 1조 1천234억원), 판매 대수 기준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1년 ARM 칩 탑재 노트북 금액별 시장 점유율 예상. (그림=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판매 금액 기준 1위 업체는 지난 해 M1 칩을 탑재한 맥북프로, 맥북에어를 시작으로 올 상반기 아이맥을 출시한 애플이며 총 79%를 차지했다. 여러 PC 제조사의 크롬북에 AP를 공급한 미디어텍 점유율도 18%나 된다.

■ 퀄컴 "PC용 칩, 아예 새로 설계"

2017년부터 윈도10 기반 PC 시장에 꾸준히 도전해 왔던 퀄컴도 PC용 스냅드래곤 칩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스마트폰용 칩의 성능을 강화해 노트북용으로 공급했던 전략을 버리기로 한 것이다.

퀄컴은 지난 16일(미국 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진행된 '인베스터 데이 2021' 행사를 통해 "PC용 스냅드래곤 칩의 ARM 코어를 누비아 팀이 완전히 새롭게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베스터 데이 2021' 행사에 나선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사진=퀄컴)

이날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앞으로 출시될 PC용 스냅드래곤 칩의 핵심 코어는 누비아 팀이 개발할 것이며 성능 면에서 애플·인텔 칩과도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 칩은 내년 8월부터 주요 PC 제조사에 공급될 예정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핸드셋 컴포넌트 서비스 부문 담당 스라반 쿤도얄라 차장은 "퀄컴은 올 초 스타트업 '누비아' 인수 등 PC 시장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그 성과는 2023년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하이브리드 코어·공정 전환 나선 인텔

애플은 M1 칩을 선택하기 이전인 2019년 한 해동안 인텔 칩 기반 맥 컴퓨터를 1천700만 대 가량 판매했다. 그러나 애플이 노트북에 이어 맥미니, 아이맥 24형 등 데스크톱PC로 M1 칩을 확대하며 인텔 의존도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정식 취임을 한달 여 앞둔 지난 1월 "쿠퍼티노의 라이프스타일 회사보다 더 나은 제품을 PC 생태계에 출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분히 애플을 겨냥한 발언이다. 올해 들어 ARM 빅리틀(big.LITTLE) 컴퓨팅과 유사한 하이브리드 구조 적용, 데스크톱용 프로세서 공정 전환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진척은 느리다.

인텔은 내년 초 출시할 모바일(노트북)용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엘더레이크) 에도 하이브리드 코어 구조를 적용한다. (사진=인텔)

인텔이 최근 출시한 데스크톱용 1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성능 면에서 전 세대 대비 15%~20% 가량 향상을 이뤘다. 또 기반 공정도 14nm급에서 인텔 7공정으로 전환하며 전력 소모를 상당히 줄였지만 경쟁 제품인 AMD 라이젠 프로세서 대비 최대 소모 전력 면에서는 여전히 열세다.

권봉석 기자(bskwo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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