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결심 땐 10만 병력 우크라이나 침공"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2021. 11. 22.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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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러시아군, 국경 인근에 집결
내년 초 공격 실행 시나리오
미 정보당국, 나토에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결심만 하면 러시아군이 내년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미 정보당국의 평가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 역시 러시아가 최근 9만명이 넘는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시켰다면서, 러시아가 내년 1~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 말을 인용해 미 정보당국이 러시아가 약 10만명으로 구성된 100개 전술 대대를 동원해 크림반도, 러시아 국경, 벨라루스 등 다양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침공 명령만 내리면 대규모로 신속하게 우크라이나로 진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전술 대대 중 약 절반은 이미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배치됐고, 침공이 시작되면 항공 지원도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러시아가 소련 시절 이후 소집하지 않았던 예비군 수만명을 소집했다고 밝혔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밀리터리타임스도 이날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이 러시아가 9만2000명이 넘는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시켰으며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부다노프 국장은 우크라이나 동쪽 국경과 크림반도에서 러시아 포병·기갑부대의 공격을 시작으로 대규모 공수부대의 작전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남쪽에서는 흑해를 통해 수륙양용 부대가 진입하고 북쪽에서는 벨라루스 등을 통한 침공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다노프 국장은 러시아가 준비 중인 공격이 실행에 옮겨진다면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때보다 훨씬 파괴적인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던 크림반도에 대규모 병력을 파견해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도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독립을 선포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는 등 지금까지 관련 분쟁에서 1만4000여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병력을 증강시킨 데 대해 책임 있고 더욱 투명하게 행동하길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정확히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지난 11일 “러시아의 의도를 명확히 모르지만 (병력을 집결해 침공하려는) 러시아의 각본은 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 시나리오에 대해 미국 언론의 히스테리(과잉반응)라면서 오히려 미국과 나토가 해당 지역에서 군사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적인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불안을 조장하고 미국과 유럽의 동맹과 공조 체제에 균열을 내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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