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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윤석열 처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3대 의문점' 살펴보니

이정하 입력 2021. 11. 23. 09:46 수정 2021. 11. 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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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사업기간 연장 특혜에 농지법 위반 의혹도
개발수익 100억원이라는데 개발부담금 0원?
요양병원을 불법 개설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를 부정 수급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아무개씨가 지난 7월2일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처가의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동안 제기된 특혜의혹은 ‘사업기간 연장’, ‘농지법 위반’, ‘개발부담금 미부과’ 등 3가지로 압축됩니다. 대선정국이 본격화한 가운데 경찰 수사가 얼마나 의혹을 풀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사업기간 연장해준 양평군수, 윤 캠프로

공흥지구 개발사업과 관련한 가장 큰 의혹은 양평군의 일방적인 실시계획인가 연장 특혜 의혹입니다.

경기 양평군 양평읍 공흥리 일대 2만2411㎡ 규모의 공흥지구는 애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민임대주택을 지으려다가 양평군의 반대로 2011년 7월 사업을 포기한 이후 민영개발로 전환됐습니다. 약 한달 뒤 윤 전 총장의 처가가 소유한 부동산개발회사 이에스아이앤디(ESI&D)가 350가구 규모의 민간사업을 제안했고, 양평군은 2012년 11월 도시개발구역 사업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이에스아이엔디는 윤 후보의 장모 최아무개씨와 최씨의 자녀들이 지분을 100% 소유한 가족회사입니다.

이 사업 실시계획인가 기간 만료일은 2014년 11월이었지만 사업은 지연됐고, 준공을 한달 앞둔 2016년 6월 양평군은 돌연 사업기간 변경을 고시합니다. 양평군이 기간 내 사업을 만료하지 못한 사업자에게 공사중지나 인허가 취소 같은 행정조처 없이 1년8개월이나 사업기간을 소급적용해 늘려준 것이죠. 게다가 이에스아이엔디 쪽은 사업기간 연장 신청을 하지도 않았는데, 양평군이 임의로 사업기간을 2016년 7월로 연장한 뒤 승인 고시했습니다.

당시 인허가권자였던 양평군수는 윤 후보 경선 선거캠프에 소속됐던 김선교(국민의힘·경기 여주양평) 의원이었고, 윤 전 총장은 2013년 4월~2014년 1월 여주·양평·이천을 관할하던 여주지청장이었습니다. 둘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는 것 아닌가 의심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입니다.

농사 짓는다며 땅 매입 뒤 택지개발

또 다른 의혹은 윤 후보 처가 일가가 공흥지구 일대 임야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것입니다. 최씨는 자신이 소유한 이에스아이엔디 명의로 2006년 12월 공흥리 일대 임야 1만6550㎡를 매입하고, 본인 명의로 공흥리 259번지 등 일대 농지 다섯필지(2965㎡)를 사들입니다. 또 엘에이치가 사업을 포기하고 두달 뒤인 2011년 9월과 11월에도 인근 농지(46㎡)와 임야(2585㎡)를 추가로 매입합니다. 당시 최씨 등은 양평군에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에 영농 경험이 없지만 농사를 지으려고 한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최씨는 부동산과 요양병원 동업 등 여러 사업을 벌여왔을 뿐, 농업과는 거리가 먼 인물입니다.

박상혁(더불어민주당·경기 김포을) 의원도 지난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윤 후보의 처가 일가가 농사를 짓겠다며 농지 자격취득증명서를 제출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농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양평군 청사. 양평군 제공

“100억원 수익에 개발부담금은 0원?”

공흥지구 개발사업자는 798억원 규모의 분양 실적을 올렸지만, 개발부담금은 한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개발부담금은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토지의 개발로 생기는 개발이익 중 일부를 환수하는 제도입니다. 대부분 자연녹지이던 공흥지구는 개발사업 구역 지정 뒤 1만6654㎡가 공동주택 건립 등이 가능한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됐습니다. 당연히 땅값도 크게 뛰었겠죠.

양평군은 2016년 7월 준공 이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개발부담금을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사업자 쪽이 이의신청을 냈고, 군은 이를 받아들여 매입가를 기준으로 재산정해 환수할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양평군은 최초 부과한 개발부담금 액수와 이의신청 뒤 재산정 근거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초 부과액은 6억원가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업자 쪽은 이의신청 당시 토지 기부채납 등이 많아 토지 시세 차익이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영진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수원병)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공흥지구 개발 시행사는 100억원의 규모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사업자가 내는 개발부담금은 개발 완료 시점의 땅값에서 개발사업 시작 때 땅값을 뺀 개발이익의 25%입니다. 여기에 개발에 들어간 비용과 정상지가상승분이 반영됩니다. 개발 전 1억원이던 땅값이 개발 이후 2억원으로 상승했는데 정상지가상승분이 2천만원이라면, 개발이익은 8천만원입니다. 이 경우 개발부담금은 개발이익 8천만원의 25%인 2천만원입니다. 공흥지구 개발부담금 규모는 공개된 세부적인 자료가 없어 외부인은 산정하긴 어렵습니다.

통상 토지 형질변경을 통해 ‘개발 가능한 땅’으로 바뀌면 땅값이 크게 뛰고, 시세차익도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발부담금은 개발 시작과 완료 때 공시지가를 토대로 산정하지만, 아주 드물게 매입가 기준을 인정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용인시 개발부담금 관련 부서 관계자는 “개발사업 인허가 승인 이전에 매입가 기준을 인정하는 사례가 아주 드물게 있다”며 “개발이익환수법에 따라 매입가가 ‘정상적 가격’으로 인정될 경우 사업시행자는 공시지가와 매입가 중 유리한 산정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정상적 가격으로 인정할 만한 ‘사업비용 증가’ 등의 공부상 근거가 있어야 하고, 이런 경우 재감정평가용역을 거쳐 해당 지자체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합니다.

김연호 양평경실련 사무국장은 “양평군이 공흥지구 개발부담금을 계산한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봐야 하는데, 구체적인 수치를 사업자 쪽의 ‘경영상 비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 10년간 양평에서 진행된 개발사업지 9곳 가운데 개발부담금이 0원인 곳은 이곳 뿐이다.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양평 공흥지구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내사를 진행해오던 경찰은 임의제출 방식으로 공흥지구 인허가 및 개발부담금 이의신청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7일 정식 수사로 전환하기 이전에 말이죠. 경찰은 과연 유력 대선주자와 관련된 수사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요. 수사 관계자에게 물었습니다. “제기된 모든 의혹은 물론 사업 전반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는 다소 뻔한 답이 되돌아왔습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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