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미국 대통령을 국제민간법정에 소환한 이유
[김보성 기자 kimbsv1@ohmynews.com]
▲ 내달 12일 국제민간법정을 앞두고 부산항 미군 시설인 8부두 앞에서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이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에게 전달하는 출석요구서를 읽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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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법정의 검사 측인 이원규 부산항미군세균실험실 폐쇄 찬반 부산시 주민투표 추진위 정책교육팀장이 출석 요구서를 낭독한 이후 미군 시설 앞에 세워진 미 전직 대통령의 얼굴에 소환장이 하나둘씩 부착됐다. 이원규 팀장은 "한국전쟁 당시 세균폭탄을 투하하는 등 세균전을 감행했고, 이후에도 생물무기 개발을 계속했다"면서 "2015년 탄저균 배송 사태와 부산항 8부두 미 세균실험실이 그 대표적 사례"라고 이들에 대한 기소 내용을 읊었다.
"한국과 전 세계에서 세균전 부대를 계속 확대"
부산과 경남의 시민단체들이 미국의 범죄 혐의를 다루는 '민간재판'을 연다. 미국이 지속해서 생화학 무기를 개발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만큼 군 통수권자, 군 최고 관계자 등을 재판에 넘겨 단죄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23일 부산 남구 8부두 앞에서 이러한 내용을 공개한 추진위는 오는 12월 7일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전·현직 미 대통령 등을 법정에 세운다. 이번 행사는 부산 지역 단체와 진해 미군세균부대 추방 경남운동본부, 미국 전쟁·반인륜 범죄 국제민간법정 조직위가 공동 주최한다.
이들 단체는 "자국도 모자라 타국에서 더 많이 세균무기를 실험 개발하는 미국에 대해 사법적 대응이 없는 상황"이라며 "시민들이 나서서 직접 재판을 열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 내달 12일 국제민간법정을 앞두고 부산항 미군 시설인 8부두 앞에서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이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에게 전달하는 출석요구서를 읽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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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생물·생화학 무기 논란을 짚어줄 증인도 참여한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등은 전문가 관점에서 이 문제를 직접 증언한다. 김은진 부산항 8부두 미군세균전부대 추방 남구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이종대 진해세균전부대추방운동본부 집행위원장 등은 미군의 관련 시설 논란 등 지역 상황을 고발한다.
민간법정 일정 공개 기자회견에는 8부두와 인접한 부산 남구지역 주민들도 10여 명 가까이 참석했다. 김은진 남구대책위 대표는 "지난해 9월 세균전 부대가 있는 부산항에서 사이렌이 밤새 울렸지만,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다. 계속 주민의 공포와 불안감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런 현실에 항의하고 실험실을 폐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출석요구서는 온라인으로 미 백악관, 대사관, 주한미군 사령부 등에 전달된다. 전위봉 추진위 상황실장은 "이메일로 출석요구서를 보낼 계획이다. 피고인들은 반드시 법정에 서서 저지른 범죄에 대한 단죄를 받아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미국을 국제민간법정에 소환하는 전국 단위 행사는 지난 9월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한 차례 열린 바 있다. 여순항쟁서울유족회, 민변 통일위원회, 민주노총, 전국여성연대 등 60여 개 단체는 한국전쟁 시기 미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과 생화학실험·부대 운영,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으로 인한 조선인 피해 등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 미군 세균실험실 논란이 불거진 부산항 8부두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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