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침묵 생중계 영상 내린 TV조선 "우리 측 실수"

김도연 기자 2021. 11. 23. 15: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V조선 주최 포럼서 프롬프터 오작동 해프닝
멀뚱멀뚱 윤석열 80여초 프롬프터 쪽 우두커니
현장서 "무대 준비 중" TV조선 측 "비난 과해"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지난 22일 오전 언론사 포럼 기조연설 연사로 나섰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프롬프터(자막 노출기) 오작동으로 2분여 '침묵'하는 모습이 TV 생방송 전파를 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권에서는 “남자 박근혜”라며 공세를 높였다. 과거 주요 연설에서 원고를 읽는 데 급급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 것이다. '초보 정치인' 윤 후보의 순발력과 감각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비해 떨어진다는 사실을 꼬집은 공격이기도 했다.

반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프롬프터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자가 등단하는 바람에 서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나 같아도 프롬프터가 뜰 때까지 기다렸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행사를 준비한 측에서 조금 소홀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2일 오전 TV조선 주최 '글로벌리더스포럼2021'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TV조선 유튜브 갈무리

이날 행사는 TV조선이 22~23일 이틀 동안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한 제9회 글로벌리더스포럼(Global Leaders Forum 2021)이었다. 개국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기조연설자로 참석했는데 윤 후보 침묵은 유창했던 이 후보와 대조를 이뤄 더 입길에 오르내렸다.

무대에 오른 윤 후보는 객석을 향해 두 차례 인사한 뒤 프롬프터 쪽을 바라보며 한동안 침묵했고, 장내 아나운서는 “잠시 무대 준비가 있겠습니다. 잠시 기다려주시겠습니다”라고 현장 상황을 공지했다. 공지 이후에도 윤 후보는 우두커니 서서 앞쪽의 프롬프터만 바라봤다.

아나운서가 “시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도 했지만 윤 후보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입을 쉽사리 떼지 않았다. 연설이 지연되는 상황에 아나운서가 “잠시 오디오를 조절하겠습니다. 잠시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재차 공지했고, 프롬프터가 그제서야 작동한 듯 윤 후보가 “시작할까요?”라고 입을 뗐다.

생방송 사고에 “윤석열은 자신이 실수하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다”거나 “실언으로 입을 닫았는데도 또 사고를 친다”, “윤석열 지지자들은 참 대단하다. 나 같으면 화병이 났을 듯”, “연설문 없이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이 후보라니 왜 창피함은 국민 몫인가” 등 비판과 조롱을 담은 댓글이 빗발쳤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라는 윤 후보의 인사말을 듣기까지 80여초가 걸렸음을 실제 스톱워치로 확인하는 영상까지 등장했다.

논란이 심상치 않자 주최 측인 TV조선도 대응에 나섰다. 유튜브에서 자사 포럼 중계 영상을 비공개했고, 각 후보 기조연설 클립 영상만 게시했다. 이 연설을 생중계한 22일자 TV 시사프로그램 '신통방통' 다시보기 서비스도 업로드되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TV조선 주최 포럼 기조연설 연사로 나섰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프롬프터(자막 노출기) 오작동으로 2분여 '침묵'하는 모습이 TV 생방송 전파를 탔다. 유튜브에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라는 윤 후보 인사말을 듣기까지 80여초가 걸렸음을 실제 스톱워치로 확인하는 영상까지 등장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3300평 윤희숙 화면 갈무리

TV조선 보도본부 관계자는 23일 '윤 후보 측 요청으로 영상이 내려간 것이냐'는 물음에 “요청은 전혀 없었다”며 자체 조치임을 강조했다. TV조선 측에 따르면, 포럼장에서 프롬프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프롬프터와 연동된 노트북을 재작동하는 등 기계적 미비점이 있었다.

이 관계자는 “행사 진행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우리와 행사대행사 실수에 가깝다”며 “이런 상황이었는데도 '후보가 말을 못해서 침묵한 것'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다. 방송에선 '발언의 시작점'을 명확하게 잡아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기달려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TV 생방송 중이었다. 우리가 지연되는 현장 상황을 빠르게 포착해 TV조선 스튜디오로 카메라를 돌렸으면 크게 문제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의 경우 우리가 '생방송이니 만큼 연설 원고를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 후보 측은 원고 없이 애드리브로 연설하겠다고 하여 최종적으로 윤 후보 쪽 원고만 준비했던 것이다. 그 준비가 미비해 벌어진 일”이라고 전했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