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김종인 선대위 파열음 일파만파.. 진중권 "여야 싸움 관망", 유인태 "尹 상처 입어"

박정엽 기자 2021. 11. 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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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자기들만으로 이길 수 있다 생각?"
"與 견제한다고 화력지원했는데, 그럴 필요 없어진 것"
조응천 "金, 尹정부 성립시 '세 번째 사과' 가능성 고민할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안에 대한 이견으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를 장담할 수 없게 된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3일 “그래도 여당을 견제하는 야당이라고 그동안 (국민의힘에) 화력지원 좀 해주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등에 대한 인선을 놓고 평행선을 달려온 윤 후보과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상대방을 향해 날선 말을 내놓으면서 한 배를 탈 수 없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더이상 정치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윤 후보는 “그 양반 말씀하는 건 나한테 묻지 말아달라”(윤석열)고 했다.

여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 등의 야권 대오 이탈이라는 ‘호재’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김 전 위원장이 저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다 동의한 것으로 판단을 했다면, 그건 소통과 정책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이번에는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지금까지 경험한 윤 후보의 캐릭터 등을 미루어 볼 때 자신의 도움으로 윤석열 정부가 성립할 경우 박근혜·문재인 정부 성립에 이어 세 번째 사과를 할 가능성을 고민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전문가그룹인 '공정과 상식을 위한 국민연합(공정과 상식)'이 출범한 지난 5월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범식 직후 열린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공정'을 주제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 “무산된 듯”이라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싸움에는 관망 모드로 들어간다. 그래도 여당을 견제하는 야당이라고 그동안 화력지원 좀 해주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후보의 권성동 당 사무총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인선 등에 대해선 “뭘 하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네”라면서 “자기들만의 힘으로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능성이 5:5라면 자기들끼리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할 만도 하다”며 “이제 진보의 재구축, 강화와 확장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 봐야겠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그게 후보의 판단이라면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건 자리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선거의 기조와 보수의 혁신에 관련된 노선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아무리 얘기해도 이걸 이해를 못하는 듯”이라고도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위원장의 윤석열 선대위 합류가 불발될 경우 여권 입장에서는 호재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는 벌어진 두 사람의 틈과 김 전 위원장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이 저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다 동의한 거로 판단을 했다면, 그건 소통과 정책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이번에는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과거 갈등을 소개하면서 “‘만약에 내가 도와줘서 윤석열 정부가 세워진다 치자. (윤 후보의) 캐릭터와 능력 등을 볼 때 (박근혜, 문재인 정부 성립을 도와 사과한데 이어) 세 번째 사과를 해야 될 일이 생기지 않는다?’ (김 전 위원장은) 거기에 대해서 지금 굉장히 고민을 하고 계시는 거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대선을 앞두고 도움을 줬던 박근혜·문재인 대통령이 재임 기간 ‘실정(失政)’을 보였던 것처럼,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보이는 리더십으로 미루어 볼 때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국정 운영이 성공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으로 풀이된다.

이어 조 의원은 “연세나 여러 가지로 봐서 김 전 위원장으로는 마지막 봉사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대미를 잘 장식하고 싶을 건데, 이게 맞느냐라는 생각을 하신 것 아닌가. 세 번 사과를 한다면 ‘내 인생을 잘못 산 것 아닌가’ 이런 고민을 하는 것으로 짐작한다”고 했다.

조 의원은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사이의 갈등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제가 아는 윤 후보는 자아가 굉장히 강하다. 한번 생각을 정하면 잘 안 굽힌다. 인선에 사람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생각들이 많이 다른 것 같고, 그동안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의 뜻을 거스른 적이 적지 않다. 총장 마치고 나왔을 때도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한테 ‘입당하지 말고 제3지대에서 머물러서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좀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씀을 많이 했는데 국민의힘으로 쑥 입당을 해버렸다. 그때 김 전 위원장이 좀 불편하게 생각을 했다. ‘그렇게 되면 원 오브 뎀밖에 안 된다. 아무것도 된다’고 했다. 그래도 어떻게 마음을 추슬러서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도와주마’라고 했는데 인선을 가지고 아웅다웅하고 다투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게 굉장히 불쾌할 것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대선 경선 후보들과의 오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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