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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원으로 대학생도, 오피스텔 투기 광풍.."폭탄 주의보"

조한송 기자 입력 2021. 11. 23. 20:05 수정 2021. 11. 2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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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전용면적 85㎡ 초과 주거용 오피스텔이 인기다. 아파트 대체재로 관심을 받으면서 가격 상승세가 역대 최대급을 기록했다. 두 달 연속 1%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은 평균 매매가격이 처음으로 11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전국 전용 85㎡ 초과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1.72%다. 8월 1.69%에 이어 두 달 연속 1%대 상승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의 한 오피스텔 밀집 지역 모습. 2021.10.28/뉴스1

"(분양권 웃돈이) 6500만원이라면 통상 2000만원 정도로 다운거래 합니다. 나머지 4500만원은 5만원권으로 준비하거나 정 어려우면 일부 차명계좌로 입급해야 합니다."

최근 12만명 넘게 몰리며 화제가 됐던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 분양권 거래를 문의했더니 돌아온 답변이다. 이 오피스텔 분양권을 거래하는 속칭 '떳다방' 연락처는 인터넷으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또다른 중개인은 이미 프리미엄이 7000만원대로 올랐다고 했다. "최근 또 거래가 몇건 진행되면서 웃돈이 6500만원에서 7000만원대로 올랐어요. 양도세는 매도자가 부담하는 대신에 매매가격을 조금 다운해서 씁니다."

분양권 전매 가능한 99실 이하 오피스텔 청약 광풍..탈세 위한 다운거래 횡행
분양권 거래가 가능한 오피스텔이 단타족들의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매가 가능한 신축 오피스텔 분양권 뿐만 아니라 구축 오피스텔도 투기 대상이 되고 있다. 전셋값 상승으로 500만~1000만원으로도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자금 여력이 없는 대학생들까지 뛰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묻지마 투자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오피스텔 투자가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독'이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23일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일 청약 신청을 접수받은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 89가구 모집에 12만5919명이 몰렸다. 분양가가 16억~22억원에 달하는 고가 단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청약자가 대거 몰린 것이다. 오피스텔 청약 광풍은 서울만의 현상이 아니다.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대구에서도 최근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이 평균 677대 1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청약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까닭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서다. 100실 미만의 오피스텔은 소유권 이전등기일 전에도 되팔 수 있다는 점을 악용, 웃돈에 웃돈을 붙여 거래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단기 차익을 누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의 편법이 등장한다. 양도세를 낮추기 위해 매매가격을 허위로 작성하는 '다운거래'는 물론 웃돈 일부는 5만원권 현금 혹은 차명계좌로 받는 사례도 나타난다.

전세값 급등에 구축 오피스텔 갭투자도 성행..소액 투자 가능해 대학생도 뛰어들어

오피스텔 투기 열풍은 신축 뿐만아니라 구축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소재 전체 739가구의 오피스텔인 '코업레지던스 오목교'는 10~11월 두달간 10건의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거래된 매물 대부분이 건물전용면적 16.98㎡의 소형 원룸이었는데 매매가격은 6700만~7300만원이었다. 해당 평형은 지난달 26일 8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전셋값보다 낮은 가격에 오피스텔 매매가 체결된 것이다.

인근 A 중개소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소형 오피스텔을 투자하겠다고 온 대학생이나 젊은 층이 많았다"며 "원룸 오피스텔 전셋값이 매맷값을 역전하다보니 500만원, 1000만원 가지고 오피스텔을 사 놓겠다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묻지마 투자'식으로 나타나는 오피스텔 투자 열풍이 결과적으로는 투자자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피스텔 특성상 대체제가 많아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는 점에서다. 폭탄돌리기 식으로 오피스텔을 웃돈에 웃돈을 얹어 거래하다 입주 시점이 다가오면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매도하려 해도 팔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오피스텔 갭투자 역시 향후 전셋값이 안정화되면 기존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은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시작된 투기 시장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오피스텔로 옮겨간 형국"이라며 "특히나 오피스텔의 경우 시장 분위기가 예상치 못하게 급변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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