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韓서 애 낳으면 바보..IQ 두자리 안되니 낳는 거겠죠?"

오원석 2021. 11. 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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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우상조 기자

"대한민국 사회에서 지금 애를 낳는 사람은 바보입니다. 머리가 얼마나 나쁘면, IQ가 두 자리가 안 되니 애를 낳는 거겠죠? 애를 낳아서 기른다는 것은 아무리 계산해봐도 결코 현명한 일이 아닙니다."
세계적인 사회생물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23일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을 통해 한 말이다. 요즘 사람들이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는 "진화생물학자인 제가 보기에는 아주 지극히 당연한 진화적 적응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최 석좌교수는 저출산 문제를 경제적 관점에서 진단했다. 그는 "주변에 먹을 것이 없고, 주변에 숨을 곳이 없는데 그런 상황에서 새끼를 낳아 주체를 못 하는 동물은 진화과정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했다.

최 석좌교수는 이같이 진단한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집단 수준에서 번식을 조절할 수 있는 동물이 살아남는다'고 주장한 윈 에드워즈 교수의 이론과 현대의 이론을 비교해 설명했다. 집단이 개체 수를 조절한다는 주장은 조지 윌리엄스, 리처드 도킨스 등 학자들에 의해 반박된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개체 수준에서 얼마나 노력했느냐, 환경이 허락했느냐 수준에서 (번식이) 결정되는 것이지 집단 수준에서는 아니라는 것"이라며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내가 애를 낳아서 키워낼 수 있을까, 이 문제를 개인의 입장에서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유튜브 캡처]


그러면서 최 석좌교수는 "그 고민 끝에도 애를 낳는 분들은 계산이 안 되는 분들, 애국자다"라며 "고맙다. 힘들 것을 알면서도 애를 낳아서 키워 행복을 누리겠다며 출산하시는 분들, 애국자다"라고 했다.

과거에는 별다른 인생 계획 없이 '무계획'으로 결혼하고 부부가 함께 고생했지만, 지금 젊은 세대는 결혼비용은 물론 출산, 육아, 교육 등 계산해야 할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게 최 석좌교수의 부연 설명이다.

그는 지금의 젊은이들에 대해 "계산을 많이 하다가 아무것도 못 하는 세대가 된 것 아닌가"라며 "예전보다는 지나치게 현명해진, 똑똑해진 계산을 할 줄 아는 세대의 불행"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최 석좌교수는 '잔혹한' 야생의 사례 중 하나로 나무 두더지류 동물 '트리슈르'(Tree shrew)를 언급했다. 이 동물은 어미가 지위가 높지 않을 경우 새끼를 낳은 뒤 곧바로 먹어치운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어미가 새끼를 잡아먹기 때문이란다. 지적 판단에 의한 행동이라기보다는 에너지 순환 차원에서 새끼를 스스로 잡아먹는 것이 유리해서다. 새끼를 스스로 잡아먹지 못한 낮은 지위의 어미는, 에너지를 충분히 회복하지 못해 다음 출산에 실패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새끼를 다시 에너지원으로 활용한 어미는 추후 사회적 지위의 변동에 따라 번식에 성공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최 석좌교수는 "우리 인간은 지적으로 진화를 많이 한 동물이니 이러한 계산을 미리 할 줄 알게 된 것"이라며 "젊은 층이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그 기준이 지나치게 높은 건 사실이다. 젊은 세대는 완벽한 상황을 기준으로 삼고, 그에 상황이 못 미치니 결혼하고 아이 낳기를 꺼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0.837명이다. 역대 최저치인 동시에 전 세계 198개국 가운데 최하위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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