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尹측 김한길, 동시에 꺼낸 '몽골기병'.. 숨길 수 없는 '정동영' 흔적

박정엽 기자 2021. 11. 25. 06: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치권에 '몽골 기병'이란 낯선 비유가 다시 등장했다.

여당 대선 후보와 야당 선대위의 거물 정치인이 동시에 꺼내든 이 말과 함께 14년전에 치뤄진 17대 대선에서 당시 집권 여당 후보로 나섰던 정동영 전 의원의 흔적도 함께 소환됐다.

이 때문에 17년이 지난 시점에서 '몽골 기병'을 다시 소환한 이재명 후보와 김한길 전 대표의 과거 정 전 의원과의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동영, 2004년 열린우리당 당권 선거서 들고나와
2007년 金이 선도해 재구성한 與의 대선 후보였던 鄭
그 선거에서 鄭을 도왔던 李

정치권에 ‘몽골 기병’이란 낯선 비유가 다시 등장했다. 여당 대선 후보와 야당 선대위의 거물 정치인이 동시에 꺼내든 이 말과 함께 14년전에 치뤄진 17대 대선에서 당시 집권 여당 후보로 나섰던 정동영 전 의원의 흔적도 함께 소환됐다.

정동영 전 의원 /조선DB

“몽골 기병대였으면 이미 진격해 점령했을 것이다.” (11월 17일 뉴스1 인터뷰)

“몽골 군인 10만 명이 유럽과 아시아를 휩쓴 힘은 빠른 속도, 단결된 힘이었다. 빠르게 행동하는 소수가 전체를 석권한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 가겠다” (11월 20일 충남 논산의 한 전통시장 연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일 ‘몽골기병론’을 꺼내고 있다. 비대한 여의도 조직과 대비해 이재명식 정치의 ‘속도’와 ‘추진력’을 강조하기 위한 비유다. 13세기 몽골 기병은 기동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불과 25년 만에 로마군이 400년간 정복한 것보다 더 넓은 땅을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후보는 지난 23일에는 이를 변형해 “우린 김대중 정부의 초고속 인터넷망, 노무현 정부의 전자정부, 문재인 정부의 데이터 댐이라는 소중한 기반을 갖고 있다. 고구려 기병처럼 이 토대 위에서 대한민국의 디지털 영토를 전방위적으로 개척해 무한한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표현도 내놨다.

이 후보의 경쟁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측에서도 몽골 기병론을 들고 나왔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지난 21일 윤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장을 맡기로 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도 이제는 중원을 향해 두려움 없이 몽골 기병처럼 진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새시대준비위원회가 ‘중원’으로도 불리는 중도층 공략의 사명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란 풀이가 나왔다.

그러나 양쪽에서 꺼내든 ‘몽골 기병’이란 표현을 자신의 브랜드로 만든 정치인은 따로 있다. 바로 2007년 대선에 집권 여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로 출마했던 정동영 전 의원이다. 정 전 의원은 2004년 1월 노무현 정부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 의장(대표 격) 선거에 ‘몽골 기병론’을 들고 나와 당선됐다. 그는 유세 과정에서 “신속한 기동력으로 세계 제패한 몽골 기병같이 일하겠다. 가려운 곳 긁고 막힌곳 뚫겠다”고 주장했다. 17대 대선을 1년 앞둔 2006년에도 또 한차례 열린우리당 의장을 맡아 ‘신(新)몽골 기병론’을 들고 나왔고, 정계에서 재기를 꿈꾸던 2017년 국민의당, 2018년 민주평화당 활동기에도 중요 계기마다 몽골 기병을 언급했다.

이 때문에 17년이 지난 시점에서 ‘몽골 기병’을 다시 소환한 이재명 후보와 김한길 전 대표의 과거 정 전 의원과의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이 후보는 2007년 열린우리당의 후신이자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들)’ 공동대표를 맡는 등 정 전 의원을 도왔다. 김 전 대표는 2007년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을 깨고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드는 과정을 주도했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은 정동영 전 의원을 후보로 선출해 대선을 치뤘지만 정권 재창출에는 실패했다. 17대 대선 득표율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48.7%,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26.1%, 이회창 무소속 후보 15.1% 순이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와 관련 “몽골 기병은 정동영 전 의원이 원조이고, 그와 인연이 있는 두 사람은 옛날 생각이 났을 것”이라면서도 “이들의 ‘몽골 기병’ 언급은 선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레토릭일 뿐, 그게 선거에서 실제 어떤 효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1년 개봉된 영화 '몽골' 스틸컷 /마운틴픽쳐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