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농사직썰⑰] 마시고 기르고 건강하게..바야흐로 '밀싹'의 시대

배군득 입력 2021. 11. 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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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랄・필수아미노산 풍부
새금강 품종 적합..기르기 쉬워
비알콜 간기능 개선에도 탁월
밀싹이 건강식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유의 단맛으로 녹즙이나 생즙으로 마셔도 부담이 없다. 밀싹이 건강식품 시장에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줄지 주목된다. ⓒ배군득 기자

#. 농사직설은 조선 세종 때 문신인 정초, 변효문 등이 편찬한 농서다. 1429년에 관찬으로 간행해 이듬해 각 도 감사와 주, 부, 군, 현 및 경중 2품 이상에서 나눠줬다. ‘新농사직썰’은 현대판 농업기법인 ‘디지털 농업’을 기반으로 한 데일리안 연중 기획이다. 새로운 농업기법을 쉽게 소개하는 코너다. 디지털 시스템과 함께 발전하는 농업의 생생한 현장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주>

“최근 음료시장은 건강・웰빙 열풍으로 제품이 다양해졌어. 보리차, 마테차, 보이차 등도 가공음료수로 등장하고 있지. 이런 음료시장에 밀싹이 도전장을 내밀었어. 아직 음료수 형태의 제품이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개발이 될 것으로 기대돼. 특히 비알콜성 간기능 개선 효과는 시장에서 밀싹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최고의 무기야. 집에서도 키우기 쉬워서 자라면 샐러드나 생식용으로 안성맞춤이야. 이제 바야흐로 ‘밀싹’의 시대가 온거지.”

밀싹은 새싹작물 중 하나다. 새싹작물은 식물체 종자를 싹틔워 키운 어린잎, 줄기, 뿌리 등을 가지는 작물을 총칭한다. 밀싹은 우리밀 종자가 발아하고 싹이 터서 어린잎이 자라는 과정에서 종자 내의 영양성분을 이용하고, 활발한 대사 작용으로 각종 영양소 및 건강기능성 물질들을 다량 생성하게 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밀싹 기능성 물질을 연구한 결과 유효 성분 중 친수성 물질은 이소오리엔틴과 이소샤프토사이드 등으로 구명했다. 또 우리밀 품종 중 ‘새금강’ 으로 국내 최초 밀싹용 우리밀 전용 품종을 선발했다.


밀싹 적정 재배 조건으로 최적온도(18~20°C), 수확시기(노지 파종 후 30일) 및 실내(파종 후 10일)등 연구도 진행됐다. 국립식량과학원에서 밀싹을 연구한 배경에는 만성질환 인구 지속적 증가 및 건강 중시 트랜드가 지속됨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시장 및 소비정도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최근 5년 동안 연간 8.5% 성장세를 보이며 약 5조원에 육박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건강기능식품 소재 개발에 대한 관심도 집중 되고 있다.


김현영 국립식량과학원 작물기초기반과 농업연구사는 “건강기능식품 시장 성장은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원료 표준화 및 가격경쟁력 등 다양한 원인들로 원료의 국산화 비율이 매우 저조한 실정”이라며 “국산 식량작물을 활용한 국민 수요자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재개발 및 산업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밀싹 유용물질 추출물을 농축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배군득 기자

◆생즙으로 마시면 최고…그 달콤함에 빠지다

새싹작물 중 하나인 밀싹은 밀 종자를 싹틔워 일주일 정도 키운 것이다. 쓴맛이 덜하고 새싹작물 중 단맛이 높아 생즙용으로 적합하다. 여기에 일반성분과 미네랄, 필수아미노산 등 함량이 높은 식품소재다.


일반적으로 소비자에게 밀은 ‘밀가루’로 인식되고 있다. 빵이나 면을 만들때 사용하는 식재료인 셈이다. 이런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밀싹이다. 밀삭과 비교할 수 있는 작물이 바로 보리다. 둘다 겨울 작물이기 때문이다.


보리싹은 음료, 분말 등 건강식품시장에 진출하면서 일찌감치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보리가공 제품만 수백개에 달한다. 반면 밀싹은 보리에 비해 성분을 찾는 과정이 까다로워 연구에 애를 먹었다.


김 연구사는 “밀싹 연구만 4년을 했는데 밀싹 안에 들어있는 성분 찾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보리만큼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물질에 설탕 같은 당이 함유돼 있었다. 당 성분이 있으면 분리과정에서 애를 먹는다”고 설명했다.


새싹작물 가운데 유일하게 단맛을 보유한 것도 밀싹의 경쟁력 중 하나다. 그냥 먹어도 거부감이 없다. 이 때문에 생즙 활용도에 집중하도 있다. 간 기능 개선도 밀싹 고유의 특징으로 꼽힌다.


김 연구사는 “밀싹은 맛에서도 알 수 있다. 보리싹은 단맛 거의 없다. 밀싹은 단맛이 강하다. 향도 풀냄새가 안난다. 녹즙으로 갈아먹었을때 더 맛있는 이유”라며 “새싹보리 농가나 업체에서 밀로 종자만 바꿔서 사용한다면 다른 종류 제품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밀싹은 시설재배 시 싹이 나고 9~12일 후에, 노지재배 시에는 심은 뒤 20일 전후로 싹 길이가 15~20㎝ 일 때 가장 효능이 좋다. ⓒ배군득 기자

전문적으로 접근하면 밀싹에 함유된 수용성 기능성물질은 플라보노이드에 당이 결합된 배당체류가 대부분이다.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이소오리엔틴 등 10여종의 물질을 분석하고 구명했다. 유용성분 중 지용성 성분으로는 폴리코사놀 중 옥타코사놀이 주성분이다.


특히 이소오리엔틴을 비롯한 플라본 배당체들은 체내 유해활성 산소인 ROS 등을 제거하는 항산화 활성이 탁월하다. 산화적 스트레스로부터 간세포 보호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연구됐다.


지용성 유용성분인 옥타코사놀은 천연 포화고급 지방족 알코올 일종이다. 운동력 및 지구력 증진 효능이 있는 것으로 건강 기능성물질로 고시됐다.


김 연구사는 “이런 유용물질을 다량 함유한 추출물을 이용해 비알코올성 간 기능 개선 효능 평가 실험을 한 결과 인체 유래 간세포에서 산화적 스트레스를 주고 밀싹 추출물을 처리했을 때 간세포 생존력과 글루타치온 등과 같은 항산화성분이 50% 이상 증가, 활성산소는 약 40%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이번 밀싹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특허출원 및 SIC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또 산업체 기술이전 등 공동개발하고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김 연구사는 “이번 밀싹 연구결과로 비알코올성 간 건강 개선 및 항산화활성이 우수한 건강기능식품 소재개발이 기대된다”며 “앞으로밀싹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성 소재개발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에 적합한 소재화로국산 식량작물 부가가치를 높이고 실용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밀싹의 핵심은 품종…우리밀 새금강의 재발견

밀싹용 품종으로는 잎 생장 속도가 빠르고 수확량이 많으며 기능성물질 함량이 우수한 ‘새금강’이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싹 기능성 물질 함량은 시설재배 시에는 싹이 나고 9~12일 후에, 노지재배 시에는 심은 뒤 20일 전후로 싹 길이가 15~20㎝ 일 때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새금강은 건면용 밀 품종인 금강과 올그루를 2007년 인공 교배해 만든 품종이다. 추위에 잘 견디고 붉은곰팡이병과 종자가 이삭에 붙은 채로 싹이 나는 현상에 저항력이 강하다.


새금강은 그동안 밀가루로 인식되던 밀의 기능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배군득 기자

반죽이 부드럽고 쫄깃해 제면용으로 적합하다. 밀가루 색이 밝아 국수로 만들었을 때도 고운 하얀색이 나온다. 단위 면적당 566kg이라는 우수한 수확 성적과 숙기가 빨라 이모작에 적합한 것도 장점이다.


김 연구사는 "우리밀 새금강을 이용해 재배된 밀싹은 보편적인 기능성물질 함유 식물 및 약용작물에 비해 생산 및 재배 주기가 매우 짧고(약 14일) 큰 어려움 없이 재배가능하다”며 “그에 비해 밀싹이 함유하고 있는 유효성분의 함량은 종자대비 매우 고함량이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밀 10kg으로 생산 가능한 밀싹 분말은 1.5kg이다. 우리밀 종자가 약 1만5000원으로 봤을 때 밀싹 분말은 약 15만원 가량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러한 장점들을 이용한 소재활용이 매우 용이하다는 것이 김 연구사의 분석이다.


한편으로는 식량작물이기 때문에 안정적 원료 및 생산물 공급이 가능한 장점을 보유 하고 있다. 밀싹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우리밀 활용 기능성 소재개발로 식량자원 및 국산밀 자급률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김 연구사는 “새금강으로 재배한 밀싹은 밭작물 소비 촉진과 부가가치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며 “나아가 우리밀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와 식량작물 활용 건강기능식품 소재개발 및 부가가치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12월 2일 [新농사직썰⑱]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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