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이재명, 꼭 그래야만 했을까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2021. 11. 2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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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데이트폭력' 관련 여성안전 특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히며 과거 자신이 조카의 데이트폭력 중범죄 변호를 맡았던 일을 사과했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다"며 "당시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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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데이트폭력 중범죄' 변호 회피 쉽지 않았다..평생 고통스런 기억"
"살인마 변호하며 심신미약 주장..교묘한 워딩으로 사건 심각성 덮어" 비판

(시사저널=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동작구 복합문화공간 숨에서 열린 여성 군인들과 간담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데이트폭력' 관련 여성안전 특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히며 과거 자신이 조카의 데이트폭력 중범죄 변호를 맡았던 일을 사과했다. 이에 대해 일부 누리꾼과 전문가들은 "스토킹 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으로 교묘하게 위장했다"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다"며 "당시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정치인이 된 이후여서 많이 망설여졌지만 (당시 변호) 회피가 쉽지 않았다"며 "이 사건은 평생 지우지 못할 고통스러운 기억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떤 말로도 피해자와 유족들의 상처가 아물지 않을 것"이라며 유족에게 사과를 전했다.

이어 이 후보는 "데이트 폭력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라며 "한때 가까웠던 사이라는 것은 책임가중사유이지 책임경감사유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전방지조치와 가해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은 물론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별한 조치를 검토해 여성과 사회적 약자, 모든 국민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가 언급한 '데이트폭력 중범죄'는 지난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에서 벌어진 '모녀 살인사건'을 지칭한다. 이 후보 조카인 김아무개 씨는 헤어진 여자친구 집을 찾아가 흉기로 전 여자친구 모녀를 각각 19번, 18번 찔러 살해했다. 전 여자친구의 부친은 사건 당시 5층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당시 이 후보가 해당 사건의 1·2심 변호를 맡았었고, 이후 김씨는 2007년 2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민석 변호사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비판글 ⓒ페이스북 캡처본

한편 이 후보의 사과와 관련해 '데이트폭력이 아니라 살인사건'이라며 사실을 정확히 명시하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 후보의 글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보면 조카가 데이트하다 몇 대 때린 것처럼 보인다', '워딩을 교묘하게 해 사건의 심각성을 덮으며 위장하고 있다', '데이트폭력이 아니라 스토커에 의한 살인사건을 왜곡했다. 사실을 정확히 명시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이민석 변호사도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사건을 두고 "이재명은 인권변호사가 아니다"라며 "(이 후보는) 칼을 준비하여 여성의 집에 쳐들어가 딸과 어머니를 칼로 19, 20번 찌른 희대의 살인마를 변호하면서 심신미약이라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변호사는 이 후보가 변호했던 '전 여자친구 살인사건'도 거론했다. 해당 사건의 피의자 A씨는 2007년 8월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 B씨의 집을 찾아가, B씨의 딸이 보는 앞에서 B씨에게 농약을 마시라고 강요했다. 이후 B씨가 딸이 보는 앞에서 못 마시겠다고 하자 흉기로 B씨를 8차례 찔러 살인을 저질렀다.

이 변호사는 "(이 후보는) 농약과 회칼을 준비해 딸까지 방에 가두고 딸이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죽인 자가 심신미약 심신상실이라고 변호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자이지만 겨우 징역 15년만 선고받았다"고 황당함을 토로했다.

이어 "어머니가 앞에서 죽는 것을 본 딸의 트라우마도 엄청났을 것"이라며 "내년 8월이면 이 자의 형기는 만료된다. 유족인 딸의 공포도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 변호사는 "2개 살인사건의 중간인 2007년 3월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4명이 범죄단체구성 등으로 기소됐는데, 이재명은 그 중 2명을 변호했다"며 "이것이 인권변호사를 자처하는 이재명의 본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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