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항명사태가 알려준 많은 것들 [스토리 발리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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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의 항명사태는 그동안 V리그가 놓치고 있던 많은 것들을 확인시켜줬다.
먼저 V리그의 주인공인 선수단에 대한 관리가 상상외로 허술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IBK기업은행의 항명파동에선 프런트의 역할이 가장 미스터리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각 구단은 IBK기업은행이 난파하는 것을 보면서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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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V리그의 주인공인 선수단에 대한 관리가 상상외로 허술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각 팀이 연간 많게는 100억 원 가까운 돈을 쓰면서도 정작 가장 큰 자산인 고작 30명 남짓한 선수단에 대한 리스크 관리는 너무나 후진적이었다.
일단 관리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문제의 책임을 서남원 전 감독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관리 책임을 물어 경질했다는 논리다. 2년 계약기간의 잔여연봉도 주지 않으려고 한다. 은행이 계약도 지키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선수단 관리 책임자가 감독이라면, 시즌 도중 감독 몰래 팀을 떠난 선수와 코치를 벌줄 권한도 줬어야 상식적으로 옳다. 책임과 권리는 항상 함께 움직인다. IBK기업은행은 서 전 감독에게 항명한 선수와 코치를 징계하도록 했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조직에 해가 되는 생각을 지닌 구성원을 내버려두는 사람이 나쁜 관리자다. 정상적 회사라면 먼저 무단결근한 직원을 혼낸 다음 중간관리자에게 책임을 묻는다. IBK기업은행은 거꾸로 했다. 그래서 각본대로 움직였다는 의심을 받는다.
이번 IBK기업은행의 항명파동에선 프런트의 역할이 가장 미스터리다. 모두의 비난을 산 김 대행을 옹호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어떻게든지 그를 팀에 남겨두려 하고, 경질한 감독은 무능의 프레임을 씌워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결국 이번 파문은 배구단을 넘어 근본적 원인으로 짐작되는 윗선으로 화살이 향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각 구단은 IBK기업은행이 난파하는 것을 보면서 고민 중이다.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럴 상대조차 없다. 단장은 공석이다. 사무국장은 뒤처리에 정신이 없다. 명색이 국책은행이 이 정도의 업무처리능력밖에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KOVO도 손을 놓고 있어선 안 된다. 규정을 바꿔서라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서둘러야 할 때다. V리그 선수들보다 임금은 적지만 더 열심히 하고 팀을 위한 충성심이 높은 선수는 다른 종목에 넘쳐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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