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시아경제

혁신 닻 올린 구광모號, 최대 규모 인사 단행..세대교체 본격화(종합)

정현진 입력 2021. 11. 25. 17:37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구광모 LG 회장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내년 취임 5년 차에 접어드는 구광모 LG 회장이 25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혁신을 만들기 위한 진용을 갖췄다. 2018년 취임 이후 실시한 임원 인사 가운데 최대 규모로 승진을 단행해 젊은 인재를 과감히 기용하고 '고객가치'와 '미래 준비'를 도전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권봉석 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 구 회장의 카운트파트너 자리인 LG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이동해 전장, 인공지능(AI), 로봇 등 구 회장 취임 이후 투자를 키워온 미래사업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부회장과 함께 LG전자 새 대표로 조주완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선임한 가운데 구 회장은 다른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유임해 안정과 혁신을 동시에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LG COO는 권봉석 부회장…"미래준비 강화"

LG는 24일과 25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통해 2022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LG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차기 대표이사로 권 사장을 선임했다. 권 사장은 이번 인사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긴 권영수 부회장의 뒤를 이어 LG COO 역할을 맡는다. ㈜LG는 내년 1월 7일 권 부회장의 ㈜LG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실시키로 했으며,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의 승진으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LG 내 부회장은 4명이 됐다. LG와 LG전자는 내년 1월 7일 사내이사 선임 등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실시한다. LG 측은 "권 부회장이 LG전자 CEO로서 선택과 집중,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견인해 왔으며 향후 ㈜LG COO로서 LG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준비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LG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선임된 권봉석 부회장

권 부회장은 구 회장 취임 이후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에서 체질 개선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LG전자의 ‘아픈손가락’으로 꼽히던 휴대폰 사업(MC사업본부)을 정리했다. 당시 권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MC본부에 축적된 핵심역량은 LG전자와 그룹의 새로운 미래가치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했다. 또 지난 7월 초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출범시켰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온 권 부회장이 구 회장과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AI, 전장, 로봇, 빅데이터 등 LG그룹의 핵심 미래사업을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 속도감있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LG 시너지팀장으로 LG그룹 계열사 간 융복합 시너지를 내는 일을 담당했던 2014년 당시 시너지팀 부장이던 구 회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권 부회장은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LG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미래준비를 강화하는 등 지주회사 운영과 구 회장의 보좌 역할에 주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이고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등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실행력 강화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CEO는 '해외통' 조주완…계열사 수장은 대부분 유임

권 부회장의 이동과 함께 LG전자의 새 대표는 조주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맡는다. 조 사장은 LG전자 캐나다·미국 법인장을 지낸 ‘해외통’이다. 재직 기간인 34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시장을 경험하고 고객 인사이트를 축적해왔다. 조 사장은 최근 2년 동안 CSO를 맡으며 '이기는 성장과 성공하는 변화'의 DNA를 전사적으로 심어왔다. 단기적 성과보다는 거시적 관점에서 사업의 잠재력에 집중해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는 기업을 만드는 데에 힘을 쏟았다.

LG전자 사장으로 선임된 조주완 최고전략책임자(CSO)

또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디지털전환을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이끌어왔다. 조 사장은 LG전자가 나아가야 할 디지털전환의 방향과 목표를 'DX for CX'에 맞추고 있다. 디지털전환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LG전자 제품과 서비스를 한 번 경험하고 나면 경험하지 않았던 때로 다시 돌아가기 힘든 락인 효과까지 만든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취임 이후에도 디지털전환에 대한 속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그 외 주력 계열사 CEO는 유임키로 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공급망 리스크 등으로 인한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성과를 창출하면서도 연륜과 경험을 갖춘 기존 경영진에게 신뢰를 보내 지속성장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 회장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구 회장은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장단워크샵과 사업보고회 등을 통해 "그동안 흔들림 없이 추진해 온 고객가치 경영에 더욱 집중해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질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임원' 40대 비중 62%…여성 임원 9명 발탁

이번 임원인사에서 구 회장은 취임 이후 네번의 임원 인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 179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으며 마찬가지로 취임 이후 최대 수준인 132명의 신임 상무를 대거 발탁했다. CEO 및 사업본부장급 5명 발탁을 포함하면 총 인사규모는 181명이다. LG는 "올해 양호한 성과를 기반으로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기용했다"면서 "상무층을 두텁게 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신규 임원 중 40대는 총 82명으로, 62%를 차지하며 전체 임원 가운데 1970년대생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1%에서 올해 말 기준 52%로 절반을 넘어섰다. 최연소 임원은 올해 41세인 1980년생 신정은 LG전자 상무로, 차량용 5G 텔레매틱스 선행개발을 통한 신규 수주 기여 성과를 인정받아 발탁, 승진했다.

이와 함께 미래 준비를 위한 인재도 대거 발탁 했으며 품질과 안전환경 전문가도 중용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고객경험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를 발굴해 사업에 기여한 LG전자 권혁진 LSR 연구소장을 상무로 발탁하는 등 변화에 빠르게 대응, 리더십을 발휘한 인재 10명이 승진했다. 또 신기술 개발과 R&D 및 엔지니어 분야에서 LG전자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50세의 김병훈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지난해 말 출범한 LG AI연구원의 배경훈 원장도 상무 승진 3년 만에 전무로 발탁 승진했다. 품질과 안전환경 분야에서도 인재 10명을 기용했다.

LG는 이번 연말 임원인사에서 여성 전무 1명 승진, 신규 상무 8명 선임 등 여성 인재 9명을 발탁했다. 전략·마케팅·R&D·생산 등 여러 직무에서 여성 임원들이 승진하며 LG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 비중은 2018년 말 3.5%(29명)에서 올해 말 6.2%(55명)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또 LG는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 온라인사업담당 전무로 데이비드강 전 스페이스브랜드 글로벌마케팅 부사장을 비롯해 28명의 외부 인재를 임원으로 영입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